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에 설 자리 잃은 티맵..돌파구로 미들마일 물류 1,000억 '베팅'
"30조 규모 시장에 성장가능성 무궁무진"
택시·대리·주차장·택배 등 카카오 아성 강해
미들마일에서 돌파구 찾는다는 분석도
티맵모빌리티가 지난해 인수한 미들마일 물류 자회사 와이엘피(YLP)에 최근 추가 자금을 수혈했다. 이로써 1년 새 YLP에 투자한 금액은 누적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아직까지는 적자 회사인 YLP에 티맵모빌리티가 ‘통 큰' 베팅을 감행한 이유는 미래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네비게이션을 제외한 대부분의 분야에서 경쟁자 카카오모빌리티에 밀리고 있는 만큼 신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맵모빌리티는 지난달 28일 미들마일 물류 자회사 YLP에 250억 원을 출자했다. 지난 6월 와이엘피를 790억 원(주식 교환 포함)에 100% 인수한 이후 약 반 년만에 추가 수혈을 단행한 것이다. 총 누적 투자액은 총 1,040억 원에 달한다.
와이엘피는 지난 2016년 설립된 미들마일(기업의 화물이 판매지까지 이동하는 중간 구간) 물류 운송 주선업체다. 기존에는 대부분 수기로 이뤄졌던 기업과 운송기사 간 연결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접목해 효율화했다. 실시간 배차 및 정산 내역 확인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와이엘피는 지난해 고객사 300개를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 중이지만 아직까진 적자 회사다. 지난 2018년(14억)부터 2020년(25억)까지 쭉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티맵모빌리티는 YLP가 미들마일 물류 정보기술(IT) 시장 초기 진입자라는 점을 높이 사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 실제 YLP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최적화된 비용 정산을 할 수 있는 업체로 손꼽힌다.
미들마일 물류 시장 자체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미들마일 물류 시장 규모는 30조원으로 라스트마일(6조원)의 다섯 배에 달한다.
티맵모빌리티는 YLP 투자를 통해 현재 내비게이션 등 기업대소비자(B2C) 영역에 치중해 있는 티맵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업대기업(B2B)까지 확장할 수 있을 전망이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YLP의 화물 이동 시장 지식과 티맵의 플랫폼 기획·개발 역량을 합쳐 기존에 디지털화가 미흡했던 미들마일 영역에서 디지털 혁신을 이뤄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티맵모빌리티가 라스트마일 물류 분야에선 카카오모빌리티에 밀려 힘을 쓰고 있지 못한 만큼 돌파구로 미들마일을 택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라스트마일은 물류 센터에서 출발해 이용자에게 상품이 전달되는 마지막 배송 과정을 뜻한다. 모빌리티 업체들 외 유통 업체들, 스타트업들까지 가세해 경쟁이 치열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불붙는 경쟁 속에서도 꾸준히 라스트마일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말 시작한 퀵·택배 전국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퀵서비스와 택배는 물류가 최종 소비자에게 배송되는 라스트마일 영역의 물류 서비스다. 카카오 T 퀵은 서비스 개시 2주 만에 가입 기사 10만명을 돌파하고 전국으로 운영 지역을 확장했다. 지난달에는 번개장터와 손잡는 등 제휴처도 늘려나가고 있다.
전기차 충전·로봇 배달 등 라스트마일 물류의 근거지로 꼽히는 주차장도 최근 들어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2월 GS그룹의 주차장 운영 계열사인 GS파크24 지분 전량을 650억원에 인수했다. 카카오 측은 지난 2017년 주차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1,600개 이상의 주차장을 운영 중이나 대부분을 직영이 아닌 제휴 방식으로 운영해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인수를 계기로 400개 이상의 직영 주차장을 확보하며 최신 기술을 접목해 볼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다량 확보하게 됐다.
반면 티맵은 라스트마일 물류 영역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초 ‘티맵유어퀵' 사전 테스트를 진행하고 특허청에 상표 출원도 했지만 이후 출시는 감감무소식인 상황이다. 주차장 시장도 카카오에 비해 2년 늦게 뛰어들어 여전히 후발주자다. 최근 주차장 2,000여개를 운영하는 나이스파크와 제휴를 맺으며 출시 당시 200개에 불과하던 주차장 수를 크게 늘리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제휴인 만큼 400개 이상의 직영 주차장을 확보한 카카오 측에 비해선 기술 적용 및 고도화에 있어 한계가 있다.
우버와 손잡고 야심차게 진출한 택시 시장에서도 카카오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주(12월 27일~1월 2일) 우티의 주간활성이용자(WAU)는 17만 명을 기록했다. 20만 명 선이 붕괴된 건 지난 11월 15일 이후 처음이다. 반면 같은 기간 카카오 T 이용자는 517만 명으로 직전 주(12월 20일~12월 26)의 509만 명 대비 증가했다.
대리 시장에서도 카카오를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주(12월 27일~1월 2일) 카카오 T 대리 기사용 앱의 WAU는 10만 명 가량인 반면 티맵 안심대리 기사용 앱은 2만3,000여명에 그쳤다.
지난달 7일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기치로 사용자 경험·화면(UI·UX)을 전면 개편한 후 이용자 수가 외려 감소하기도 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맵 애플리케이션(앱)의 주간활성이용자(WAU) 수는 개편 직전인 지난 11월 5주(11월 29일~12월 5일) 860만 명을 기록했지만 이어 12월 1주 856만 명, 2주 850만 명, 3주 836만 명을 기록하며 지속 하락세를 보이다가 마지막 주 838만 명으로 가까스로 소폭 반등했다.
UI·UX 개편이 앱의 직관성을 떨어뜨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업데이트 이후 애플 앱스토어에는 “킥보드 등 자주 사용하지 않는 메뉴가 첫 화면에 추가돼 불편하다", “내비 앱이라는 기본에 충실하기 바란다" 등의 비판적인 리뷰가 이어지고 있다.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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