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친구가 함께 꿈을 그리는 양조장 벗드림[막걸리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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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구 만덕동 주택가 상가 건물 2층에 벗드림 양조장이 있다.
김 대표는 "양조장으로 시작했지만 잼과 비누처럼 막걸리 효모를 이용한 미용 제품, 반려동물 관련 제품까지 생산하는 복합 발효 전문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며 벗드림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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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열전]
부산 북구 만덕동 주택가 상가 건물 2층에 벗드림 양조장이 있다. 도심 속 작은 양조장인 벗드림은 부산의 발효 문화학교 ‘연효재’에서 교육을 받던 학생들 중 ‘정직한 재료로 정직한 술을 빚어 누구나 다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가치관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2018년 만든 협동조합이다. ‘벗’과 ‘드림(dream)’의 합성어로 ‘친구들이 함께 전하는 꿈’이라는 마음을 담았다.
술을 마시면 볼이 빨개지는 벗드림 김성욱 대표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이름 붙인 ‘볼빨간막걸리’는 벗드림의 대표 탁주다. ‘볼빨간막걸리’의 초성을 따 잔으로 변환시켜 꽉 차 있던 막걸리 잔이 빌수록 볼이 빨개진다는 의미를 담은 로고가 돋보인다. 전통 누룩의 새콤달콤한 맛이 마치 두근두근 설레는 첫사랑의 맛을 닮았다. 정성을 다하는 마음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같은 꿈을 그려 나가고 있는 벗드림의 김 대표와 한형숙 팀장을 만났다.
100% 찹쌀 막걸리
‘볼빨간막걸리’는100% 찹쌀로 빚어 감칠맛이 뛰어나다. 찹쌀 고두밥을 지어 누룩과 열심히 치대 밑술을 만들고 3일 정도 발효한다. 이후 찹쌀 고두밥을 지어 덧술한 뒤 3주 이상 발효해 완성한다. 찹쌀로만 술을 빚으면 단맛이 도드라지기 때문에 보통은 멥쌀과 찹쌀을 섞거나 멥쌀만으로 빚는데 ‘볼빨간막걸리’는 찹쌀만 쓰는 데도 단맛이 그리 강하지 않다. 이는 누룩과 찹쌀의 합이 잘 맞기 때문이다. 벗드림 양조장에서 사용하는 누룩은 블렌딩 원두처럼 현재 시판되는 전통 누룩을 원하는 비율로 여럿 섞어 사용한다.
“검증받은 시판 누룩 중 벗드림이 추구하는 맛에 가장 어울리는 누룩 비율을 찾기 위해 2년 가까이 정성을 기울였어요. 결국 최상의 조합을 찾았고 그 덕분에 시트러스 향과 플로럴 향의 풍미가 가득한 ‘볼빨간막걸리’가 완성됐습니다.”
벗드림에서 추구하는 맛은 ‘볼빨간막걸리 10’이지만 대중성을 고려해 도수가 낮은 ‘볼빨간막걸리 7’까지 두 종류를 생산하고 있다.
발효 전문 기업으로 한 걸음
벗드림 양조장의 최종 목표는 발효 전문 기업이다. 막걸리뿐만 아니라 막걸리를 이용한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해 막걸리 잼과 막걸리 천연 비누를 만든다. 막걸리 잼은 ‘볼빨간막걸리’와 생크림을 섞어 만든 것으로, 잼을 만드는 과정에서 알코올이 휘발되고 찹쌀의 고소한 맛과 풍미가 배가 됐다. 크림치즈처럼 스낵이나 빵에 곁들여 먹으면 그 맛을 더 즐길 수 있다.
양조장 한쪽에 쌓여 있는 막걸리 천연 비누는 처음에는 막걸리를 거르고 남은 지게미를 재활용하는 차원에서 만들었다. 지금은 원료도 막걸리 자체로 변경해 ‘볼빨간막걸리’에 식물성 오일을 넣고 8주 이상 숙성한다. 쌀뜨물이 피부에 좋듯이 찹쌀 가득한 막걸리 비누는 미백과 각질 제거에 효과가 탁월하다.
김 대표는 “양조장으로 시작했지만 잼과 비누처럼 막걸리 효모를 이용한 미용 제품, 반려동물 관련 제품까지 생산하는 복합 발효 전문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며 벗드림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문지현 기자 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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