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 "'멸공' 정용진, 윤석열 수준" 말하자..尹, 이마트에서 멸치·콩 샀다

윤석열, 이마트에서 멸치와 콩 등 구매
野 "밥상 물가와 방역패스 문제 점검"
정용진, 시진핑·김정은 사진 올리고 "멸공" 쓰자
조국 "거의 윤석열 수준"..정용진 "리스팩"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이마트를 찾아 장을 보고, 최근 물가와 방역패스(백신패스) 문제를 점검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최근 SNS에서 ‘멸공’을 반복해서 말하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고 한 가운데, 그 하루 뒤 윤 후보가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이마트를 찾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이마트 이수점에서 장을 보며 여수멸치를 카트에 담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 선대위는 “윤 후보가 이날 낮 12시 이마트 이수점에서 장을 보고, 밥상 물가와 방역패스 문제도 다시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날 윤 후보의 이마트 방문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윤 후보를 언급하며 정용진 부회장을 비난한 하루 뒤에 이뤄졌다. 조 전 장관은 전날(7일) 트위터에 정 부회쟝을 겨냥해 “21세기 대한민국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멸공’이란 글을 올리는 재벌 회장이 있다. 거의 윤석열 수준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정 부회장은 이날 조 전 장관의 글을 캡처해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리스팩”이라고 썼다. ‘리스펙’은 존경한다는 영어 단어 리스펙트(respect)를 힙합 뮤지션들이 상대방의 랩을 듣고 실력을 극찬하면서 쓰는 말이다. 정 부회장은 반어적인 표현으로 ‘리스팩’이라고 쓴 것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는 이날 이마트에서 카트를 끌고 다니며 여수멸치, 약콩, 인스턴트 라면, 사과 등을 넣었고, 계산을 마친 후 장바구니에 옮겨 담았다. 인스타그램에는 ‘#달걀’ ‘#파’ ‘#멸치’ ‘#콩’ 이라는 해시태그를 올렸다. 정 부회장의 ‘멸공’에 동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이마트 이수점에서 장을 보며 카트에 약콩을 넣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 5일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끝까지 살아남을 테다 #멸공!”이라는 글을 올렸다. 멸공(滅共)은 공산주의자를 멸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인스타그램은 ‘폭력 및 선동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위반한다’며 게시물을 삭제했다. 정 부회장이 공개 항의하자 인스타그램 측은 6일 “시스템 오류로 삭제됐다”며 글을 복구했다.

정 부회장은 최근 인스타그램에 ‘멸공’ 단어를 넣은 게시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15일 평소 알고 지낸 피자집을 응원한다는 취지로 이 가게의 기념품인 붉은 색 지갑을 손에 든 사진을 올렸다. 그는 “뭔가 공산당 같은 느낌인데ㅠㅠ 오해 마시기 바랍니다”면서 ‘#난공산당이싫어요’라는 해시태그도 달았다.

정 부회장은 주위 사람들이 “강렬한 빨간색이 중국 공산당을 연상시킨다”고 농담하자, 별 뜻 없이 이런 설명을 올렸다고 한다. 그런데 이 글이 친여(親與)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되자 ‘민주당을 공격하기 위해 쓴 글’ 라는 해석이 붙었고, 일각에선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에 대해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는 글까지 올라왔다.

인스타그램 캡처

정 부회장은 이후 ‘공산당이 싫다’는 발언을 더 적극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지난 6일에는 오후 11시쯤 인스타그램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사진이 들어간 ‘한국이 안하무인인 중국에 항의 한 번 못 한다’는 내용의 기사 캡처 화면을 올리면서 ‘멸공’ ‘승공통일’ ‘반공방첩’ 등의 해시태그를 달았다.

이 게시물이 논란이 되자 정 부회장은 사진을 삭제했다. 대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관련 게시물을 올리며 “나의 멸공은 중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로지 우리 위에 사는 애들(북한)에 대한 멸공”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을 소국으로 칭한 것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반감 때문에 나온 반응이었다. 다들 괜히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달 28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간담회에서 “현 정부가 중국 편향적인 정책을 써왔지만 한국 국민들, 특히 청년들 대부분은 중국을 싫어한다”고 했다. “과거엔 그렇지 않았는데 중국 사람들, 중국 청년 대부분이 한국을 싫어한다”고도 했다. 또 그는 “우리가 한미일 튼튼한 공조에 기반해 중국을 상대했을 때는 서로가 굉장히 호감을 갖고 사업이나 문화 협력 등에 좋은 결과를 나타내고, 양쪽 국민 모두 호의적이었다”면서 “(하지만) 이 정부 들어서서 중국 편향적인 정책을 펴고, 미중 간의 중간자 역할을 하겠다고 했으나 결국 관계가 나쁘게 끝났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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