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지 않은 세상서 편히 쉬길" 평택 순직 소방관, 눈물의 영결식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공사장 화재현장에서 순직한 119구조대원에 대한 영결식이 8일 엄수됐다.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평택시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송탄소방서 119구조대 소속 이형석(50) 소방경, 박수동(31) 소방장, 조우찬(25) 소방교 등 순직 대원 3명에 대한 영결식이 경기도청장(葬)으로 거행됐다.
영결식에는 유족, 동료 소방관 등 200여명이 참석해 순직한 소방관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 자리에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엄숙한 표정으로 순직 소방관들의 넋을 기리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영결식 진행 도중에는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보였다.
오병권 경기지사 권한대행은 영결사에서 “불길은 작지만 귀하디귀한 생명을 놓쳤다. 세분의 영웅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났다”며 “세 분의 숭고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소방관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순직 소방관들의 동료인 송탄서 채준영 소방교는 조사에서 “사랑하는 아들이었고 아버지였고 애인이었고 믿음직한 영웅이었던 이형석, 박수동, 조우찬. 세 분의 이름을 우리의 마음 속에 고이 간직해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형석 팀장님은 지금도 호탕한 목소리로 말씀하시며 저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주시는 것만 같다. 그런데 이제 그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며 울먹였다.
이어 “수동이는 정말 착하고 배려심 많은 동생”이라며 “새내기 우찬이는 가끔 엉뚱한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랑스러운 동생”이라며 고인들을 추억했다.
채 소방교는 “팀장님, 수동아, 우찬아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뜨겁지 않은 세상에서 편히 쉬시라”며 추모했다.
헌화식 동안 영정 앞에 선 유족들은 한참 동안 통곡했다. 뒤이어 문 대통령, 국회의원, 평택시장, 의용소방대원 등이 차례로 헌화했다.
영결식이 끝나고 운구 행렬이 식장을 천천히 빠져나가자 유족, 동료 소방관, 친구들의 오열이 이어지면서 장내는 슬픔으로 가득 찼다. 유족들이 “이렇게는 못 보낸다…불쌍해서 어떡해”라고 울부짖자 이를 바라보던 동료들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울음을 내보였다. 이형석 소방경의 노모는 “어떡해, 내 아들, 우리 아들…”하며 오열하기도 했다.
이날 고인들에게는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다. 유해는 이날 오후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앞서 이번 화재는 평택시 청북읍 고렴리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건물 1층에서 발생했다. 이달 5일 오후 11시 46분쯤 불이 났다는 신고가 처음 접수됐다. 구조대원 5명이 현장에 투입됐지만 3명이 미처 대피하지 못했다.
한편 경찰은 순직한 소방관 3명의 시신 부검을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열에 의한 사망 또는 질식사일 가능성’이라는 1차 구두 소견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사고가 발생한 건축물 시공사와 감리업체 등의 임직원 14명을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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