"내 집 '3억' 급락 소식에, 주담대는 6% 초읽기"..영끌족 '악' 소리난다

류영상 2022. 1. 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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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시계 빨라져
올 대출 이자부담만 70조 달할듯
한은, 기준금리 오는 14일 인상 유력
치솟는 물가에 연내 2~3차례 올릴 듯
[사진 = 하나은행]
# "무섭게 뛰는 집 값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주택구입)로 뒤늦게 내 집 마련에 뛰어 들었는데, 인근 중개업소에서 이 집이 3억원 넘게 떨어질 수도 있으니, 빨리 처분하라고 하네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보험 약관대출, 카드론까지 총 5억8000만원 넘게 받았는데 주택담보대출 마저 6%대로 오른다고 하니, 밤에 잠이 안와요."(직장인 40대 남)

올해 금리인상 시계가 당초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영끌족의 대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가계대출 금리가 3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상황에서 오는 14일부터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 하면 영끌로 수억원의 돈을 빌린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임계치를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연초부터 아파트 값 하락 지역이 확대하면서 매수심리가 5주 연속 기준선(100)을 밑돈 가운데 수도권과 광역시를 뺀 지방 8개 도에서도 아파트를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더 많아졌다.

[매경 DB]
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공시 기준(11월 취급 대출) 국내 시중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최고 연 6.0%까지 올랐다.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3.89~6%를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의 대출금리가 연 6.0%였으며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4.61%, 4.45%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이들 은행의 금리 수준이 2~3%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2배넘게 오른 곳도 있다.

이 같이 은행권 대출금리가 빠르게 인상되고 있는 것은 오는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 시…주담대 연 6%대 진입할 듯

미국의 통화정책 긴축 시계가 빨리 돌아가면서 연초부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첫 금리인상이 3월 시작되고 빠르면 7월에는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정상화할 가능성도 커지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첫 기준금리 인상이 당장 오는 1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단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준금리는 1분기 인상 이후에도 미 연준 등 주요국의 금리 움직임을 고려하면서 올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인 1.75%까지 인상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매경 DB]
금융권에서는 올해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 하면 주택담보대출이 조만간 6%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금융시장 브리프'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점쳤다. 연구소는 "한국은행은 경기 회복세, 물가상승 압력 지속, 주택시장과 연계된 금융불균형 우려를 고려해 오는 14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5bp 추가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상이 또 한 차례 예고되자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조만간 최고금리 수준이 연 6%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앞서 한은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 규모가 2조9000억원정도 늘어난다고 추정한 바 있다.

문제는 금리 인상에 직접 영향을 받는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 가계 부실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이다. 한국은행 최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은 17.7%를 차지했다. 10월(20.7%)과 비교해, 한 달 사이 3.0%포인트 떨어졌다. 바꿔말해 새 가계대출의 82.3%가 변동금리를 따른다는 것으로, 이런 변동금리 비중은 2014년 1월(85.5%)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최대 기록이다.

변동금리 비중은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에 연평균 53.0%에 그쳤고, 2020년 초저금리 환경 속에서도 63.8% 수준이었다. 불과 1∼2년 사이 변동금리 비중이 20∼30%포인트나 뛴 셈이다.

시장금리와 함께 은행권 대출금리가 2020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다시 오르기 시작해 지난해 11월에는 7년여 만에 최고 수준(주택담보대출 3.51%·신용대출 5.16%, 신규취급액 가중평균)에 이르렀지만, 이런 금리 상승 추세를 거슬러 변동금리 비중 역시 8년 만에 82%를 넘어섰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에 변동금리 비중이 오히려 커진다는 것은 분명히 대출자와 금융기관 모두에 위험 요인"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한은은 올해 가계 이자비용이 69조492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고정금리 VS 변동금리' 뭘로 할까요"

기준금리 인상 분위기가 유력 시 되면서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려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하지만 금리 상승기에도 변동금리가 고정금리 보다 오히려 더 유리할 수 있다.

보통 고정금리 대출은 변동금리 대출에 비해 이자율이 1%포인트 정도 더 높게 책정돼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3년 이상 장기대출의 경우 고정금리 상품이 변동금리 보다 유리하려면 대출 기간인 3년간 0.25%포인트씩 7~8번 이상 금리가 올라야 한다는 단순계산이 나온다.

올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는 2~3번 정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즉 기준금리 인상 폭과 주기, 대출기간 등에 따라 '변동금리가 유리하냐? 아님 고정금리가 유리하냐?'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대출을 받은 날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최대 1.2% 정도의 중도상환수수료가 부과된다. 금리를 고려해 대출을 갈아탔지만, 이자 절감액보다 중도상환수수료가 더 크다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은행에 따라 변동금리 대출을 혼합형·고정형 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경우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 해주는 은행도 있어 직접 상담해보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대출금리는 '기준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구성하는데, 이 가운데 가산금리는 변동·고정형 여부와 관계없이 대출 만기까지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과거 대출을 받을 당시 책정된 가산금리가 현재 가산금리 수준보다 현저히 낮다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고려하더라도 갈아타지 않는 게 낫다.

올해부터 강화된 차주 단위 DSR 규제에 따라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들 수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연초부터는 개인별 대출액이 2억원, 오는 7월부터는 1억원을 초과하면 연간 원리금 합계가 연 소득의 40%(비은행권에서는 50%)를 넘을 수 없다. 대환 대출은 신규 대출로 분류되는 만큼 기존 대출만큼 한도가 안 나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금리 상승기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땐 혼합형 금리(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유리한 경우가 많다.

코픽스(COFIX) 연동 6개월 변동 금리의 경우 6개월마다 기준금리가 재산정돼 금리 인상분이 누적 반영되지만, 혼합형 금리(고정금리)의 경우 5년간 기준금리가 고정돼 금리 인상 영향이 미미하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탈 때는 같은 은행을 이용하면 중도상환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다.

만약 보유대출이 연체 상태라면 최대한 빨리 갚고, 연체가 여러건 있으면 금액이 큰 것보다 연체가 오래된 것을 먼저 갚는 게 낫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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