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밤 일기쓰듯 그려낸 그림..사람들은 왜 열광할까 [아트마켓 사용설명서]
콰야 작가(본명 서세원·31)의 '창밖의 별 바라보기'(2021)는 고요한 밤 각자 서로 다른 사색에 빠진 듯한 세 사람을 한 폭에 담아낸 작품이다.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서울 강남구 이길이구 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 '태도의 대하여'에서 처음 선보였다.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것, 존중이 필요한 다양한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작가만의 시선에서 풀어냈다.
콰야 작가는 매일 밤 일기를 쓰듯 그림을 그려낸다. 그의 작업은 하루를 마무리하며 하나둘 떠오르는 기억들을 나름의 방식으로 기록해나가는 과정이다. 때때로 그 기억 속 장면들은 작가만의 무심한 듯 거칠고 자유로운 필치를 통해 새롭게 재해석되고 변형된다. 일상에서 익숙하게 마주할 수 있는 보통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면서도 어딘가 낯선 느낌이 드는 이유다.
밤이라는 시간은 콰야 작가 작품의 배경으로도 자주 등장하는 요소다. 하지만 작품 속에서 표현된 밤은 밤이 가진 쓸쓸하고 고독한 분위기와는 반대로 밝고 찬란하다. 마치 동심을 품은 어린 시절로 돌아가 동화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어두운 밤하늘에 두 사람이 등을 맞대고 별을 쏘는 장면을 그린 이번 전시의 또 다른 작품인 '별을 쏘다'(2021) 역시 이런 기분 좋은 상상을 자극한다.
실제로 콰야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린 아이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작가가 특별한 의도를 갖고 어린 아이를 그렸다기보다는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인물이 어린 아이 느낌으로 표현된 것에 가깝다. '세상을 단순하게 바라보고, 꿈을 꾸고, 비현실적인 상상을 하는 소년과 소녀의 마음을 닮고 싶다'는 작가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어쩌면 작가가 바라본 우리의 일상은 너무 복잡하고, 꿈을 꾸기 힘들고, 지나치게 현실적인지도 모른다.
유독 콰야 작가의 작품에 하늘을 보듯 위를 올려다보고 있는 인물이 자주 나타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그는 "생각해보면 여유가 있을 때 하늘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아름다움을 느끼고, 노을 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따뜻함을 느끼고, 별이 떠 있는 하늘을 바라보며 평온함을 느낀다"며 "많은 이들이 일상에서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콰야 작가는 대학에서 의류디자인을 전공했다.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대학 때부터 틈틈이 그려왔던 그림에 좀 더 집중하고 싶다는 생각에 자금을 모아 작업실을 꾸렸을 뿐이다. 그래서인지 콰야 작가의 작업은 회화(페인팅)와 드로잉부터 삽화(일러스트레이션), 동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든다. 콰야 작가 작품은 그림이 새겨진 엽서, 에코백, 노트 등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먼저 이름을 알린 그는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의 컬래버레이션(협업)에도 거리낌이 없는 편이다. 아직 먼저 제안하기보다는 주로 협업 제안이 들어오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해 하나둘 도전해보는 식이었다. 밴드 잔나비가 2019년 발매한 정규 2집 '전설'의 앨범 재킷 삽화 작업도 그렇게 참여하게 됐다. 콰야 작가는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꾸준한 작업 덕분에 최근 미술계의 떠오르는 샛별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국내 여러 대형 아트페어에도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그야말로 '완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10월 열린 국내 최대 미술품 박람회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 서울'에서는 총 24점의 작품이 모두 팔렸다. 콰야 작가는 "제가 하는 대단할 것 없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많은 분이 들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신다는 것은 대단히 감사하고 놀라운 일"이라면서도 "평소 '능력만큼의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만큼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고 담담히 밝혔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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