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방역효과'vs'과잉조치'..백화점·마트 방역패스 논란
백화점·마트 "마스크 벗지 않아 비말 감염 우려 낮아"
(서울=뉴스1) 신민경 기자 = "매장 내 비말 집단 감염 사례는 없어요"vs"방역패스, 효과 있을 것"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방역패스 적용을 두고 정부와 업체 간 온도 차가 큽니다. 업체들은 방역패스 도입에 따르겠다면서도 불편한 기색이 역력한데요. '방역효과'와 '과잉조치'라는 의견을 두고 양측의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먼저 방역패스란 백신 접종을 완료하거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을 확인했다는 일종의 증명서를 말합니다. 집단감염 우려가 높다고 판단되는 다중이용시설에 정부가 방역패스를 적용합니다.
방역패스는 접종 완료 후 접종기관, 보건소, 정부24 사이트,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에서 발급받을 수 있는데요. 전자예방접종증명서 COOV(쿠브) 앱에서 접종완료·음성확인을 증명할 수도 있습니다. 음성확인서의 경우 PCR 검사 결과만 인정되는데, 보건소나 검사받은 의료기관에서 받은 문자 통지서나 종이 확인서를 받아야 합니다.
정부는 이러한 내용의 방역패스를 오는 10일부터 백화점·마트에 적용합니다. 식당의 경우 필수 시설에 해당해 방역패스가 없어도 1인 이용이 가능하지만 백화점·대형마트를 출입할 땐 미접종자는 입장할 수 없습니다. 대형마트는 연면적 3000㎡ 이상의 마트에만 적용되는데요. 정부 통계를 보면 전국 약 2000개 마트가 해당합니다. 정부는 대규모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에 대비한 선제 조치라며 백화점·마트 방역패스 도입 배경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백화점·마트 업계는 방역 지침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지만 심기가 불편합니다.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지 않는 업종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백화점·마트만 차별했다는 게 이유입니다. 백화점 업계는 QR 코드 의무화 이후 집단 감염사례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또 고객과 직원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어 비말 감염 우려도 다른 업종에 낮은 편이라고 토로하고 있죠.
마트 대목인 설날을 앞두고 방역패스가 도입되는 것도 염려스럽습니다. 설날 선물세트 수요와 장을 보기 위한 가족단위 고객이 줄어 매출 감소가 불가피 하기 때문입니다.
들쑥날쑥한 방역지침에 맞춰 여러 제반 사항을 준비하는 것도 큰 체력소모라 업계는 말합니다. 이전에는 QR 코드나 출입명부만 관리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백신접종 여부나 음성 여부까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죠. 백화점, 마트 업계는 방역패스 확인 인원을 확보하기 위해 채용도 늘린 상태인데요. 정부 방역 지침에 따라 고용 인원을 매번 변경하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호소합니다.
정부의 의지는 확고해 보입니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 방역패스 논란이 빚어진 시설에 대해서는 "기본권 침해 최소화하기 위해 방역 위험 높다고 판단하는 대형마트, 백화점에 한정해서 하는 것"이라며 "동네슈퍼나 중소형 상점에 대해선 방역패스 적용 안해 대체 수단이 확보돼있다"고 못 박았습니다.
또 "위험도 상황에 따른 방역패스 상승으로 이들이 3차 대상으로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식당, 카페와 직접적 비교는 무리"라면서 백화점·마트 차별 방역패스라고 반박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소비자 기본권 침해라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태중의 아이가 염려돼 임산부들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는 사례가 많은데요. 방역패스로 인해 대부분의 임산부들은 백화점, 마트에 갈 수 없다는 점을 호소합니다.
실제 지난 3일에는 '임산부입니다 방역패스 이렇게까지 해야 합니까'라는 제목의 청와대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청원자는 "임산부는 대체 무엇을 먹고살라는 거냐. 마트든 백화점이든 배고파서 밥이 먹고 싶거든 백신 맞고 가라는 건데 백신이 아니어도 매 달을 혹시나 하는 불안감으로 사는 임산부에 도대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거냐"고 토로했죠. 방역패스 기본권 침해 논란이 제기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을 단단히 죄는 일은 중요합니다. 다만 곳곳에서 제기되는 불만은 방역패스가 부작용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 하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효과 없는 방역 지침에 채용 규모만 늘리는 백화점·마트, 마트 앞에서 배고픈 임산부까지. 우리는 강요만 할 수 있을까요. '슬기로운 방역생활'을 위한 지혜가 필요해 보입니다.
smk503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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