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박영선·추미애 vs 이준석·원희룡?.. 3·9 재보선 후보군은 [심층기획]

김주영 2022. 1. 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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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지역구 국회의원 뽑는 '미니총선'
'정치 1번지' 종로, '대선 러닝메이트'
與는 박영선·추미애·최재성·임종석 등
野 이준석·원희룡·나경원·최재형 거론
安과 단일화 협상카드로 쓸 가능성도
보수 강세 서초갑, 野예선이 더 치열
전희경·조은희·정미경 등 '여풍' 거세
안성, 윤종군·임원빈 등 與후보군 多
청주 상당선 노영민vs정우택 예상돼
박영선(왼쪽부터), 추미애, 원희룡. 연합뉴스
오는 3월9일 대통령선거일에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구와 서초구갑, 경기 안성시, 충북 청주시 상당구, 대구 중·남구 등 5개 지역구에서 치러진다. 대선 정국 속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덜하긴 하지만, 각 당에서 출마를 이미 선언했거나 앞두고 있는 이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세계일보의 여야 취재 결과에 따르면 재보선 관련 움직임이 보다 활발한 쪽은 야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9일부터 시작된 예비후보자 등록 현황을 살펴보면 현재까지 종로에는 4명, 서초갑엔 2명, 대구 중남엔 7명, 안성엔 2명, 청주 상당엔 4명이 각각 등록했다. 다만 아직 여야 각 당의 공식 논의가 시작되지 않은 만큼 누가 후보로 나설지는 이달 중순 이후쯤에나 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 모두 ‘대선 후보 러닝메이트’ 물색

이번 재보선 지역구 중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지역은 종로다. 역대 종로 국회의원 중 대통령이 3명(윤보선·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나온 만큼, 여야 모두 차차기 대권 주자급 인사가 이번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등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선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거론되고 있다. 1년 간 미국에서 와신상담 끝에 돌아온 박 전 장관은 이번 보선보다는 6월 열리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 탈환에 도전할 것이 유력해보이지만, 당 안팎에선 종로 출마설도 끊이지 않는다. 대권에 도전했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높은 인지도를 발판 삼아 도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밖에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등도 잠재 후보군으로 꼽힌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선 일찍부터 이준석 대표가 하마평에 올랐으나 자신이 공을 들여온 서울 노원구병(상계동)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피력하는 등 선을 긋고 있다. 대선 경선 주자였던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후보군 중 한 사람이다. 다만 원 전 지사는 대선 정책본부장을 맡고 있어 출마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원 전 지사 측 관계자는 “지사 본인 입에서 한 번도 종로 얘기가 나온 적이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향후 대선 판세에 따라 이들이 윤 후보와 당의 요구에 못 이기는 척 차출되는 형태로 등판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국민의힘에선 4선에 원내대표를 지낸 나경원 전 의원과 대선 경선에 나섰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현 종로 당협위원장인 정문헌 전 의원은 이미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종로 공천권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카드로 쓰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초갑, 전략공천이냐 경선이냐 신경전

전통적인 보수당 강세 지역으로 꼽히는 서초갑과 대구 중남에선 본선보다 치열한 예선이 펼쳐질 전망이다. 서초갑의 경우 민주당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이정근 지역위원장 정도가 거론되는 반면, 국민의힘은 얼마 전 서초갑 지역위원장이 된 전희경 전 의원과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 이혜훈 전 의원, 정미경 최고위원 등 굵직한 여성 정치인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왼쪽),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후보군으로 꼽히는 이들 대부분이 당 지도부와 연결돼 있어 당 내 헤게모니 다툼의 전초전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전 전 의원은 김기현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으로, 원내의 전폭적인 지지를 업고 있다고 한다. 정 최고위원은 이 대표와 가깝다. 2018년 서울 유일의 야당 구청장으로 재선에 성공한 조 전 청장과 이 지역에서 3선을 한 이 전 의원은 당 선거대책기구에서 직책을 맡아 윤 후보를 도왔다.

이 지역구의 전략공천(단수공천) 여부가 특히 관심사다. 경선을 할 경우 지역 내 입지가 탄탄한 조 전 청장이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단수공천이냐 경선이냐를 두고 벌써부터 미묘한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가 이날 탈당하겠다고 밝힌 김소연 변호사는 최근 본지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마음대로) 전략공천을 못하게 하려고 예비후보로 등록한 것”이라고 했다.

대구 중·남에는 민주당 최창희 전 지역위원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국민의힘에선 김재원 최고위원과 이두아 전 의원, 이인선 선대위 국민과함께희망본부장,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이 중에선 이 본부장만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국민의힘 소속 예비후보는 배영식 전 의원, 임병헌 전 남구청장 등 5명이 더 있다.
◆안성, 與후보군 더 많아… 여야 속내는?
과거 보수 텃밭으로 불렸지만 최근 지선과 재선에서 여당이 잇달아 승리를 거머쥔 안성에서는 민주당 후보군이 더 많이 거론된다. 윤종군 경기도 정무수석과 임원빈 전 지역위원장, 김보라 안성시장 등이다. 국민의힘에선 지난 총선에서 4200여표 차이로 석패한 김학용 전 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청주 상당에서는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 원내대표를 지낸 정우택 전 의원이 맞붙는 거물급 매치 성사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밖에 민주당에선 박문희 충북도의회 의장과 김형근 전 가스안전공사 사장 등이, 국민의힘에선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과 오제세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지난해 4·7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4월 6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이 환호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번 재보선을 앞둔 여야의 속내는 다소 엇갈린다. 민주당은 5개 지역구 중 3곳(종로, 안성, 청주 상당)에서 재보선이 치러지게 한 ‘원죄’가 있는 데다 나머지 2곳(서초갑, 대구 중·남)은 뚜렷한 열세 지역이라 고심이 깊은 모습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선거 판세에 관한 질문에 “지금 재보선을 이야기하는 건 너무 앞서가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개헌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의석을 가진 국민의힘에겐 이번 재보선으로 얻을 수 있는 5석의 의미가 상대적으로 더 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재 여야 의석 수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어쨌든 우리가 더욱 절실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김주영·배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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