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 최규옥 회장, 1100억 주담대 어쩌나? 최악의 경우는..

정기종 기자, 박미리 기자, 김도윤 기자 2022. 1. 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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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4일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국내 1위 임플란트 기업인 이 회사에서 자금관리 직원이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횡령금액은 오스템임플란트 자기자본의 91.8%에 해당하는 막대한 수준으로 상장사 사상 최대 규모다. 2022.1.4/뉴스1


1880억원 규모 횡령으로 주식 거래가 정지된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최규옥 회장의 지배력이 흔들릴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횡령 직원이 주장하는 "윗선지시" 의혹과 별개로 최 회장의 비교적 낮은 지분율(20.64%)이 대규모 주식담보대출과 맞물려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는 뇌관이 될 수 있단 분석이다.

8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NH투자증권 등 오스템임플란트가 편입된 펀드를 판매하는 금융회사들이 관련 펀드 판매를 줄줄이 중단하고 있다.

금융권에서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최 회장이 개인 보유 주식을 담보로 빌린 1100억원 규모 대출 상환 가능 여부가 핵심 사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채권단에서 대출 상환을 압박하고 최 회장이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오스템임플란트 매각이란 최후의 카드까지 검토해야 할 수 있단 전망까지 제기된다. 다만 업계에선 오스템임플란트의 사업 경쟁력과 현금창출능력을 감안하면 다른 경로로 자금 융통이 가능할 수 있어 최대주주의 보유지분 매각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본다.

최 회장 보유주식 약 176만주 담보로 1100억원 빌려…최악의 시나리오는
최 회장은 보유 중인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294만8713주(20.64%) 중 175만8708주(12.31%)를 담보로 한국증권금융, 현대차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으로부터 1100억원을 빌렸다. 모든 주식담보대출 계약 기간은 연내 종료된다.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경우 연내 모든 대출을 상환해야 한단 의미다.

일부 채권자는 오스템임플란트 역대급 횡령이 공개된 뒤 담보대출 만기가 도래할 경우 연장보다 상환 처리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채권단 중 일부 증권사의 경우 최 회장에게 대출 만기 연장이 어렵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오스템임플란트는 한국거래소에서 매매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한국거래소의 상장심사에 따라 주식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도 있다.

만약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 폐지되거나 거래정지가 장기화 될 경우 각 채권자가 대출 상환을 요구한다면 최 회장은 추가 담보를 제공하거나 개인적으로 돈을 마련해야 한다. 보유한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의 장내 거래가 불가능한 만큼 따로 금융권에서 자금을 융통하거나 다른 자산을 매각해야 한다.

이마저 여의치 않을 경우 장외에서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거래해야 한다. 오스템임플란트의 현금창출능력은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눈독을 들일 만한 사모펀드 등과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극단적으로 가정할 경우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인이 바뀔 수 있는 시나리오인 셈이다.

다만 거래 과정에서 실사 등 필요한 일정을 수행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거래가 정지된 주식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조율이 가능할지가 관건이다. 또 담보 대상인 최 회장의 보유 지분 매각은 채권단의 동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경영권에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매각을 최 회장이 선택할지도 주요 변수다.

최 회장이 채무변제 계획을 소상히 밝히는 경우 협의를 통해 채권단에서 자금 상환 기한을 일부 유예하는 등 시간을 줄 가능성도 있다. 거래가 정지된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헐값에 넘기기보다 시간을 줘 회생을 돕거나 여유를 갖고 거래해 제값을 받게 하는 쪽이 더 효과적으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담보대출은 회장 개인 투자와 관련된 사안"이라며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답변할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횡령 1880억원 중 얼마 회수하느냐가 관건…이모씨 "윗선지시" 주장 파장도 지켜봐야
주식시장에서 오스템임플란트의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회사 신뢰에 악영향을 받은 만큼 급격한 주가 하락이 나타날 경우 주식담보대출 지분의 반대매매 우려도 남는다. 이 역시 최 회장의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지배력을 떨어트릴 수 있는 변수 중 하나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는 여전히 현금 창출 능력을 갖추고 있는 우량 회사기 때문에 거래정지가 장기화되거나 상장폐지 되더라도 추가적인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을 경우 인수에 관심을 가질 만한 사모펀드나 회사가 있을 것"이라며 "오히려 오스템임플란트가 우량 회사라 금융권 등에서 자금을 융통하기 용이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회사 매각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오스템임플란트가 횡령 금액 중 얼마나 회수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이에 따라 오스템임플란트의 회생 여부, 시장의 평가가 갈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한국거래소에 소명하는 과정에서 횡령금액 1880억원 중 1500억원 정도를 회수할 수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템임플란트 스스로 횡령 사실을 처음 밝힐 때 횡령 직원 계좌를 동결해 빼돌린 자금 대부분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경찰은 횡령 자금 중 1000억원 정도의 행방이 묘연하다고 해 실제 회수할 수 있는 돈이 얼마나 될진 미지수다.

이와 관련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회수금액) 추정 근거는 대외적으로 이야기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경찰에서 자금 회수와 관련해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고, 수사가 어느 정도 결론 나야 공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씨 측이 "단독범행이 아닌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한 데 따른 파장도 지켜봐야 한다.

이와 관련 오스템임플란트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광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광장 측은 "(이씨 측의 윗선지시 주장은) 빼돌린 금괴의 발견을 곤란하게 하거나 수사에 혼선을 초래할 목적으로 한 명백한 허위 주장"이라며 "현재 회사는 경찰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이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상장법인에서 대규모 횡령 사건이 발생할 경우 최대 피해자는 최대주주임이 명백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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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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