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시장 들쑤신 정부..대통령 누가 돼도 집값 오른다" [집앤톡]

오세성 2022. 1. 9. 08: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윤석열 부동산 공약 분석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 인터뷰


지난해 전국 집값이 크게 들썩였다. 정부 공인 시세 조사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은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전년 말 대비 13.25% 상승한 것으로 집계했고, 민간기관인 KB국민은행도 월간 주택매매가격 통계에서 같은 기간 전국 주택 가격이 14.97% 오른 것으로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 금융 졸업 직후 집값이 폭등했던 2002년 16.43% 이후 19년 만의 최고 상승폭이다.

올해 부동산 시장은 연초 보합을 보이며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올해 시장의 방향을 결정지을 가장 큰 변수로 오는 3월 9일 대통령선거가 꼽힌다. 대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부동산 정책의 방향과 예상되는 시장 영향에 대해 한경닷컴 더머니이스트 칼럼니스트인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과 함께 진단해봤다. [편집자주]

 포퓰리즘 정책으로 안정된 시장 들쑤신 한 해


▶오세성 기자

지난해 부동산 시장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아주 혼란스러웠습니다. 지난해 2월 <투기꾼이 집값 올렸다?…'진짜 주범'은 따로 있다>라는 칼럼을 쓰셨는데, 거기서 시장 안정기에 정책으로 들쑤셨다고 지적을 하셨습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장

강남 아파트 가격은 30년 평균 5%대 상승을 보였습니다. 헌데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내놨던 2017년은 강남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3%가 되지 않았습니다. 지극히 정상적이던 시장에 지지층이 좋아할 정책을 쓴 것이죠. 규제가 이어지며 거래 가능한 아파트가 급격히 줄었고 가격도 뛰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20% 넘게 올랐죠. 멀쩡한 시장을 정부가 들쑤셨다는 데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거라 봅니다. 

▶오세성 기자

9월 대출 규제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그 시점부터 수도권 거래가 끊기고 실거래가가 떨어졌는데, 정부는 이걸 근거로 고점론에 힘을 실었습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장

대출규제로 정부가 거래를 못하게 하니 거래가 없는게 당연하죠. 집을 산다고 하면 선진국들은 여전히 80~90% 대출을 해줍니다. 대출을 이렇게 막은 나라가 없습니다. 계절적 비수기라는 요인도 작용했다 봅니다. 헌데 수급 요인만 본다면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거기에 더해 15억원 이상 아파트는 이미 대출과 상관없이 움직이는 시장입니다. 강남4구에서 신고가가 이어지는 이유죠.

 이재명의 부동산 공약…현실성도, 신뢰성도 떨어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사진=뉴스1


▶오세성 기자 

올해 부동산 정책은 대선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죠. 주요 여야 주자들의 공약을 살펴보겠습니다. 여당인 민주당의 이재명 대선후보는 30년 장기임대주택 100만 가구를 포함해 월 60만원에 평생 살 수 있는 역세권 전용 84㎡ 아파트 25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합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장

현실성이 아주 떨어집니다. 일단 토지가 문제입니다. 서울 역세권 3.3㎡당 가격이 5000만원을 넘었습니다. 재원조달도 문제이고 토지수용에 따른 반발도 예상됩니다. 그리고 선진국을 보면 차라리 월세 바우처를 지원하지 임대주택을 보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직장인 평균 월급이 309만원인데 세금 빼면 270만원 정도 받습니다. 거기서 월세 빼고 생활비 쓰면 저축은 얼마나 하겠습니까. 여당의 '누구나집'을 보면 10년 월세를 내다 8억5000만원에 아파트를 분양 받으라는데, 금수저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오세성 기자

이 후보는 토지공개념과 국토보유세를 도입하겠다고 밝혔고,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를 두고도 정부·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 후보가 당선된다면 정책 기조가 어떻게 될까요.

▷심형석 우대빵연구소장

후보자는 기본적으로 다주택자를 투기꾼 내지 남의 집을 빼앗는 사람 정도로 봐왔습니다. 실용주의를 주장하더라도 한계가 분명합니다. 당선되면 그간 여당이 해온 규제 방식을 이어가겠죠. 6월에 지방선거가 있으니 곧바로 규제를 강화하진 않겠지만, 2024년 총선 전에는 규제를 할겁니다. 대신 1주택자에 대한 규제 완화는 일부 있을 것으로 봅니다.

 윤석열의 공약, 현실성 낮지만 방향은 긍정적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사진=연합뉴스


▶오세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공약을 보겠습니다. 청년 원가주택 30만 가구와 역세권 첫집 20만 가구를 공급하고 민간 재건축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인데, 어떻게 보시나요.

▷심형석 우대빵연구소장

마찬가지로 토지 문제가 있어 현실성이 부족합니다. 다만 주거선호지역에 전용 84㎡ 주택을 분양한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다고 봅니다. 내 집이 마련되는 것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재건축은 서울보다 1기 신도시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1기 신도시 용적률을 400%로 완화하면 15만 가구가 추가 공급될 수 있고, 대부분의 인프라도 갖추고 있어 추가적인 투자가 크게 필요하지 않습니다. 집값을 자극하는 측면에 있어서도 서울보다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봅니다.

▶오세성 기자

윤 후보는 종합부동산세를 개편 또는 폐지하겠다고도 합니다. 세금을 줄이겠다는 것인데, 국회에서 통과가 가능할까요? 그리고 원가주택 같은 경우를 봐도 적지 않은 재정이 들어갈 정책인데, 확장재정 정책을 펴면서 세수감소를 동반하는 것이 긍정적일까 싶습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장

180석이라는 벽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22대 총선을 앞두고는 정치공학적인 움직임도 있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리고 공시가격이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하거나 조정대상지역 해제 등의 대안도 있긴 합니다. 중요한 사실은, 왜곡된 시장은 정상화되겠지만 보유세는 장기적으로 인상된다는 가정 하에 내 집 마련에 나서야 합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