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안쓰고 100명 팬미팅.."메타버스에선 가능하네"

신미진 기자 2022. 1. 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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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후 8시.

한 아이돌 팬미팅 장소는 100명의 팬들로 가득 찼다.

동원F&B가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에서 진행한 모델 '팀치치' 팬미팅 현장의 모습이다.

이중 무작위 선발을 통해 선발된 100명만이 메타버스 팬미팅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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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F&B, 가상세계 팬미팅 열자
1,000여명 몰려..경쟁률 10대 1
'가상 구찌백' 465만 원에 팔려
"잠재적 고객 10대들 겨냥 투자"
지난 5일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에서 열린 동원F&B '팀치치' 팬미팅.
[서울경제]

지난 5일 오후 8시. 한 아이돌 팬미팅 장소는 100명의 팬들로 가득 찼다. 팬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부푼 마음을 안고 현장 진행자의 안내 멘트에 맞춰 착석했다. 조명이 꺼지고 무대 중앙에서 아이돌이 등장하자 팬들은 환호하며 무대로 뛰쳐나가 기념 사진을 찍었다. 아이돌은 무대에서 직접 음식을 만들었고, 약 30여 분간 팬들과 함께 퀴즈쇼도 진행했다.

현실 얘기가 아니다. 동원F&B가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에서 진행한 모델 '팀치치' 팬미팅 현장의 모습이다. 앞서 동원F&B는 2PM 멤버 준호와 찬성을 모델로 발탁하고 유닛 그룹 팀치치를 결성한 바 있다. 팬미팅 참가자 신청을 받자 금세 1,000여 명이 몰렸다. 이중 무작위 선발을 통해 선발된 100명만이 메타버스 팬미팅에 참여했다. 경쟁률은 10대 1에 달한다.

유통업계의 메타버스 플랫폼 협업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메타버스를 주로 이용하는 연령층이 10~20대인 만큼 MZ세대를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각종 행사와 이벤트 진행에 제약이 있는 만큼 가상 현실을 통해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메타버스 CU 매장. /사진 제공=BGF리테일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유통업계는 메타버스를 적극 활용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제페토와 이프렌드 등 가상현실 공간을 실제 매장처럼 꾸미는 방식이다. 이용자들은 자신의 개성을 강조한 아바타를 통해 매장을 방문하고 서로 소통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대면 행사가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이 유행처럼 메타버스로 몰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메타버스 시장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이머전리서치 등은 2028년 전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약 1,000조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편의점 CU는 지난해 8월부터 제페토에 3개 점포를 연달아 오픈했다. 이 곳에서는 '바나나맛우유'를 비롯한 한강공원에서 끓여 먹는 라면까지 실제와 동일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다. CU 점원이 입는 유니폼도 아바타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이디야도 지난달 초 제페토에 매장을 열었다. 매장에는 인기 디저트인 호떡을 만들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됐다. 그 결과 일주일 만에 방문객이 300만 명을 돌파하며 제페토 월드맵 방문자 수 1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구찌와 디올, 랄프로렌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메타버스 상점을 열고 가상패션을 판매했다.

까스텔바작이 확장현실(XR)에서 진행한 패션쇼. /사진 제공=까스텔바작

당시 구찌는 가상세계 온라인 게임에서 디지털 전용 가방을 약 6,000원에 판매했다. 그러자 이를 산 구매자들은 가방을 되팔았고, 결국 465만 원에 실거래가 이뤄졌다. 현실에서 사용할 수도 없는 가방이 400만 원대에 팔린 셈이다. 실제 매출 성과로도 이어졌다. 까스텔바작은 지난해 골프 브랜드 최초로 확장현실(XR) 기술을 활용한 패션쇼를 열었다. 장소는 프랑스 파리 에펠탑 앞이다. 당시 패션쇼에서 선보인 구스다운 점퍼는 라이브 방송에서 실제로 판매되기도 했다. 당시 판매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120% 증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0대들에게 메타버스는 과거 '싸이월드'와 같은 SNS 역할을 한다"며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잠재 고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관련 마케팅 비용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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