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2]"초실감형 메타버스 개척, 시장 패러다임 바꾸겠다"
작년 인수한 칼리버스와 초실감형 메타버스 개발
롯데그룹 계열사 비즈니스 활용, 플랫폼화 추진
공격적 투자도 예고, 글로벌 시장 진출 목표
[라스베이거스(미국)=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연내 초실감형 메타버스 서비스를 출시하고 1위에 오르겠습니다. 이를 위해 ‘칼리버스’가 제한 없이 기술 개발에 매진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로 뒷받침할 계획입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2’ 전시장에서 만난 노준형 롯데정보통신(286940) 대표의 자신감 넘치는 한 마디다. 롯데그룹 계열사 중 최초로 CES에 참가한 롯데정보통신은 이번 행사에서 실감형 메타버스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 7월 메타버스 벤처기업 칼리버스(인수 전 사명 비전브이알)를 인수해 그룹사 사업과의 가상공간 연계를 꾀하고 있다. 이번 CES 전시 부스에도 롯데하이마트, 면세점 등과의 연계된 사업 모델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노 대표는 롯데정보통신의 메타버스는 기존에 나왔던 서비스들과 ‘결’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전에도 많은 메타버스 서비스들이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구현된 것이 별로 없다. 아바타를 이용한 게임, 가상 회의 등에 머물러 있다”며 “우리는 메타버스의 메인스트림을 ‘초실감형’으로 가져가려고 하고 있고, 이 부분에서 타사들과 큰 차별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칼리버스가 자체 개발한 실시간 렌더링 기술
롯데정보통신의 메타버스 서비스는 HMD(Head mounted Display·머리 착용 디스플레이)를 통해 활용한다. 보다 수준 높은 실사의 영역이 필요해서다. 실시간 렌더링 기술로 이용자가 고개를 돌려도 360도 전 구역을 확인할 수 있다. 높은 그래픽 품질을 초고화질 압축기술로 해결했다. 이 모든 기술들은 칼리버스가 자체 개발한 것들이다. 다만 외부 기업들과 협업을 위해 엔진은 국제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언리얼을 사용한다.
칼리버스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버츄얼 콘서트 콘텐츠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6만여명의 관객들을 동시에 표현해 이용자로 하여금 실제 콘서트장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롯데정보통신과 칼리버스는 CES 전시장에 걸그룹 세러데이를 주인공으로 한 메타버스 콘서트를 공개해 많은 관람객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김동규 칼리버스 대표는 롯데정보통신로의 피인수를 ‘결혼’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인수 작업 이후 양사간 소통과 시너지가 활발하다는 의미다. 김 대표는 “새로운 뉴미디어에 대한 도전은 기술, 내용, 중장기적 투자 등 3가지 요소가 박자를 이뤄야 하는데 롯데와의 결합 후 이 모든게 이상적으로 실현되고 있다”며 “거대한 대기업과 벤처기업간 조합으로 어디까지 성장할 지 기대가 된다”고 언급했다.
노 대표는 양사가 개척할 초실감형 메타버스 시장은 완전히 새로운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아직까지 초실감형 메타버스 서비스는 구체적으로 상용화된 것이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노 대표는 “아직까지 초실감형 메타버스 서비스는 첫걸음 단계여서 우리가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는 상황”이라며 “롯데가 이 분야에 지속적으로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그만큼 잠재력을 크게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초실감형 메타버스 서비스를 통한 플랫폼화도 추진한다. 다양한 산업군을 아우르는 오프라인 플랫폼 강자 롯데그룹이 뒤에 있는만큼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게 이들의 자신감이다.
노 대표는 “롯데그룹의 하이마트, 면세점 등 다양한 계열사 비즈니스를 우리 메타버스 플랫폼 안으로 집어넣는게 1단계 목표”라며 “각기 다른 51개 계열사의 비즈니스를 묶을 수만 있다면 전 세계의 어느 비즈니스도 못할 게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디바이스와 클라우드 서비스 등 플랫폼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이 숙제인데 우리와 칼리버스가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2단계 목표는 글로벌 시장 확대다. 실제 이번 CES에서 많은 해외 리테일(유통)업체,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의 협업 제안이 많이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메타버스에 대한 수요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늘고 있어 동시다발적으로 진출하기 충분한 구조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에픽게임즈(언리얼 엔진 개발사)나 미믹(디지털 콘텐츠 업체) 등 해외 업체들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해외 파트너 구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공격적인 투자도 예고했다. 그는 “2, 3등이 따라오지 못할 기술 리더십, 인재들을 칼리버스가 갖고 있다”며 “기술 리더십은 비즈니스 리더십과 같다. 후발주자들이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공격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칼리버스는 엔씨소프트, 세가 등을 거쳐 온 김동규 대표를 중심으로 NHN, 캡콤 등 오랜 기간 게임업계 경력을 쌓아온 개발진이 주축이다. 이 회사는 가상현실(VR) 장편 드라마 ‘하나비(HANA Type B)’와 LG유플러스의 ‘손나은 VR 스타데이트’ 등 기술력의 발전을 입증해왔다.
김정유 (thec9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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