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에 사망" 국방부, 백마고지 영웅 폄훼 지적에 뒤늦게 수정

원선우 기자 2022. 1. 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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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지난 7일 지난해 비무장지대(DMZ)의 백마고지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 중 고(故) 김일수 하사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하사의 유품인 숟가락 뒷면./국방부

국방부는 지난 7일 강원 철원 백마고지에서 발굴한 6·25전쟁 전사자 고(故) 김일수 하사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국방부는 김 하사 전사 경위를 소개하며 “중국군에 사망”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국방부는 이틀 뒤 뒤늦게 “중공군에 전사”라고 표현을 수정했다.

국방부는 지난 7일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김 하사 전사와 관련, “고인은 제9사단 30연대 소속으로 6·25전쟁 기간 중 가장 치열한 접전이 있었던 시기인 1952년 10월, 강원 철원 북방의 백마고지(395고지)에서 중국군의 공격에 10일가량 방어 작전을 펼치던 중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지난 7일 배포한 자료에서 6·25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과 관련, '전사'를 '사망'으로, '중공군'을 '중국군'으로 표기했다가 수정했다./국방부 페이스북

보도자료는 국방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에 동일하게 게재됐다. 그러자 네티즌들은 “전사를 사망이라고 표현하다니” “호국 영웅을 더럽히지 말라” “전사를 일반 사망 취급하냐”고 항의했다. ‘중국군’ 표현에 대해서도 6·25전쟁 당시 한국이 중화민국(대만)과 수교를 유지함으로써 정통성을 인정하고 있었음을 거론하며 지적이 쏟아졌다. 비판이 폭주하자 국방부는 9일 오전 2시쯤 ‘사망’을 ‘전사’로, ‘중국군’을 ‘중공군’으로 수정했다.

국방부는 그간 유해 발굴 관련 보도자료에서 ‘전사’와 ‘사망’ 표현을 모두 사용해왔다. ‘중국군’ 역시 인도적 차원의 유해 송환 관련 자료에서 외교적 관례에 그간 사용해왔던 표현이었다. 그럼에도 6·25전쟁 당시 상황과 관련, “중국군에 사망” 표현을 쓴 국방부의 역사 인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는 2018년 제2연평해전 전사자 추모 포스터에서 ‘전사’를 ‘순직’으로 썼다가 비판을 받고 수정했다. 유관 기관인 국가보훈처도 2019년 6·25전쟁 영웅을 기리는 포스터에서 중공군 이미지를 사용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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