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수입 지도 바뀌었다..중동 35년 만에 최저vs美 역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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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사의 원유 수입 지형도가 달라졌다.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도가 35년 만에 50%대까지 낮아진 데 비해 미국산 원유 수입 의존도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1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 정유사가 미국에서 수입한 원유는 1억1299만배럴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지난해 1~11월 국내 정유사의 중동 원유 수입량은 5억1514만배럴로 전체 52.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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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원유 수입 비중은 50%대로 '뚝'
수익성 확보하려 수입처 다변화 전략 박차
올해 수급 전망도 '안갯속'..단기계약 비중↑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내 정유사의 원유 수입 지형도가 달라졌다.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도가 35년 만에 50%대까지 낮아진 데 비해 미국산 원유 수입 의존도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원가를 최대한 절감하려는 정유사가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원유 찾기에 나서면서다.
1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 정유사가 미국에서 수입한 원유는 1억1299만배럴로 집계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글로벌 플래츠(S&P Global Platts)는 지난 한 해 동안 한국 정유사의 미국산 원유 수입 규모가 1억2000만배럴을 넘어설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미국산 원유 수입 비중은 2014~2016년 0%대에 그쳤지만 2017년 1.2%→2018년 5.2%→2019년 11.4%→2020년 9.6% 등으로 점차 확대하는 추세를 보였다. 미국 셰일오일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미국에서의 원유 수입도 증가했다.
정유사가 이같이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국내 원유 공급 3분의 1을 책임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동북아 지역에 공식판매가격(OSP) 프리미엄을 붙이는 등 중동산 원유 가격 부담이 커졌다. 이에 비해 미국에선 셰일오일 개발 이후 원유 가격이 저렴해졌다.
기술적으로도 국내 정유사가 굳이 중동산 원유를 고집할 이유가 없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품질과 생산 지역이 다른 원유를 공정에 투입하기 전에 데모플랜트와 연구개발(R&D) 등을 거치는 검증이 필요했지만 그간 노하우를 축적해 이제 웬만한 원유를 넣어도 동일한 품질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오일뱅크는 불순물 함량이 높아 정제하기 까다롭지만 가격이 저렴한 초중질유를 멕시코 등 남미로부터 들여와 지난해 2·3분기 국내 정유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내기도 했다.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낮아지면서 주로 중동 지역과 맺던 장기 원유 도입 계약 비중도 점차 내려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 정유사의 원유 도입 장기계약 비중은 58.2%로 2019년 62.5%→2020년 62.3%에 비해 더욱 축소됐다.
플래츠는 올해도 국내 정유사가 장기 계약 대신 단기(spot) 계약 비중을 더 확대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석유 수요 회복을 확신할 수 없을 만큼 수급 상황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OSP를 인상하는 등 중동산 원유를 주로 들여오는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 지역 정유사의 원가 부담이 커졌다”며 “국제유가 변동 폭이나 지역별 원유 가격 편차가 클 땐 중동 외 미국이나 남미, 아시아 등에서 단기 계약으로 물량을 구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봤다.
경계영 (ky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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