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코로나19 방역 '비상'.. 대비태세 영향 우려도
文대통령 "철저한 방역관리 협력".. 대책 마련 지시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최근 주한미군기지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미군 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일각에선 '한미연합대비태세를 유지하는 데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주한미군사령부가 매주 화요일 집계하는 주간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보면 지난달 28일~이달 3일 전국 미군기지에서 근무하는 장병·군무원 및 가족 등 관계자들 가운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인원은 모두 682명이다.
이는 주한미군사령부가 코로나19 확진자 집계 방식을 주간 단위로 변경한 작년 11월9일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그간 주한미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매주 20~40명대를 오르내리다 작년 12월7~13일엔 한 자릿수(5명)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지난달 14~20일엔 그 수가 75명으로 늘었다. 또 같은 달 21~27일엔 467명을 기록하는 등 벌써 3주째 주간 확진자 최다 기록을 갈아치운 상태다.
이로써 국내에서 보고된 주한미군 관련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3027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이달 3일 보고된 주한미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해외입국자는 1명에 불과한 반면, 나머지 681명은 국내 감염사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급증한 주일미군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대부분 미 본토 등 해외입국 사례로 추정되고 있는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이다.
현재 일본에선 오키나와·야마구치·가나가와현 등 주일미군기지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세를 보이면서 '미군발(發) 감염'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
실제 주일미군은 작년 9월 이후 미 본토로부터 배치되는 인원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경우엔 미국 출발 땐 진단검사(PCR)를 하지 않고 일본 도착 후 5일차에 PCR를 실시했으며, 기지 내에선 도착 후 격리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의 경우 세계 각지에 주둔 중인 다른 미군들과 마찬가지로 지난 2020년 12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해 작년 5월부턴 성인뿐만 아니라 10대 청소년들까지로 접종 대상을 확대했다.
그 결과, 주한미군 장병 등 근무자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화이자·모더나 개발 백신은 2회 접종, 얀센 개발 백신은 1회 접종 기준)은 작년 8월까지 약 85%, 그리고 현재는 90%대에 이르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주한미군 관계자들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건 Δ백신 접종 후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력이 약화된 데다, Δ작년 후반기부터 델타·오미크론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이종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와 관련 리 피터스 주한미군 대변인은 7일 주한미군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Δ코로나19 백신 접종과 Δ추가 접종 Δ방역수칙 준수를 "우리 자신과 가족, 그리고 우리 임무를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로 꼽으면서 장병 등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주문했다.
피터스 대변인은 "우리가 함께한다면 지역사회와 우리 임무를 보호하면서 바이러스 확산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주한미군은 현재 기지별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이나 백신 2차(얀센 백신은 1차) 접종 완료 후 2주 이상이 지난 뒤에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른바 '돌파감염' 사례는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국내 보건당국과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전북 군산 미 공군기지와 경기도 평택 소재 '캠프 험프리스' 및 오산 공군기지 등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보고됐고, 이 중엔 오미크론 감염자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주한미군 기지·장병들에 대한 더 철저한 (코로나19) 방역관리를 위해 주한미군과 긴밀히 협력하라"며 "기지 인근 주민과 미군 출입 영업장·시설 방역을 강화하는 특별대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라"로 지시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주한미군은 8일 낮 12시를 기해 공중보건방호태세(HPCON)를 기존 '브라보'(B)에서 '브라보 플러스'(B+)로 상향했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은 기지 밖 식당, 술집, 나이트클럽, 헬스장, 영화관, 사우나 등 이용이 금지됐다. 응급 상황이나 보건·의료 및 종교적 목적 등 제한된 경우에만 외부 활동이 가능하다. 또 공무 수행이나 서울에 거주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서울을 오가는 것도 금지됐다.
주한미군은 이와 함께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우리 정부의 방역지침을 준용, 지난달 3일부턴 모든 해외입국자에 대해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10일 간 격리조치를 취하고 있다.
앞서 주한미군은 모든 해외입국자들에 대해 2차례 PCR을 포함한 2주 간 의무격리를 시행해오다 작년 10월부턴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가 2차례 PCR 중 1차에서 음성 반응을 보였을 땐 격리를 해제토록 했었다.
피터스 대변인은 "주한미군은 기지 내외 코로나19 상황을 매일 점검하고 있다"며 "우린 '오늘밤에라도 싸울 수 있는'(fight tonight) 대비태세와 한국을 어떤 위협이나 적으로부터도 방어하고 보호한다는 의무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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