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Watch] '매의 발톱' 드러낸 연준, 얼마나 더 사나워질까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빨리 올리는 것을 넘어 시중의 돈을 걷는 ‘양적 긴축’에까지 나설 채비를 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 6일 이후 시장은 충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준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위원들은 예상보다 높은 물가와 빠르게 안정되는 고용을 긴축으로 전환한 이유로 지목했다.
7일 발표된 미국의 실업률은 3.9%로 이미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여기에 두 번째 요건인 물가가 지속적으로 가파르게 오르면 연준이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한 ‘매파(긴축적) 본능’은 더 강화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풀린 돈’의 영향으로 상승해온 증시 등엔 타격이 불가피하다. 다음 주 시장에선 무엇을 주목해야 할까. 세 가지 체크포인트를 정리했다.
◇체크포인트 1: 미국 물가상승률 7% 넘을까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던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심각하다”로 돌아서고 긴축에 팔을 걷어붙인 가장 큰 원인은 지난해 5월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물가상승률이다.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준의 목표치인 ‘상당 기간 2%’의 약 세 배 수준인 5~6% 후반에서 내려오지 않는 상황인데, 전문가들은 12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각 기준) 발표되는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이보다 더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설문한 전문가들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7.1% 올랐으리라고 예상한다. 물가상승률이 7%를 넘어설 정도로 정말 치솟는다면 1982년 6월 이후 약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만약 미국 물가가 전문가 예상치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고 드러날 경우 연준의 긴축 속도가 더 빨라지며 안 그래도 불안한 시장에 또 한 차례 충격이 올 수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 발표 하루 전인 11일에 의회에 출석하는 제롬 파월 의장의 ‘입’에도 관심은 쏠리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연임을 결정한 파월은 이날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기준금리 조기 인상, 나아가 양적 긴축에 대해 파월이 ‘매의 발톱’을 드러낼 경우 이 또한 시장에 악재다.
◇체크포인트 2: 한국은행 기준금리 또 올릴까
미 연준보다 앞서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한국은행은 14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연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신년사 등을 통해 물가 상승세를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 변이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보다는 물가 상승 우려에 무게중심을 두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아 왔다.
한은 금통위는 14일 이른 아침 열리고 기준금리 결정은 금통위가 끝난 후 오전 10시쯤 발표된다. 시장에선 이 총재의 최근 발언들을 토대로 한은 금통위가 14일에 또 한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미국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3.7% 오르는 등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은은 코로나 이후 사상 최저인 연 0.5%로 묶어두었던 기준금리를 이미 지난해 8월과 12월 각각 0.25%씩 올렸다. 또 한 번 올리면 연 1.25%로 미국보다 1.25%포인트 높아진다. 금리가 계속 올라가면 대출받아 투자한 사람들의 이다 부담이 커진다. 반면 금리 인상은 한국 원화 가치를 올리는 요인이기 때문에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원화 가치는 하락)을 다소 진정시킬 수는 있다. 달러를 사서 미국 등에 투자하려는 사람에겐 호재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은 “한은이 첫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1분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시장이 예상하는 가운데, 최근 미 연준의 매파적 성향을 감안할 때 금통위 또한 매파적 시각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라고 했다.
◇체크포인트 3: 막 올리는 ‘어닝 시즌’
다음 주엔 미국의 항공사 및 은행들을 시작으로 지난해 4분기 및 한 해의 실적을 발표하는 이른바 ‘어닝 시즌(earning season)’ 이 시작된다. 최근 불거지는 공급망 문제 및 경기 회복세를 기업 차원에서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들이다. 월가의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실적이 좋은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타나는 기업의 주가는 오르고, 예상보다 실적이 죽을 쑨 ‘어닝 쇼크’가 발생했다면 주가 하락이 예상된다.
월가가 주목하는 다음 주의 중요한 뉴스 중 하나는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회사인 대만 TSMC의 실적이다. 13일 발표된다. 지난해 하반기 인플레이션을 유발한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가 실제로 얼마나 심각했는지, 해결될 조짐은 보이는지가 TSMC의 실적 보고서 및 관련 설명회를 통해 드러날 것으로 투자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찰스 슘 연구원은 “TSMC의 4분기 매출은 156억달러를 넘어서며 다시 한번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분기(147억달러)보다 6%, 전년 동기(129억달러)보다 17% TSMC의 실적이 예상보다 낮을 경우 반도체 공급망 문제가 불거지며 관련 주식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아래는 주요 기업의 다음주 실적 발표 예정일과 4분기 매출 전망(인베스팅닷컴 기준)이다.
날짜 | 기업 | 4분기 예상 매출(달러) |
---|---|---|
1월 13일 | TSMC | 156억 |
1월 13일 | 델타에어라인 | 88억 |
1월 14일 | JP모건 | 298억 |
1월 14일 | 웰스파고 | 186억 |
1월 14일 | 블랙록 | 51억 |
1월 14일 | 씨티그룹 | 171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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