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원팀 결성' 후에도..여전한 '후보교체론' [인터뷰]
이 전 대표 합류에도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간다'
"민주당원이지만 차라리 윤석열을 뽑겠다"
대통령선거 경선에서 경쟁했던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원팀’을 꾸려 큰 내홍이 없는 듯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도 작은 균열이 하나 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0월 이 후보의 승리를 선언한 경선 결과 발표 직후 앞서 중도 사퇴한 정 전 총리와 김두관 의원의 득표를 무효 처리하지 않으면 결선 투표 요건이 충족된다며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이의 제기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바 있습니다. 당시 몇몇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이 경선 효력을 멈춰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까지 했지만 기각됐습니다.
“우리는 동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 세번째)와 이낙연 전 대표가 5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첫 회의에 참석한 뒤 손을 맞잡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광주=뉴스1 |
이들은 당원 2618명의 서명을 받아 “경선을 불공정하게 진행했다”는 등의 사유로 지난 7일 송 대표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지난달 22일에는 당원 1082명의 서명을 받아 “민주당이 요구하는 도덕적 기준과 윤리 규범에 심각하게 미달한다”는 등의 이유로 이 후보에 대한 징계 청원서도 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지하는 이 전 대표의 선대위 합류에도 왜 이들은 이른바 ‘원팀 기조’에 반기를 들고 있는 걸까요?
세계일보 영상팀은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사옥에서 박수회 회원인 서시현(35), 이상환(45), 김연진(47)씨를 만나봤습니다.
◆“이낙연 선대위 합류했어도 ‘불공정 경선’ 소신은 그대로”
이들은 불공정 경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원팀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서씨는 “이 전 대표가 선대위에 합류했다고 해도 당원으로서 당의 정상화를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씨는 “당내 세력이 없는 상황에서 할 수 있었던 행동의 반경이 굉장히 협소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 전 대표의 선대위 합류를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불공정 경선’으로 선출됐다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이 후보에 대한 이들의 평가는 냉랭했습니다.
김씨도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이 후보 장남 관련 의혹을 언급하면서 “국민으로서 지지할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이낙연 지지자들, 윤 후보에게 표 던질 가능성도 시사
이들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해서는 “무능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자신과 같은 처지의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이 대선에서 이 후보가 싫어서라도 윤 후보를 뽑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습니다.
서씨는 “민주당에는 문 대통령을 지지하고 지키기 위해 남아 있는 당원이 많다, 당을 사랑해서 남아 있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며 “민주당원이라도 다른 당 후보를 뽑거나 기권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이씨는 “덜 나쁜 후보를 뽑아야 하는 상황인 탓에 이 후보보다 윤 후보가 낫다는 주장에도 설득력이 생긴다”며 “민주당원이 윤 후보를 뽑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김씨는 “진영 논리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건 국회의원이지 국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기권이나 제3지대 투표로 표를 낭비할 바엔 전략적으로 차악인 윤 후보를 뽑겠다”고 했습니다.
신성철 기자 ssc@segye.com, 영상=이우주 기자 spac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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