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출국한 벤투호, 드리우는 그림자

[스포츠경향]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을 앞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인천공항 | 연합뉴스

드디어 벤투호의 터키 전지훈련이 막을 올렸다. 전지훈련을 앞두고 코로나19와 부상이라는 큰 악재가 닥친 벤투호가 어떻게 어려움을 풀어나갈지 관심을 모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전지훈련지인 터키로 떠났다. 터키 안탈리아의 코넬리아 다이아몬드 리조트에서 훈련하는 대표팀은 아이슬란드(15일), 몰도바(21일)와 평가전도 치른다. 두 경기 모두 안탈리아의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리며 킥오프 시간은 한국 시간으로 오후 8시다. 훈련을 마치면 27일 레바논, 2월1일 시리아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8차전을 치른다.

이번 훈련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에 진행되는 훈련이 아니기 때문에 한창 시즌 중인 유럽파는 소집할 수 없었다. 이에 26명 중 김승규(가시와 레이솔)를 제외한 25명이 국내파다. 이번 훈련은 그 동안 관심있게 지켜봤던 K리거들을 보다 더 면밀하게 테스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다만 훈련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것은 달갑지 않다.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6일 밝힌 바에 따르면 권경원(감바 오사카)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원두재(울산 현대)도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접촉자로 분리돼 자가격리에 들어가 합류가 불발됐다. 권경원을 대신해 최지묵(성남 FC), 원두재의 빈 자리는 고승범(김천 상무)이 채운다. 권경원과 원두재 모두 대표팀 내 주전으로 분류되는 선수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표팀에 꾸준히 발탁되어왔기에 대표팀의 스타일을 잘 안다. 특히 이 두 명이 최종예선에 나설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부상이다. 이번 전지훈련에 소집된 선수들 중에는 부상자가 없어도, 최종예선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최종예선에는 경쟁에서 탈락한 국내파 선수 중 일부가 소속팀으로 복귀하고 그 자리에 유럽파가 합류한다. 그런데 대표팀 전력의 핵심인 손흥민(토트넘)이 부상을 당해 비상이 걸렸다. 손흥민은 지난 6일 첼시와 2021~2022 리그컵 준결승 1차전에 선발 출전했는데, 경기 후 다리 근육 부상을 당해 대표팀 소집에 응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지난 7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라운드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이 첼시전 다음날 다리 근육에 통증을 느껴 2주간 결장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런데 콘테 감독의 2주 예상은 지극히 낙관적인 예상이다. 다수 영국 매체들은 손흥민이 최소 5주는 있어야 복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손흥민은 최종예선 출전이 어렵다.

여기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2월이 돼야 복귀하는 황희찬(울버햄프턴) 역시 최종예선에 참가할 수 없다. 여기에 황의조(보르도)도 지난 8일 마르세유전에서 허벅지 부상으로 교체됐다. 자칫하다가는 공격진이 초토화된 상황에서 부담스러운 최종예선을 가져야 한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