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31, 밥값 -50..통계로 본 최저임금 김씨의 한달 영수증 [데이:트]
대학생 김모씨는 7년 전 스무살 부푼 꿈을 안고 대학 진학과 함께 서울에 올라왔습니다. 첫 자취방은 신림동에 있었습니다. 보증금 100에 월세 50만원 예산으로 겨우 몸을 누일 수 있는 작은 방 한 칸을 얻었습니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20 인구주택총조사-가구·주택 특성 항목'에 따르면 김씨처럼 1인가구 중 월세로 거주하는 가구는 273만5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41.2%를 차지합니다. 지난해 1분기(1~3월) 전국 청년(30세 미만) 1인 가구는 주거비로 월평균 31만5534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밥은 먹어야겠죠. 1인 가구인 김씨는 외식을 주로 합니다. 지난해 6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책정한 청년 1인 가구의 월평균 식비는 50만2000원.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지난 10월 기준 서울의 김치찌개 백반 가격은 7077원이었으니, 대략 하루에 김치찌개로 두 끼를 해결하고 라면을 한 번 끓여 먹으면 평균 식비를 감당할 수 있다는 이야깁니다.
그런데 외식 물가는 지난해부터 계속 급등하는 추세예요.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는 1년 전보다 4.8% 올라 10년3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였어요.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갈비탕(10%) △김밥(6.6%) △라면(5.5%) △김치찌개 백반(4.2%) 등이 줄줄이 올랐습니다.
내 집 마련은 언제쯤 가능할까요. 지난해 10월 기준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을 포함한 서울 전체 평균 집값은 8억9216만원인데 김씨와 같은 연봉 2400만원 이하의 월 평균 저축액은 31만원입니다. 239년을 저축해야 하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실질최저임금은 △1위 룩셈부르크 △2위 네덜란드 △3위 호주 △4위 뉴질랜드 △5위 독일 등에 이어 우리나라는 9위라고 합니다.각국의 소비자물가와 환율 등을 따져 달러화로 변환한 수치인데, 글로벌 순위 상으론 나빠보이지 않네요.
여기에 지난해 12월 새로 출범한 독일 연립정부는 최저임금을 현재 대비 25% 올릴 방침이예요. 팬데믹으로 악영향을 받은 노동자들의 상황을 개선하고자 기존 시간당 9.6유로(약1만2800원)에서 12유로(약1만6000원)로 25% 올릴 계획입니다. 뉴질랜드는 지난해 최저임금을 20달러(약1만6000원)로 전년 대비 5.8% 올렸고, 스위스는 팬데믹(대유행)이 터진 2020년 최저임금을 처음 도입해 시간당 23스위스프랑(약2만8600원)을 보장하고 있어요.
통계청 설문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43%로, 긍정적 영향을 줄 거란 대답(22%)의 두 배에 가까웠습니다. 지난해 한국 경제는 견조한 수출과 소비 개선으로 4% 가까이 성장했어요. 그러나 그동안의 방역조치 강화 등으로 자영업자들은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최저임금 노동자들은 100원 단위로 고민하며 밥을 먹고 있습니다.
김씨는 "미디어에선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빚내서 투자)'를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럴 때마다 외딴 섬 한가운데 떨어진 느낌이 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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