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수형, 갑자기 왜 열창을"..자꾸 찾아보게 만드는 광고들의 공통점 [생생유통]

강민호 2022. 1. 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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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유괴단' '스튜디오좋' 등 제작사 관심
피로감에 더 이상 일방향적인 메시지 안 통해
제품 설명 대신 재미와 신선함으로 눈길 끌어
vogo x 김범수 광고 갈무리<사진제공=유튜브 갈무리>
[생생유통] 가수 김범수가 한 광고 촬영 현장에 도착한다. 광고주는 김범수에게 팬이라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인 '보고 싶다'를 그냥 열창만 해달라고 부탁한다. 김범수는 그래도 광고인데 자신이 업체에 대한 소개를 하겠다고 하지만 광고주는 극구 사양한다. 김범수는 광고주의 마음에 감동을 받고 무대 위에서 '보고 싶다'를 열창한다. 하지만 광고주에게는 엄청난 계획이 있었는데….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VOGO의 광고 초반부다. 지난달 6일 유튜브에 올라온 이 광고는 6일 현재 조회 수 206만회를 기록 중이다. 댓글에는 '눈을 뗄 수 없는 스토리텔링' '광고를 검색해서 보다니'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까지 있는 완벽한 광고' 등 극찬이 이어지며 네티즌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광고를 만든 제작사는 지난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되며 다시 한번 화제를 모은 '돌고래유괴단'이다. 송중기, 조민수, 정웅인, 유재명 등 화려한 캐스팅에 아침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스토리텔링으로 인기를 끈 맘스터치 광고, 유아인, 엄태구, 신구, 이경영, 태연 등 영화 못지않은 출연진으로 관심을 끈 게임 그랑사가 광고 등을 만든 돌고래유괴단은 독특한 '병맛' 콘셉트 광고를 선보이며 광고업계 대표 주자로 자리 잡았다.

유통업계 광고 방식이 변하고 있다. 제품 기능과 특징, 장점을 내세우는 데 바빴던 기존 광고에서 벗어나 이제는 독특한 감성으로 소비자가 직접 찾아 보게 만드는 광고가 뜨고 있다. 익숙한 내용을 재해석한 패러디 광고부터 스토리텔링형, 뮤지컬형 등 다양한 시도로 재미를 추구하며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돌고래유괴단과 함께 지난 12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된 '스튜디오좋'도 독특한 감성의 광고로 소비자에게 관심을 받는 광고 제작사다. 스튜디오좋의 대표작 중 하나는 '65년째 감칠맛 내는 조연, 미원'이다. 각종 요리의 감칠맛을 살리고도 MSG에 대한 오해 때문에 찬장 속에 숨어 있어야 했지만, 그 숙명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미원을 의인화해 드라마 형식으로 제작한 광고다. 미원을 여자 주인공 곁에서 묵묵히 지키고 보살피지만, 결정적 순간에 남자 주인공이 그 공을 가져가고 결국 사랑하는 여자마저 뺏기고 마는 서브남(남자 조연)으로 표현한 것이다. 배우 김지석이 '미원'으로 분장해 대형 미원 패키지 의상을 입고, 직접 일기예보의 노래 '인형의 꿈'까지 애절하게 불러 재미를 배가시켰다.

삼양식품, 불닭 유튜브 광고 `불타오르게, 위대하게`<사진제공=삼양식품>
스튜디오좋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 삼양라면 '평범하게, 위대하게'와 불닭 브랜드 '불타오르게, 위대하게'가 있다. 각각 슈퍼주니어 규현과 (여자)아이들 소연이 노래와 목소리를 맡은 두 광고는 뮤지컬 형식을 차용한 애니메이션으로 6일 현재 각각 유튜브 조회 수 905만회와 746만회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한섬 웹드라마 `바이트씨스터즈` 포스터<사진제공=한섬>
웹예능이나 웹드라마 형식을 차용한 브랜디드 콘텐츠 광고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11월 종영한 '바이트 씨스터즈'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 전문기업 한섬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푸쳐핸썸(Put Your HANDSOME)'에서 선보인 웹드라마다. 일제강점기 시대부터 이 땅에 살고 있는 뱀파이어들의 이야기로, 브랜드 로고 노출 없이 등장 배우들이 한섬 의상을 입고 나오며 콘텐츠에 자사 제품을 녹였다. 누적 조회 수는 공개한 지 한 달여 만에 1100만회를 넘겼고,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CU도 자사 유튜브 채널 '씨유튜브'에서 자체 제작한 웹예능 '?o퍼맨' 시즌2를 지난 11월부터 방송 중이다. 가수 데프콘이 슈퍼맨 복장을 하고 길거리에서 만난 시민에게 CU 인기 상품을 맞춤 판매하며 생기는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내용이다. 롯데백화점은 부캐(부캐릭터) 마케팅으로 '오떼르'라는 이름의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채널을 각각 개설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유튜브 채널 '오떼르 Hauteur the day'를 통해 '이달의 소녀' 츄와 희진이 진행하는 웹예능 '미션컴플희츄' '츄진단'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과 연결된 평행세계 '로떼배카르' 대륙의 세계관 최강자를 위한 칭호, '오떼르'가 되기 위한 K공주의 미션 수행기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진행된 웹예능으로 관심을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소통 방식은 더 이상 소비자에게 통하지 않는다"며 "고객이 자연스럽게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제품에 친근감을 갖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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