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예쁘시네요"..이재명 캠프, 국민 소통 채널서 '얼평' 논란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에서 만든 소통 플랫폼 ‘이재명플러스’ 담당자가 카카오톡 채널에서 이재명 대선후보 관련 질문을 한 여성에게 “예쁘실 것 같다”며 얼평(얼굴 평가)을 했다가 여성이 항의하자 사과했다. 지난달 29일 오픈한 ‘이재명플러스’ 카카오톡 채널은 국민이 이 후보 관련된 질문을 하면, 캠프 담당자가 실시간으로 답을 해주고 있다.
6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당원게시판에는 “이재명 플러스 카톡 채널에서 국민 얼평까지 해주시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민주당 당원인 작성자 A씨는 이날 새벽 4시 12분 이재명플러스 카카오톡 채널을 추가한 뒤 ‘이재명이 대장동 몸통이냐’고 물었다. 5시간 뒤 담당자가 “속상하신 마음에 저희에게 메시지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따로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후에도 답이 없자, A씨는 “언제 답변 주실 건가요?”라고 재촉했고, 담당자는 “아이고 선생님. 제가 밥을 먹고 왔어요ㅠ-ㅠ”라고 했다.
A씨가 “고생이 많으세요”라고 격려하자 담당자는 자신이 먹은 점심 메뉴를 읊은 뒤 갑자기 “선생님 이름도 참 예쁘십니다. 예쁘신 이름에 사진도 참 예쁘시네요”라며 얼평을 했다. 여기서 사진은 A씨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다. 이어 A씨 이름을 언급하며 “제가 좋아하는 웹툰 여주(여자주인공) 이름과 동일합니다. 저희에게 찾아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라고 했다.
A씨가 “이재명 질문에는 대답을 못하시고 제 이름이랑 얼굴은 왜 들먹거리시는지 모르겠네요. 이재명 캠프는 시민에게 외모가 어떻다는 이야기밖에 못하는가 싶네요”라고 따지자, 담당자는 “죄송합니다. 원하시는 답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사과했다.
30분 뒤인 오후 4시 31분. 담당자는 “대장동 관련 답변은 기사에 보도된 내용 외 저희도 아는 내용이 없습니다”라고 했다. 질문한 지 12시간 만에 나온 답변이었다.
A씨는 “그렇다면 알겠습니다. 한 가지만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시민과 소통하러 개설한 채널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문의 보낸 시민의 얼굴과 이름을 운운하며 질문과 관계없는 답변을 하시는 것은 협박성으로 느껴진 여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후보 측 캠프인데 품위와 예의를 좀 지켜주실 필요가 있지 않은가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라고 했다.
잠시 후 이재명플러스 채팅상담 팀장이 등장해 장문의 카톡을 남겼다. 팀장은 “선생님의 이름과 프로필 사진에 대한 발언을 한 것은 이유를 불문하고 잘못된 발언임을 인정합니다. 소통하면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못한 점과 공격적인 발언으로 선생님께서 협박을 당하신 것 같은 느낌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 발생하지 않도록 팀원들 교육과 관리에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약속한 뒤, A씨에게 직접 전화로 사과하고 싶다며 연락처를 요청했다.
이에 A씨는 “카톡에 나와 있는 이름과 프로필 사진을 가지고도 이름이 어떻네 외모가 어떻네 하시는데 제가 뭘 믿고 캠프에 연락처를 드릴까요.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구색을 맞췄으나 사실상 이재명과 캠프를 비판하는 국민들에게 모멸감을 주고자 운영하시는 채널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라며 온라인상에 대화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A씨가 민주당 당원게시판에 올린 대화 내용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 퍼졌고, 이를 본 네티즌들은 “국민에게 얼평이라니. 수준 참”, “캠프에서 벌어진 일이 맞냐.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재명플러스 카카오톡 채널 관계자는 7일 조선닷컴에 “국민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채팅 담당자인 자원봉사자가 실수를 범했다.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점을 바로 인지하고 사과드렸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담당자는 무기한 출근 정지 처분을 받은 상태고, 조만간 캠프에서 해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얼평’을 한 이유에 대해선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하지만 채팅도 감정노동이지 않냐. 대장동 관련 질문이 계속 나오니 담당자가 실수를 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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