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벤츠사랑', 이젠 끝났다..'이 갈던' 제네시스, 2년 연속 '별들의 전쟁' 승리[세상만車]
국내서 2019년까지 벤츠에 완패
G80, E클래스 2년연속 완전제압
S클래스에 졌던 G90, 승기 잡아
제네시스가 메르세데스-벤츠를 2년 연속 제압했다. 완벽한 승리를 거두며 국내 프리미엄 브랜드 대표주자가 됐다. 삼각별 벤츠를 잡은 비결은 별을 잡은 데 있다.
7일 현대자동차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해 벤츠를 압도하는 판매실적을 거둬들였다.
벤츠는 수입차 브랜드 판매 1위 자리를 6년 연속 차지하는 성과를 거둬들였지만 제네시스엔 역부족이었다.
2019년까지 벤츠보다 판매대수가 적었던 제네시스는 2020년 12년 만에 '타도 벤츠'에 성공한 뒤 지난해에도 판매 전쟁에서 벤츠에 승리했다. 2년 연속 벤츠를 압도했다.
제네시스는 플래그십 세단 경쟁에서는 지난해 처음으로 벤츠에 졌다. 제네시스 G90은 지난해 전체 판매대수에선 벤츠 S클래스에 밀렸다.
그 대신 신형 G90이 지난해 12월 출시되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계약 개시 첫날에만 벤츠 S클래스 1년 판매대수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뛰어나고 계약실적이 우수한 차량에 반도체를 우선 공급하면서 출고대란에 대처하는 현대차 전략을 감안하면 올해 초부터 벤츠 S클래스보다 더 많은 실적을 거둘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제네시스는 성공의 상징 '별'을 앞세워 삼각별 벤츠를 이기며 '별들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제네시스 판매대수는 2019년 5만6801대, 2018년 6만1345대에 그쳤다. 벤츠 판매대수는 각각 7만8133대, 7만798대에 달했다.
제네시스는 2020년 10만8384대를 판매하면서 복수혈전에 성공했다. 판매대수는 전년(5만6801대)보다 90.8% 증가했다.
반면 벤츠 판매대수는 7만6879대로 전년보다 줄었다. 수입차 1위 자리는 지켰지만 프리미엄 1위 자리는 제네시스에 빼앗겼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총 13만8756대 판매됐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발생한 생산·출고 대란에도 불구하고 판매대수가 전년(10만8384대)보다 28% 증가했다.
벤츠도 출고 대란 악재 속에서 선전했지만 제네시스엔 역부족이었다. 벤츠는 지난해 7만6152대가 팔렸다. 전년(7만6879대)보다 0.9% 감소했다. 수입차 브랜드별 판매 1위 자리를 6년 연속 지킨 게 그나마 위안이 됐다.
제네시스 G80은 2019년까지 벤츠 E클래스에 프리미엄 모델 1위 자리를 내줬다. 벤츠 E클래스는 프리미엄 가치, 품격 높은 디자인, 탄탄한 성능에 힘입어 제네시스 G80을 압도했다. '묻지마 벤츠 사랑'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신형 제네시스 G80은 2020년 5만6150대가 판매됐다. 전년(2만2284대)보다 152% 폭증했다. 벤츠 E클래스는 2020년 3만2480대 팔렸다.
신형 제네시스 G80은 제네시스 BH·DH가 풀지 못한 숙제를 해결했다. 12년 만에 국내에서 벤츠 E클래스를 잡았다.
지난해에는 벤츠 E클래스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신형 제네시스 G80은 지난해 5만9463대 판매됐다. 전년(5만6150대)보다 5.9% 증가했다.
반면 벤츠 E클래스는 같은 기간 2만6109대 판매됐을 뿐이다. 2년 연속 국내 프리미엄 모델 판매 1위 자리를 제네시스 G80에 내줬다.
2020년부터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판매대수가 1만9대로 전년(1만7542대)보다 42.9% 감소했다.
글로벌 플래그십 세단 시장을 주도하는 벤츠 S클래스의 공습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벤츠는 중국과 미국 다음으로 벤츠 S클래스가 많이 판매되는 한국에 공들였다.
벤츠 S클래스(마이바흐 모델 포함)는 2000년 6324대 팔리면서 제네시스 G90을 거세게 추격했다.
판매실적만으로는 벤츠 S클래스의 '압승', 제네시스 G90의 '참패'다. 제네시스 G90은 국내 플래그십 세단 1위 자리도 벤츠 S클래스에 처음으로 내줬다.
그 대신 신형 G90이 지난해 12월 출시되면서 굴욕과 아픔을 곧장 씻어냈다. 계약 개시 첫날인 지난해 12월 17일에만 1만2000대에 달하는 실적을 올렸다. 벤츠 S클래스 1년 판매대수보다 더 많은 계약대수다.
제네시스 G80을 프리미엄 대표 차종으로 올려놓은 1등 공신은 '성공 이미지'다. 제네시스 G80은 직장에서 별(임원)을 달아야 탈 수 있는 차종으로 여겨진다.
제네시스 G80은 대중화 길을 걷고 있는 현대차 그랜저 뒤를 이어 성공의 아이콘이 됐다. 그랜저보다 더 '급'이 높은 임원용 차로 자리매김했다.
대기업의 경우 별 1~2개 임원은 그랜저나 기아 K8, 별 2~3개 임원은 G80이나 K9, 별 4개 이상 임원은 제네시스 G90을 제공받는다. 직장인의 로망인 '별'을 달아야 탈 수 있는 차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글로벌 행사에 '의전차량'으로 자주 등장한 것도 성공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지난해에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G20 발리 정상회의'에서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이 공식 VIP 차량으로 선정됐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로드앤트랙은 "신형 G80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새롭고 멋진 디자인 언어를 통해 BMW 5시리즈, 아우디 A6,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등과 경쟁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제네시스 G90도 성공 이미지를 앞세워 국내에서 '사장·회장님 1호차'로 자리 잡았다. '성공 끝판왕' 대접을 받았다. 대기업에서 전체 직원의 1%도 채 되지 않는 사람만 탈 수 있기 때문이다.
호재도 생겼다. 지난해 말 '별 셋' 삼성그룹이 임원 직급체계를 개편하면서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삼성은 전무 직급을 없애고 부사장과 통합했다. 부사장 이하 직급체계가 상무-부사장으로 단순화됐다.
삼성전자에서만 100여 명에 달하는 부사장이 탄생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별을 단 임원들에게는 직급에 맞는 차종을 제공했다. 상무는 현대차 그랜저, 전무는 제네시스 G80, 부사장 이상은 제네시스 G90이다.
새로 부사장이 된 임원들도 모두 제네시스 신형 G90을 제공받을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 전체 판매대수에서 대기업 임원용 G90 비중은 매우 적다. 그 대신 '성공의 상징'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알려지게 됐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벤츠는 국내에서 경제적 성공, 제네시스는 사회적 성공을 각각 상징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제네시스는 브랜드 가치가 최근 상승기류를 탄 데다 디자인과 성능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어 올해도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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