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대통령 '경고 없이 사살' 명령 후 거리 시신·반복적 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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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비상사태가 나흘째로 접어든 7일(현지시간) 대통령이 군에 '시위대를 향한 경고 없는 사살'을 명령한 후 거리에 총알로 뒤덮인 시신이 널려 있다고 CNN이 지역 언론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카자흐스탄 국영 언론에 따르면 시위대와 군경 무력 충돌 속 지금까지 보안군 18명과 시위대 26명이 사망했다.
이에 2주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날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고 보안군에게 경고 없이 사살하라고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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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카자흐스탄 비상사태가 나흘째로 접어든 7일(현지시간) 대통령이 군에 '시위대를 향한 경고 없는 사살'을 명령한 후 거리에 총알로 뒤덮인 시신이 널려 있다고 CNN이 지역 언론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카자흐스탄 국영 언론에 따르면 시위대와 군경 무력 충돌 속 지금까지 보안군 18명과 시위대 26명이 사망했다.
이번 시위는 가스값 폭등 항의로 촉발했지만, 점차 옛 소련 시절부터 이어진 현 정부 권력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 양상을 띠며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2주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날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고 보안군에게 경고 없이 사살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토카예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지원을 요청, 러시아 공수부대도 진압에 투입된 상황이다.
CNN 취재에 익명으로 응한 카자흐 현지 기자는 최대 도시 알마티 거리에는 총알로 뒤덮인 시신 여러 구가 널려 있으며, 반복적으로 총성이 울리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카자흐스탄은 인터넷 중단으로 현금인출기(ATM)도 고장 났고, 최소 1곳의 총기 상점은 약탈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기자는 덧붙였다.
또 대통령 관저와 시장 집무실 근처의 알마티 중심가는 통제돼 있으며, 군이 대형 검문소 3곳을 설치했다고 이 기자는 전했다. 누군가 검문소 근처로 다가가기만 해도 군대가 공중 사격을 가하는데, 실탄인지 고무탄인지는 분명치 않다고 했다.
앞서 토카예프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4일 내려진) 비상사태 선포 결과 상황이 안정되고 있다. 시위대는 갱스터와 훈련받은 전문 테러리스트로, 그들과 대화는 없다. 우리는 그들을 사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은 외신 인터뷰에서 "우리는 갱스터도 테러리스트도 아니다. 여기서 번창하는 건 부패뿐"이라고 말했으며, 다른 남성은 "우리는 진실을 원한다. 정부는 부자인데 국민은 모두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카자흐 국영 언론은 카자흐 내무부를 인용, 지금까지 3800여 명이 구금되고 100여 명이 '테러 행위'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카자흐스탄 산업인프라부에 따르면, 알마티 국제공항은 오는 9일까지 폐쇄된다. 지금까지 국제선 항공기 20여대가 취소된 가운데, 현지 매체 카바르24는 수도 누르술탄을 오가는 항공편은 재개됐다고 보도했다고 CNN은 전했다.
카자흐스탄은 소련 붕괴 한 해 전인 1990년 4월 초대 대통령으로 '임명된' 나자르바예프가 2019년까지 무려 30년을 집권했다. 경제난 등으로 국민 불만이 가중되자 나자르바예프는 2019년 물러났지만, 토카예프 현 대통령이 여당에 의한 조기선거 등 각종 논란 속 70%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집권하면서 정권교체는 이뤄지지 않았다. 나자르바예프는 '민족 지도자'라는 위치에서 영향력을 유지해왔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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