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에.. 운동하며.. '귀로 듣는 독서' 급속히 번진다 [이슈 속으로]
이동 중에 멀티태스킹 가능 장점
영상보다 덜 피곤하면서 효율적
팟캐스트에 익숙한 2030세대서
4050세대 넘어 급속 확산 추세
도서관·지자체 등 발빠른 대응
커피숍 등도 오디오북 서비스
국내 유통 규모 300억원대 불과
5년내 조 단위 매출 성장 전망 전문
성우 녹음 등 경쟁 치열해
월정액 내고 무제한 이용 출시
책 본래 결 살리는 낭독 등 필요

◆이동 중인 2030세대 중심…최근엔 4050세대로 확산세
오디오북은 그동안 팟캐스트 등에 익숙한 2030세대가 주로 이용해 왔다. 유튜브 등 영상에 익숙한 이들 세대는 음성 콘텐츠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오디오북이 풍부해졌고 서비스와 플랫폼도 다양해지면서 이용 흐름이 40대와 10대로도 확산하고 있다. 특히 노안이나 눈의 피로를 호소하는 50대 이상도 이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영상이 대세인 시대에 왜 사람들은 오디오북에 빠져들까. 우선 영상 콘텐츠에 비해 상대적으로 눈의 피로가 없다는 점이 꼽힌다. 이와 함께 다른 일도 동시에 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도 장점으로 꼽힌다. 산책이나 운동을 할 때도, 통학이나 통근을 할 때도, 심지어 일을 하면서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여러 번 반복해 듣는 것도 어렵지 않다는 반복 소비의 가능성도 주요한 특징으로 거론된다.
월정액 오디오북 서비스 플랫폼 윌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윌라의 오디오북 이용자 524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오디오북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시간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인 것으로 나타났고, 그 뒤를 ‘운전할 때’가 이었다. 전체 이용자의 69%가 이동 중 오디오북을 청취한다고 답했다.
◆“시스템 갖추자” 도서관도, 커피숍도 분주
오디오북이 새 콘텐츠 이용 및 독서 트렌드로 부상하자 각급 도서관과 지방자치단체, 심지어 민간인 커피숍 등에서도 오디오북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먼저 서울 양천구립도서관은 3일부터 베스트셀러 위주로 417권의 오디오북에 대한 무료 서비스를 시행한다. 시민들이 코로나19로 도서관 방문이 어려워진 상황을 감안, 다양한 독서 경험을 주기 위한 조치다. 장애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국립장애인도서관도 이미 이동과 독서가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해 오디오북 웹서비스를 시행해 왔다.
이디야커피의 행보도 돋보인다. 고객들이 커피만 마시는 게 아니라 즐거운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국립중앙도서관 본관점 등 직영점 10여곳에서 윌라 오디오북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즉 직영점 내에서 무선 와이파이에 연결하면 별도의 멤버십 가입 없이 윌라의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정부도 적극 거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3년째 오디오북 제작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엔 문학, 아동청소년, 사회, 문화, 과학, 종교 등 총 416종을 선정해 종당 최대 400만원의 실비를 지원했다.
◆가능성 무궁무진…“5년 내 조 단위로 성장할 듯”
국내 오디오북 시장은 아직 충분히 성숙하진 않았다. 미국의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이 보유 중인 오디오북이 무려 40만권 안팎인 것에 비해 국내에서 유통 중인 한국어 오디오북은 겨우 2만여권에 불과하다. 국내 오디오북 시장 규모 역시 아직 300억원대로 추산된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 역시 기자와의 통화에서 “과거 테이프나 CD 형태의 오디오북이 있긴 있었지만 소규모였는데, 최근 스마트폰이 대중적으로 보급되면서 음원 형식의 새 독서 양식으로 보급되고 있다”며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있고, 책 읽기가 피곤한 바쁜 현대인들이 병행해서도 들을 수 있어서 앞으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업체 경쟁 치열…“이용자 편의 제고 협업틀 필요”

다만, 향후 이용자가 급증하고 시장이 커질 것을 감안해 전체 오디오북 검색 사이트의 구축과 이용자 접근성의 보장, 책 본래의 결을 살리는 낭독과 제작 관행 수립 등 다양한 제도나 시스템, 관행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 대표는 “현재 전체 오디오북을 종합적으로 검색할 사이트가 없어서 비교 분석할 토대가 미흡하고,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경쟁이 심해지면서 독점 서비스가 크게 늘고 있는데 이는 나중에 가입하지 않는 이용자들의 접근성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큰 틀의 협업 구조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인기 성우나 배우 등이 제작에 대거 참여하는 현상과 관련해 “최근 오디오북을 만들면서 유명 성우 등을 동원해 과도하게 극화하는 흐름이 있는데, 책 본래의 콘텐츠 결을 살려주고 좀 더 담담하게 제작해 상상력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책 콘텐츠 본래의 결을 살려주는 방향으로 저자와 일반 독자들이 참여할 창구를 더 많이 만들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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