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스타필드 창원, 골목·지역상권 몰락 우려

김기진 2022. 1. 9. 10: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신세계 그룹 지난달 28일 스타필드 창원 기공식
판매시설·영화관·운동시설 등 2025년 1월께 오픈 예정
경남대책위 "인근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과 겹치는 품목은 제외해야"

스타필드 창원 *재판매 및 DB 금지

[창원=뉴시스] 김기진 기자 = 지난달 28일 신세계그룹 대규모 유통복합시설인 스타필드 창원이 기공식을 하면서 골목·지역상권이 몰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일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쟁점이 됐던 교통 대란 문제와 주변 전통시장 등 지역 상권과의 상생문제가 핵심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스타필드'라는 대규모' 영업매장이 들어섬에 따라 창원 지역사회는 찬반양론으로 입장이 갈라서고 갈등과 대립 양상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승장권 경남대형유통입점저지대책위원장은 "대기업이 영업을 시작하면 이익과 손해를 보는 집단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대규모 상권이 조성되면 어쩔수 없이 작은 골목상권에서 장사를 하던 전통시장이나 상점은 당장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또 "대형 매장이 들어섬에 따라 일반 로드샵과 식품 상점은 타격을 입는다"면서 "차라리 명품 등 기존 전통 상권과 차별화된 아이템이 들어오면 훨씬 낫다"고 말했다.

승 위원장은 "수도권에서도 경험한 바에 따르면 기존 대리점이나 전통 시장은 전부 장사를 접었다"며 "창원도 결국 현실에 맞닥뜨릴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스타필드 창원은 경남 의창구 중동 792번지에 대지면적 3만4339㎡에 건물면적 24만4000㎡, 지하 7층∼지상 6층 규모로 판매시설·영화관·운동시설 등을 2025년 1월께 오픈할 계획이다.

비수도권에서는 최초다.

스타필드 구축 주최사인 신세계 프라퍼티는 스타필드 하남점과 스타필드 고양점 오픈 이후 수원(2023년12월), 창원, 인천 청라(2024년)에 스타필드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스타필드 창원은 인근에 6100가구 중동 유니시티, 팔룡동 대단지 아파트, 다가구 주택이 밀집해 있어 교통난이 심화하고 대규모 판매유통시설이 들어서면서 골목·지역상권이 몰락할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2017년 발표한 복합쇼핑몰 진출 관련 주변상권 영향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소유통업자 및 소상공인의 66.3%가 복합쇼핑몰 진출로 인해 점포경영이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창원시와 함께 '스타필드 창원' 기공식을 진행했다. 사진은 스타필드 창원 조감도. (사진/신세계프라퍼티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도심(서울 은평, 경기도 수원) 지역의 ‘나빠졌음’ 응답률이 74.6%로 나타나 외곽지역이나 신도시에 진출한 경우보다 도심에 진출한 복합쇼핑몰의 인근 주변상권 경영상황이 상대적으로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복합쇼핑몰 진출 전과 대비한 월평균 매출액 및 1일 평균 고객 수 변화를 살펴보면 모든 지역에서 매출액과 고객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의 경우 복합쇼핑몰 진출 3년 후의 월 매출액은 진출전과 비교 시 29.1% 감소하였고, 1일당 고객 수 역시 38.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도심에 위치한 복합쇼핑몰 주변 상권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수원 지역의 ‘의류·패션잡화·화장품’업종의 복합쇼핑몰 진출 후 3년차 월매출이 36.6% 감소하였고 고객 수는 48.6% 감소된 것으로 나타나 도심의 ‘의류·패션잡화·화장품’ 업종이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실상 창원의 경우 인구103만 정도 밖에 안되고 창원시 전역이 '스타필드 창원'과의 거리가 10㎞ 내외이고 교통정체가 거의 없기에 20분이면 충분히 외곽에서도 스타필드 창원 접근이 용이하다.

하다못해 인근 함안,김해,양산,진주에서도 충분히 '원정쇼핑'이 가능하기에 해당 지역 상권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자료에 따르면 복합쇼핑몰 진출에 대한 인근 점포의 대응방안으로는 45.2%의 점포가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답하였고, ‘휴업·폐업을 고려’하는 경우도 10.3%로 나타나 과반수 이상(55.5%)이 자체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피해가 지속되고 있어, 법 개정 등을 통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 정책대응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승 위원장은 "정부에서 주차장을 지어주고 각 종 혜택을 준다해도 중소상권은 어쩔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상권이 겹치지 않게끔 유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해당 자료에 따르면 복합쇼핑몰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복합쇼핑몰의 상권독점으로 지역상권이 무너질 것’(49.3%)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이어 ‘개별점포들의 다수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여 지역중소상권이 침체될 것’(36.0%), ‘폐업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됨’(35.5%) 순으로 중소상권에 큰 타격을 줄 것을 우려했다.

승 위원장은 인근 신세계백화점 김해점의 사례를 들었다.

[창원=뉴시스] 강경국 기자 = 허성무 경남 창원시장. (사진=창원시청 제공). 2021.12.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신세계백화점이 지난 2016년 오픈할 때 지역 상권과의 협약을 도모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뤄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대형할인매장 등장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적이지 못하다.

그렇다면 창원시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하는데 법적으론 그러하지 못하다는 것도 현실이다.

승 위원장은 창원시가 스타필드 창원 교통영향평가서를 공개할 수 있다고 하면서 시민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은 창원시의 이런 태도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스타필드 창원 측에 '2030세대를 위한 문화, 체험, 놀이시설 반영', '전기, 수소, 스마트 정보시스템 등 4차 산업 연계', '미세먼지 등 친환경 시설의 적극적 도입'을 추가적으로 요구했다"며 "특례시 창원시민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2030세대 젊은 층이 살고 싶고, 머물고 싶은 도시로 거듭나고, 연간 3000여 명의 고용 창출을 통한 인구 반등과 경제 V-턴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역협력계획서, 상권영향평가서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이런 현실에서 유통재벌이 지역 전통시장 등 영세 자영업자들과 상생하는 협약서를 제대로 만들지는 미지수다.

어쨋든 창원시가 민간기업의 영업할 권리를 방해할 수는 없다고 할지라도 지역사회나 경제에 미칠 파장을 고민해야 하는 입장이다.

한편 창원시는 스타필드 창원 주변 지역의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일자 2019년 4월부터 10월까지 공론화위원회를 개최해 합의를 이끌어 냈으며, 2020년 8월5일 교통영향평가 심의, 2021년6월30일 교통영향평가 변경을 거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