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대통령 "조준사격으로 시위대 제거하라"..사상자 속출

정혜인 기자 2022. 1. 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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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카예프 대통령 대국민담화서 초강경 대응 의지 표명..옛 소련군도 투입..EU·유엔·미국 등 무력진압 중단 촉구..반면 시진핑 中 주석 "강력한 대응으로 상황 신속히 진정" 지지
7일(현지시간) TV 대국민 담화 중인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사진=AFP


연료비 급등 등 치솟는 물가에 대한 불만으로 촉발된 카자흐스탄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 사태가 한층 심화하고 있다. 특히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보안군에 시위대에 대한 경고 없는 조준사격을 허가하고, 러시아군 공수부대를 포함한 옛 소련군 안보 동맹의 병력이 현지에 파견되는 등 이번 사태의 평화적 해결이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을 통한 대국민담화에서 시위대를 '테러리스트', '살인자' 등으로 표현하며 시위대를 향한 경고 없는 조준사격을 허가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범죄자, 살인자들과 무슨 협상이 있을 수 있겠냐"며 "우리는 무장하고 훈련된 도적과 테러리스트들과 싸워야겠다. 그것들은 파괴되어야 하고, 이것은 가까운 미래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법 집행 기관과 군대에 경고 없이 총을 쏘라고 명령했다"며 "항복하지 않는 자는 제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자흐스탄 내무부(경찰)는 이날 오후 "현재까지 전국에서 3811명의 시위 참가자가 체포됐다. 26명이 사살됐고, 26명이 다쳤다"며 시위 진압 과정에서 총 18명의 경찰관이 사망하고, 7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AP통신은 "시위대가 정부의 건물을 습격하고 불을 지르는 등 극도로 폭력적으로 변했다. 더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을 수 있다"며 정부가 발표한 것보다 실제 사상자 수는 많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신에 따르면 군경과 시위대 간 충돌은 최대 도시 알마티에서 가장 격렬하게 벌어졌고, 양측의 사상자도 알마티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영 통신인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알마티 시내 공화국 광장에서 규칙적으로 들리던 총성이 저녁 무렵 상당 부분 줄었지만, 광장에는 여전히 자동소총을 든 군인들이 장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군용트럭과 장갑차도 광장에 여전히 배치돼 있다고 덧붙였다. 또 광장과 주변 도로에 군의 총격에 망가진 자동차들이 방치돼 있고, 차 안에 있는 시신들이 아직 수습되지 않았다는 등 현지의 심각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AP통신은 알마티와 수도 아스타나 등 카자흐스탄 주요 지역에서 여전히 인터넷 접속, 휴대전화 사용 등이 불안정한 상태고, 주요 공항도 폐쇄됐다며 "현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소요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알마티 상황이 안정화되고 있다며 "일부 지역의 인터넷을 일정 시간 동안 연결하도록 지시했다"고 했다. 다만 "자유로운 인터넷 접근이 비방과 모욕, 선동적 호소를 자유롭게 게재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재통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6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알마티 시내 공화국 광장에서 불에 탄 자동차가 방치돼 있다. /사진=AFP
옛 소련군도 투입…서방국 "무력진압 멈춰라"vs 중국 "강력 대응 지지"
AP통신은 카자흐스탄 정부 요청으로 옛 소련국가 안보협의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평화유지군 선발대가 이번 사태 수습에 투입됐다는 것을 언급하며 카자흐스탄 상황이 한층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자흐스탄 대통령 행정실은 CSTO 평화유지군은 국가 주요시설 경비 임무만 맡는다고 강조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견되는 CSTO 평화유지군의 병력은 2500명선으로 지난 6일 러시아 병력 1진이 현지에 도착해 작전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별 병력 현황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러시아 공수부대의 병력이 핵심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메니아가 100명, 키르기스스탄이 150명, 타지키스탄이 100~200명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럽연합(EU), 미국 등 주요 서방국가는 카자흐스탄 정부의 시위대 무력진압 중단을 촉구했지만 중국은 카자흐스탄의 강경한 조치를 지지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프랑스를 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카자흐스탄 국민의 권리와 안전이 가장 중요하고, 반드시 보호받아야 한다"며 "EU는 가능한 한 도움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발언을 지지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토카예프 대통령의 사살 명령을 맹비난하며 "공공질서를 다시 세우면서 인권과 국제기준을 존중하라"고 지적했고, 시위대를 향해서도 폭력행위를 멈추고 평화적으로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미국과 세계는 (카자흐스탄에서) 어떠한 인권 침해가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토카예프 대통령에 "당신이 중요한 시기에 단호하게 강력한 조처를 해 상황을 신속하게 진정시켰다"며 "우애적 이웃이자 장기적인 전략적 파트너로서 중국은 카자흐스탄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는 구두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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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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