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연속 '경기 하방위험' 경고한 KDI.. "내수 어렵고, 수출 줄고"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가 최근 우리 경제의 하방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 리스크에 대외 요인 악화까지 더해졌다는 평가다.

9일 KDI는 ‘1월 경제동향’을 통해 “우리 경제는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유지되고 있었으나, 최근 방역 조치가 다시 강화되고 대외 수요의 개선세가 약화하면서 경기 하방위험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경기 하방위험이 커졌다고 평가한 것이다. 지난달 7일 KDI는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국내외 방역 조치 강화, 금융시장의 불안정한 모습 등을 하방위험으로 꼽은 바 있다.

서울의 한 문 닫은 음식점에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한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KDI는 “지난해 12월 들어 방역 조치가 재차 강화되면서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 여건이 제약되는 모습”이라며 “소비자심리지수와 비제조업 업황 BSI 전망지수가 하락하는 등 소비 관련 경제 심리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12월 들어 방역조치가 강화된 데다 이달에도 ‘전국 사적모임 최대 4명, 식당·카페 등 오후 9시까지 영업’ 방침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107.6보다 3.7포인트 하락한 103.9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신용카드 매출액은 -0.5% 하락했다. 11월 5.4%, 10월 2.7% 높은 상승세를 지속한 바 있으나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이다.

비제조업 업황을 나타내는 비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점차 악화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84를 기록했으나 12월 82, 올해 1월 80으로 떨어졌다.

KDI는 내수뿐만 아니라 대외 상황도 지적했다. KDI는 “대외적으로는 공급망 교란,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등이 경기 하방위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세계 산업생산과 역량이 정체되면서 수출의 증가 폭이 점차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무역수지는 교역조건 악화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달 수출 증가율은 전월 기록한 32.0%보다 낮은 18.3%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KDI는 수출액의 호조세는 높은 가격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물량 기준으로는 증가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무역수지는 1년 전 기록한 66억9000만달러 흑자에서 5억9000만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무역수지 적자 역시 수입 가격이 크게 뛰며 교역조건이 악화한 게 영향을 미쳤다.

KDI는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재확산과 공급망 차질, 미국의 통화 긴축 가속화 우려 등 다수의 위험요인이 상존한다”며 “생산 및 물류 차질과 원자재 수급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경기 상황을 반영하는 대다수 핵심 지표들의 개선 추세가 약화했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