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관료만 하란 법 있나?..금융협회장 자리에 도전장 내미는 '기업 대표들'

박경담 2022. 1. 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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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고위 관료들이 독식하다시피 한 금융협회장 자리에 금융사 대표가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비록 과거 금융협회장 선거에서 퇴직 관료가 사실상 백전백승을 했지만 민간 출신 후보를 선호하는 분위기도 점점 확산하고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민간 회사 출신이 협회장을 맡으면 업계를 더 잘 대변할 수 있겠지만 금융당국과의 소통 능력은 관료 출신보다 뒤처지지 않을까 우려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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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 '관 vs 민' 대결로
6월 여신협회장 선거도 카드사 대표 출마할 듯
"민간 출신은 들러리" 자조 섞인 목소리도
다음 달 저축은행중앙회장 차기 회장을 뽑는 선거가 치러진다.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가 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금융위원회 관료 출신인 이해선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정완규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도 하마평에 오른다. 사진은 지난달 1일 열린 금융감독원-저축은행 CEO 간담회 모습. 왼쪽부터 박찬종 인천저축은행 대표,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 임진구 SBI저축은행 대표, 정은보 금감원장,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 박기권 진주저축은행 대표, 양순종 스타저축은행 대표, 허흥범 키움저축은행 대표. 연합뉴스

퇴직 고위 관료들이 독식하다시피 한 금융협회장 자리에 금융사 대표가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당장 다음 달 실시하는 저축은행중앙회(중앙회) 회장 선거는 '관 vs 민' 대결 구도로 치른다. 금융사 수장은 퇴직 관료보다 업계 이익을 강하게 대표할 수 있다면서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하지만 '어차피 승자는 관료'라면서 민간 출신 후보는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자조도 업계에서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앙회는 박재식 회장 후임 선출을 위해 다음 달 17일 임시총회를 열고 새 회장을 뽑을 계획이다. 민간 출신인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가 출마 의사를 밝혔다. 관가 출신으로는 이해선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정완규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두 사람 모두 중소서민금융정책관(국장)을 끝으로 금융위원회에서 퇴임한 금융 관료다.

중앙회 선거전은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출신인 박재식 회장이 당선된 2년 전과 마찬가지로 민간 출신과 관가 출신이 경합하는 구도다. 당시 선거에선 남영우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가 박재식 회장에 맞섰다.

오는 6월 여신금융협회(여신협회) 회장 선거 역시 '관료 아성'을 깨기 위해 카드업계에서 후보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여신협회장 선거는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정수진 전 하나카드 사장, 임유 전 여신금융협회 상무가 최종 후보로 다퉜다. 결과는 금융위 사무처장을 역임하다 퇴임한 김주현 전 예보 사장의 승리였다.

비록 과거 금융협회장 선거에서 퇴직 관료가 사실상 백전백승을 했지만 민간 출신 후보를 선호하는 분위기도 점점 확산하고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금융협회장에 바라는 역할이 금융당국과 업계를 이어 주는 가교에서 '당국에 할 말은 하는 업계 대표 선수'로 점점 바뀌고 있어서다.

다만 실제 표심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관료 출신에게 향할 것이란 현실론도 있다. 금융업은 당국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규제 산업인 만큼, 퇴직 관료를 금융협회장에 앉히면 정부를 상대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민간 회사 출신이 협회장을 맡으면 업계를 더 잘 대변할 수 있겠지만 금융당국과의 소통 능력은 관료 출신보다 뒤처지지 않을까 우려도 된다"고 말했다.

여신협회, 중앙회보다 체급이 높은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는 단체 수장을 선거 대신 추대 형식으로 뽑는다. 규제 강도가 가장 센 생명·손해보험업을 이끄는 협회장은 그동안 관료 출신이 거의 휩쓸었다. 반면 금융협회장 맏형 격인 은행협회장은 시중은행 대표와 관료 출신이 골고루 맡고 있다.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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