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 시장' 잡아라.. 보툴리눔 톡신 패권은

김윤섭 기자 2022. 1. 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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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2022년 제약·바이오 키워드 ②] 세계로 세계로.. K-보톡스 광폭행보 기대

[편집자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슈가 최근 2년 동안 세상을 지배했다. 특히 코로나19 이슈는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도드라졌다. 이른바 ‘인류의 반격’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어서였다. 진단키트를 비롯해 백신과 치료제가 속속 등장했다.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이 출현과 동시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새 변이에 대응하는 제약·바이오 업계의 움직임은 분주하다.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업계는 올해에도 코로나19 진단·예방·치료 제품 개발에 사활을 건다. 관련 백신과 치료제를 대량생산하는 위탁개발생산(CDMO)과 미용시장의 지평을 연 보툴리눔 톡신도 2022년 제약·바이오 키워드로 꼽힌다.

세계 미용시장에 국내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하다./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 펄펄 나는 진단키트, 토종 백신·치료제 힘내나
② ‘12조 시장’ 잡아라… 보툴리눔 톡신 패권은
③ 코로나 백신 위탁생산, 올해도 ‘CDMO’ 열풍 뜨겁다

세계 미용시장에 국내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하다. 글로벌 톡신 시장은 팬데믹(세계적 전염병 대유행) 속에서도 한국 톡신 기업을 주목했다. ‘ K-보톡스’의 기술력을 확인한 것이다. 지난해 글로벌 톡신 시장 규모는 약 5조원에 달한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관련 시장은 2026년 12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K-보톡스, 중국 잡고 유럽·미국으로


국내 톡신 시장 1위인 휴젤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를 앞세워 연평균 100억원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휴젤의 글로벌 진출은 숨가쁘다. 미국·유럽과 함께 톡신 빅3 시장인 중국 진출에 성공했다. 중국 현지법인 ‘휴젤 상하이 에스테틱’을 설립한데 이어 대만 조인트벤처 ‘휴젤 에스테틱 타이완’을 설립하고 중화권 시장 점유율 확대에 불을 붙였다. 이제는 미국과 유럽 시장마저 가시권에 뒀다.

휴젤은 올 상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하고 하반기 현지 출시 계획을 잡고 있다. 유럽 시장과 관련해 휴젤은 지난해 11월 거두공장에 대한 유럽 GMP 인증서를 발급받으며 EU GMP 승인을 획득했다. 유럽 진출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FDA의 승인이 나오면 글로벌 빅3 시장에 모두 진출하는 전기를 맞는다. 이를 통해 현재 50%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2025년 8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휴젤 관계자는 “현재 순조롭게 해외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톡신 빅3 시장 진출 목표가 한 발짝 더 가까워진 만큼 세계 시장에 휴젤로 대표되는 K-톡신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와의 법정공방이 마무리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 리스크를 제거했다는 평을 받는다. 대웅제약이 주목하는 곳은 중국 시장이다. 지난달 31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자제 제조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에 대한 임상 데이터를 제출하고 생물의약품허가신청(BLA)을 냈다. 앞서 지난해 7월 NMPA 가이드라인에 따라 중국 현지에서 나보타의 임상3상을 완료한 바 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FDA 판매승인을 획득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나보타는 북미 지역에서 ‘주보’ 제품명으로 발매된 지 2년여 만에 1억달러가 넘는 누계매출을 기록했다. 미국·유럽·캐나다 등 전 세계 55개국에서 허가를 획득하고 80여개국에서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메디톡스도 새로운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추가로 개발하는 등 글로벌 사업 확장을 본격 준비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 ‘이노톡스’와 내성 위험성을 낮춘 ‘코어톡스’ 등을 출시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3종의 톡신 제제를 확보하고 있다.
종근당그룹이 종근당바이오를 통해 톡신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사진=종근당


국내 시장 새 플레이어 눈길… 종근당·휴온스 주목


새로운 플레이어의 시장 진출도 눈에 띈다. 종근당바이오와 휴온스바이오파마가 그 주인공이다.

종근당바이오는 종근당그룹의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종근당바이오는 지난해 12월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에 보툴리눔 톡신 제제 전용 생산시설인 오송공장을 준공했다. 총 457억원을 투입했다. 종근당바이오는 오송공장에서 앞으로 연간 1600만바이알(주사용 유리 용기)까지 생산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앞서 2019년 유럽 소재 연구기관과 보툴리눔 균주의 상용화 라이선스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미 보톡스 판매망을 갖췄다는 점은 종근당바이오의 강점이다. 종근당은 2013년 2월~2019년 6월 휴젤과 ‘보툴렉스’를 공동판매한 경험이 있다. 당시 보툴렉스가 국내 보톡스 시장 1위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출시 초반 종근당의 영업력이 기반이 됐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후 2019년 7월부터 휴온스의 ‘원더톡스’를 판매하고 있다.

휴온스바이오파마의 휴톡스(국내명 리즈톡스)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독일 헤마토팜과 유럽 29개국 진출에 대한 972억원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도미니카공화국에서도 품목허가를 취득했다. 빅3 시장 외에 아르메니아·우즈베키스탄·조지아·러시아 등에서 임상과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국내 톡신 시장을 흔들 변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제재다. 식약처가 지난해 기존 톡신 기업들의 판매방식에 대해 제재를 가한 가운데 식약처발 불똥이 다른 톡신 기업들로 튈지 주목된다.

식약처는 지난해 12월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제품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휴젤과 파마리서치의 톡신 제품에 허가취소 결정을 내렸다. 두 업체 모두 즉시 반발하며 법적대응에 나섰고 법원은 지난달 17일 휴젤이 제출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다만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은 상황에서 결과를 예측하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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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angks67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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