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별 형성의 비밀 실마리 제시한 성간 자기장

서동준 기자 2022. 1. 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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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네이처'는 5일자 표지로 황소자리의 분자 구름에 덮인 '성간 자기장' 이미지를 실었다.

또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파올라 카셀리 독일 막스플랑크 우주물리학연구소 교수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와 인터뷰에서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분자 구름의 중심부가 아닌 자기장이 약한 중간영역에서 항성 형성(핵융합)이 시작될 것으로 짐작된다"며 "다른 분자 구름에서도 이를 입증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 알려진 항성 형성 과정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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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 구름 중심부 아닌 중간 영역에서 항성 형성 시작될 것
네이처 제공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5일자 표지로 황소자리의 분자 구름에 덮인 ‘성간 자기장’ 이미지를 실었다. 성간 자기장은 태양과 같은 항성의 탄생 과정을 밝힐 열쇠와 같다.

항성의 탄생은 수많은 분자가 똘똘 뭉치는 것으로 시작된다. 대부분 수소 분자로 이뤄진 분자 구름은 질량이 커지면 중력에 의해 붕괴되는데, 이때 물질들이 중심부로 끌려 들어간다. 이로 인해 내부 밀도가 높아지면 핵융합이 일어나게 된다. 항성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분자 구름의 안팎에 있는 자기장이 수소 분자가 붕괴되지 않도록 붙잡고 있다. 이 자기장이 소멸해야만 비로소 분자 구름이 붕괴되면서 별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자기장의 방해 때문에 분자 구름에서 항성 형성이 시작되기까지만 수백만 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 디 중국과학원 교수는 이를 정확히 알아내기 위해 2003년에 분자 구름 내외부 자기장의 세기를 측정하는 ‘힌사(HINSA·)’라는 기술을 개발했다. 분자 구름의 자기장은 분자 구름에 있는 원자나 분자가 방출하는 스펙트럼 중 일부를 여러 개의 선으로 분열시킨다. 이를 제이만 효과라고 부른다. 힌사는 이 분열된 선을 감지함으로써 자기장의 세기를 알아내는 기술이다.

리 교수는 푸에르토리코에 위치한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에 힌사 기술을 적용해 지구에서 약 450광년 떨어진 황소자리에 위치한 분자구름 ‘L1544’의 자기장을 관측했다.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은 지름 305m로, 2016년 중국에 지름 500m의 구면전파망원경(FAST)이 완공되기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큰 전파망원경이었으며 2020년에 폐쇄됐다.

리 교수는 이를 통해 분자 구름 외부와 가장 중심의 자기장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미처 측정하지 못했던 분자 구름 외부와 중심부 사이의 중간 영역에 있는 자기장 세기를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버지니아대와 함께 FAST로 측정해 마침내 국제학술지 ‘네이처’ 5일자에 발표했다.

측정 결과 중간 영역의 자기장 세기는 4마이크로가우스(μGauss)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구 자기장보다 600만분의 1 수준으로, 천문학자들이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약한 수준이었다. 연구팀은 이전에 알려졌던 것보다 10배는 더 빨리 항성 형성이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파올라 카셀리 독일 막스플랑크 우주물리학연구소 교수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와 인터뷰에서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분자 구름의 중심부가 아닌 자기장이 약한 중간영역에서 항성 형성(핵융합)이 시작될 것으로 짐작된다”며 “다른 분자 구름에서도 이를 입증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 알려진 항성 형성 과정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리 교수는 FAST나 멕시코, 호주 등에 있는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다른 분자 구름을 연구해볼 계획이다.

[서동준 기자 bi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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