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페토, 한복 대신 K팝 앞세웠더니..글로벌 MZ세대 '심쿵'

윤지혜 기자 2022. 1. 8. 11: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MT리포트] 진격의 제페토..거침없는 글로벌확장 ②

[편집자주] 네이버가 만든 아시아 최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올해는 북미·아시아법인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글로벌 대표자리를 노린다. 제페토의 성공요인과 네이버가 이끄는 K메타버스 저력을 살펴본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이제 제페토가 네이버를 넘어서는 것은 물론 흡수하는 시대가 오지말란 법이 없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의 발언은 그만큼 제페토의 막대한 잠재력과 기대감을 가늠케한다.
제페토는 2018년 8월 출시 석달만에 전세계서 다운로드 1200만건을 돌파하며 15개국에서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당시 중국에선 제페토를 따라한 유사 앱이 만들어질 정도였다. 나와 닮았지만 조금 더 예쁘고 귀여운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각광받으며 7개월 만에 글로벌 가입자 1억명을 확보했다. 현재는 모바일메신저 '라인'에 이어 네이버의 글로벌 영토를 확대할 제2 첨병으로 성장했다.

한국 메타버스의 자존심인 제페토의 글로벌 흥행 비결은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적 색채를 뺀 데 있다. 한복이나 한국명소 등의 콘텐츠는 있지만,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은 것이다. 글로벌을 겨냥해 기획된 서비스인 만큼, 지역·인종·언어·종교의 다양성을 고려한 조처다.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도 "다양한 문화와 규범을 존중한다"는 지침을 명확히 했다. 제페토는 세계인의 즐거운 놀이터인 만큼, 정치적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는 요소는 제한하겠다는 뜻이다.

대신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떠오른 K팝을 앞세워 경쟁력을 강화했다. K팝 아티스트를 아바타로 만들거나 관련 공간(맵)을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실제 제페토에서 진행된 블랙핑크 팬사인회와 잇지 팬미팅엔 각각 4600만명, 680만명의 글로벌 팬이 몰렸다. 미국 에픽게임즈의 메타버스 플랫폼 '포트나이트'가 아리아나 그란데, 트래비스 스콧 등 팝가수를 내세워 이목을 끄는 것처럼 제페토도 K팝으로 글로벌 팬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다.
MZ세대 중심의 빠른 실행력…"Z세대 마음 읽었다"
제페토 초창기 서비스. /사진=네이버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중심의 빠른 실행력도 제페토의 성공요소다. 네이버제트는 1988년생인 김대욱 대표를 비롯해 약 300명에 달하는 임직원 대다수가 20~30대의 젊은 직원들이다. 그러다 보니 '신인류'로 불리는 Z세대의 수요를 빠르게 읽어냈다. 독립법인으로 분사하기 전 스노우 시절부터 이용자 반응에 기민하게 대처해왔던 업무 문화도 큰 도움이 됐다.

방향이 세워지면 빠르게 실행한다. 김 대표는 스노우 카메라 앱에서 제공하던 3차원(3D) 아바타 콘텐츠가 독립 서비스로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자 제페토 1.0을 3개월 만에 출시했다. 단순 아바타만 만들 수 있었던 1.0버전에서 3D 공간인 '제페토 월드'를 추가한 2.0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하기까지는 단 7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네이버제트 관계자는 "임직원 대부분이 젊다 보니 스타트업처럼 의사결정과 실행이 빠른 편"이라며 "미국 아이비리그나 실리콘밸리 출신 등 인재군이 탄탄한 것도 장점이다. 해외법인을 설립한 것도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오늘 제페토로 출근한다…"일상·가상 경계 없앨 것"
제페토는 SNS를 넘어 창작 플랫폼으로 거듭나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이용자가 제페토의 콘텐츠를 즐기는 것을 넘어 직접 의상 등 아이템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게 하자, 전세계 '금손'들이 모이기 시작한 것이다. 2020년 4월 창작 플랫폼 '제페토 스튜디오' 오픈 후 현재까지 70만명의 창작자가 약 200만개 아이템을 제출했다. 실제 판매된 수량만 2500만개 이상이다. 어느덧 제페토가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아이템 수량을 넘어설 정도로 창작자 경제가 개화한 것이다.

향후 제페토 생태계가 게임·엔터테인먼트 등으로 확대되면 창작자 경제도 그만큼 더 커질 전망이다. 네이버제트 관계자는 "SNS에 창작 요소가 더해져 내가 만든 아이템이 다른 이용자에게 많이 보이고 판매도 된다는 선순환 구조가 제페토의 차별화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제트가 꿈꾸는 건 일상생활을 제페토로 옮긴 진정한 의미의 메타버스다. 예컨대 제페토에서 공연하고 번 돈으로 월드 내 식음료 매장에서 결제하면 해당 음식이 오프라인으로 배달되는 식이다.

이런 점에서 가상경제 핵심으로 떠오른 NFT(대체불가능토큰) 및 암호화폐 사업과의 연동도 기대된다. 이미 라인은 일본에서 제페토 NFT를 발행했다. 네이버제트 역시 더샌드박스와 NFT 사업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블록체인 기업 '슈퍼블록', '하데레크' 등에 잇따라 투자했다. 다만 네이버제트 관계자는 "아직 (암호화폐 사업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답했다.

[관련기사]☞ 성폭행 당했다는 女 전도사 주장에…목사는 "자연스런 성관계"이강인, 코로나19 확진?…레반테 원정명단서 제외"남산에 돈 숨겼다"…수십억 쏜 시청자 말에 BJ 100여명 총출동김윤아 어린시절 학대 고백…"父 사이즈별로 회초리 제작""특출난 외모 아냐" 女아이돌 '얼평'해 비난 받은 男아이돌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