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시속 270km' 무인 레이싱 아찔..'졌잘싸' 카이스트 4등
"신사 숙녀 여러분, 소프트웨어를 시작해주세요!"
7일(현지시간) 오후 12시 30분 미국 라스베이거스 모터스피드웨이. 장내 아나운서가 미국의 양대 레이스 대회 중 하나인 '인디'의 시작을 독특한 방식으로 알렸다. 대회 전통인 "엔진을 켜주세요"라는 문구 대신 '소프트웨어'를 쓴 것.
경기장 곳곳서 박수와 웃음이 흘러나왔다. 이날 레이스가 사람이 아닌 소프트웨어가 운전하는 '인디 자율주행 레이싱 챌린지'였기 때문이다. 대회에는 한국 카이스트, 독일 뮌헨공대, 이탈리아 밀라노 공대, 미국 오번대 등 세계 대학들이 모여 꾸린 5개 팀이 참가했다.
참가 팀은 모두 동일한 성능의 차량으로 경주를 하는데 오로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만으로 속도의 우위를 가린다. 라이다·레이다·카메라 등 센서들로 무장한 이 차량에는 운전석은 없고, 사람이 있을 자리에는 카메라가 달렸다. 빨라야 150㎞ 수준인 기존 자율주행과 달리 200~300㎞까지 달리는 고속 레이싱 자율주행은 그 기술 역량에 따라 주행 속도는 물론, 최고 속도까지 차이가 난다.
속도가 빠를 수록 GPS(위성항법시스템) 신호가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 등 인지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차체 자체도 고속에서 훨씬 불안정하기에 브레이크를 잘못 밟았다가는 균형을 잃고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안정성과 속도간 균형을 잘 잡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날 첫 경기는 카이스트와 오번대학 간의 대결이었다. 경기 방식은 1대1 토너먼트 형식으로 치러졌다. 서킷 안쪽을 달리는 차가 방어를, 바깥쪽을 달리는 차가 공격을 맡는다. 방어 차량이 먼저 출발하면 거리를 두고 공격 차량이 뒤따른다. 공격 차량이 방어 차량을 추월하면 점수를 얻고 공수가 바뀐다. 처음에는 저속으로 달리다가 점점 속도가 빨라지는데 최후까지 추격을 허용하지 않는 팀이 승리한다.
선공권을 쥔 카이스트 팀은 3바퀴째에 오번대 팀을 시속 100마일(160㎞)로 추월했다. 이후 오번대 팀 차량은 GPS 관련 오류로 멈춰섰고, 카이스트가 다소 싱겁게 첫 승리를 거머줬다. 카이스트의 두번째 상대는 홀로 주행에서 시속 172마일(276㎞)을 기록한 강력한 우승후보인 폴리무브(밀라노공대와 미 앨라배마대 협력팀).
경기가 시작한 이후 첫 2~3 바퀴 동안은 엎치락뒤치락 추월전이 계속됐지만 카이스트 팀은 시속 125마일(201㎞)의 벽을 넘지 못했다. 카이스트의 당초 목표 시속은 120마일로, 125마일 이후의 주행 경험이 적어 사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가속을 멈췄다. 이에 폴리무브 차량과의 거리는 점점 벌어졌고, 결국 패배하면서 4위를 기록했다.
폴리무브팀은 결승전에서 직전 대회 우승자인 독일 뮌헨대의 툼팀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양팀의 경기는 결승전답게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이른바 '칼치기'를 통한 추월전을 시속 200㎞이 넘는 속도에서 이어나갔다. 마지막에 뮌헨공대의 차량이 제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도로를 이탈했고, 결국 빙글빙글 돈 뒤에 멈춰서면서 경기가 끝났다.
화려한 피날레였지만 현재 고속 자율주행 레이싱 기술의 한계도 드러냈다. 당초 이번 대회는 자율주행 기술의 한계로 실제 레이스처럼 한 번에 5팀이 동시 출전이 어려웠다. 두 대만 출전했음에도 중간중간 잔고장으로 경기 자체가 수차례 미뤄졌다. 특히, 차량들이 추월할 때 서로를 인식한듯 동시에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속도가 느려지는 것처럼 보였다. 극한의 속도를 추구하는 레이싱보다는 고속 자율주행에 그친 셈이다.
단, 이제 시작 단계이기에 가능성은 충분하다.
카이스트 팀을 이끈 심현철 교수는 "고속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면 서울에서 대전까지 1시간이면 충분할 것"이라며 "한국과 달리 속도제한이 없는 독일 아우토반에서는 즉각 이 기술이 사용되는 등 자율주행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우리는 팀원이 4명이었지만 독일에서는 30명도 넘게왔다"며 "차량비 등 예산이 5억~6억이 들었는데 (국내)연구 수준이 올라가려면 기업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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