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체크] "또 꺼질까 불안" 반복되는 '발 밑 공포' 왜 못 막나
며칠 전 일산에서, 건물 아래 땅이 갑자기 쑥 꺼지면서 시민들이 급히 대피하는 일이 있었죠.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일산 딱 이 부근에서만 비슷한 사고가 벌써 9번이나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반이 약해서라는데… 그냥 이대로 놔둬도 되는 걸까요?
크로스체크 윤재영, 서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일산 마두역 인근, 지질과 건축물 조사가 한창입니다.
지난주 이 건물 밑 아스팔트가 갑자기 내려앉았습니다.
건물 지하 기둥도 부서졌습니다.
장사를 하던 가게 상인은 인도에 좌판을 깔았습니다.
[가게 상인 : 많이 걱정되죠. 제일 중요한 건 배상 문제인데 그게 얘기도 전혀 나오질 않고 있고.]
이번만이 아닙니다.
일산에서는 지하철 3호선이 지나는 동네를 중심으로 최근 7년 동안 9번이나 비슷한 사고가 났습니다.
[채수천/고양시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회장 : 여러 번째예요. 그럼 근본적으로 무언가 해결되는 그런 게 보여야 하는데 보이지 않고…국가 차원에서 전수조사를 해라.]
이번 사고의 원인은 아직 정밀조사 중.
근본적으로는 한강 유역을 매립해 건설된 신도시라 지반이 약한 게 원인으로 꼽힙니다.
[최용화/고양시 안전관리자문단 : 지하철에서 나오는 배수량이 굉장히 많다…그게 오랫동안 빠져나갔으면 조금씩 지반이 내려앉기 때문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겠느냐.]
고양시는 일단 일산신도시 전체의 연약지반을 조사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재발을 막기 위해선 재빠른 조치와 예산 투자가 필수지만 쉽지만은 않습니다.
지난해 여름 구멍이 났던 부천시 한 도로.
[황진섭/목격자 : 덜커덩하는 소리가 나더라고 차 지나가는데. 바닥이 싹 가라앉는 거야. 밑에 있는 흙이 싹 흘러가버렸어.]
지금은 겉보기에 잘 보수됐지만 보이지 않는 곳의 문제는 남았습니다.
당시 부천시는 조사 결과 LH가 공사한 하수관이 잘못 시공돼 부서진 것을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비슷하게 하수관이 공사된 게 일대 1㎞ 이상.
재공사를 해야 한단 결론이 나왔지만 LH와 부천시 간 역할을 어떻게 나눠야 할지 아직도 협의가 진행 중입니다.
예기치 못하게 반복되는 사고에 땅 속 빈 공간을 미리 찾아내야 한단 목소리도 큽니다.
흙탕물로 가득한 구멍이 집을 삼켜버립니다.
미국 플로리다 주민들은 거대한 '싱크홀'이 발생할까 늘 불안합니다.
비가 내리면 땅 속에 있던 석회암이 녹아 싱크홀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땅 밑 사정은 자연적인 이유로 구멍이 생기는 미국과는 조금 다릅니다.
국내에서 '싱크홀'이라는 용어가 큰 주목을 받은 건 지난 2014년 석촌호수 인근에서 땅꺼짐이 발견된 뒤 입니다.
이후 인근 주택가 등에서도 여러 차례 땅이 내려 앉으며, 주민들은 '발 밑 공포'에 시달렸습니다.
지반침하의 원인으로는 지하철 9호선 공사 등이 지목됐습니다.
이후 발생한 '도로함몰' 대부분도, 지하공사 등 인공적인 요인이 원인이 됐습니다.
큰 홍역을 치른 서울시는 땅 속을 들여다 보기 시작했습니다.
빈 공간을 먼저 파악해 대비하겠다는 겁니다.
서울시의 지하 탐사 차량입니다.
차량 뒷부분에는 이렇게 레이더가 설치돼 있습니다.
차량 안에는 레이더가 보낸 자료를 분석할 수 있는 장비들이 마련돼 있습니다.
차량이 낮은 속도로 도로 위를 지나면, 땅 밑의 모습이 모니터에 그려집니다.
[이창민/서울시 도로관리과 : 산 모양이 보이고요. 원 모양이나 찌그러진 모양으로 나타납니다. 이것은 관로고요. 관로 옆에 (빈 공간이) 형성됐다는 것…]
수상한 패턴이 발견되면, 추가 조사 뒤 미리 조치를 취합니다.
[류춘광/서울시 지하안전팀장 : 일반적으로 충전물을 주입하고, 주변에 지장물이 있는 경우에는 원인 조사를 해서 원인을 조치를 하고 메꾸고 있습니다.]
실제 이런 조치 이후 발견되는 지반침하 현상과 공동이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전문가들은 더 넓고, 깊은 지하탐사를 통해 사고를 미연에 막아야한다고 조언합니다.
(화면출처 : 부천신문)
(영상디자인 : 허성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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