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수면의 중요성 [조성진 박사의 엉뚱한 뇌 이야기]

노희준 2022. 1. 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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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뇌 이야기를 합니다. 뇌는 1.4 키로그램의 작은 용적이지만 나를 지배하고 완벽한 듯하나 불완전하기도 합니다. 뇌를 전공한 의사의 시각으로, 더 건강해지기 위해, 조금 더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해 어떻게 뇌를 이해해야 하고, 나와 다른 뇌를 가진 타인과의 소통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의학적 근거를 토대로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들과 함께 탐구해보겠습니다. 일주일 한번 토요일에 찾아뵙습니다.

[조성진 순천향대 부속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인간은 일생 동안 1/3의 시간을 잠을 잔다. 물론 각성 상태에서 있다가 피곤하고 졸리면 잠을 자는 것이 당연한데 침대에 눕자마자 순간적으로 잠이 확 달아나는 경우가 나이가 들면서 더 자주 발생한다. 여름날 모기 한 마리 때문에 잠을 설친 적도 있고, 다음날 이른 아침에 일찍 중요한 일이 있다든지 중요한 일이나 시험이 있는 날이면 잠을 자기 위해 수면과 사투를 벌이다가 끝내 한숨도 못 잔 적도 많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은 최적의 건강과 웰빙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21세기를 살면서 스마트폰과 다양한 TV 채널들 그리고 저렴한 영화프로그램 등의 보급에 의해 우리의 수면시간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듯 하다. 통계적으로 보면 성인 3명 중 1명 꼴로 수면 부족에 시달리며 이들은 직장이나 학교에서의 일이나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권장하는 성인의 수면시간은 최소 7시간 이상이다.

수면부족이 신체에 미치는 나쁜 영향은 생각보다 심각한데 첫번째로 면역체계의 이상이 생겨 감염에 더 잘 걸리게 하며 질병의 회복 시간도 지연시킨다. 또한 식욕 중추를 조절하는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살이 찌게 되며 당뇨병의 위험도 증가하게 된다. 테스토스테론과 성장호르몬의 생성도 줄어들어 특히 사춘기 시기에 성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감정과 표정을 인식하는 정서적 공감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져 좋은 인관 관계를 가지기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수면 부족 상태에서 운전 할 때 보행자를 보는 행위가 운전자의 지친 뇌에서 느리게 반응하여 사고의 위험이 높아지므로 마치 과음한 것과 같은 효과가 일어나기 때문에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수면 부족은 뇌의 전전두엽과 감정을 관장하는 편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어 학습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인간의 뉴런은 24시간 가동할 수 없으므로 각성 상태 동안 뇌에 축적된 DNA 손상을 수리할 수 있는 적절한 수면시간이 필요하다. 뇌의 미세아교세포는 뇌의 감염이나 손상의 징후에 반응하는 면역 세포로서 손상된 뇌세포의 수리를 담당하는데 수면 중에 활성화되어 뇌세포가 적절한 수리를 받아 계속해서 올바르게 기능하도록 하는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수면 장애가 치매 및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발병과 관련이 있는 이유이다.

수면시간 동안 코골이가 심한 사람들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자다가 돌연사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므로 위험할 수 있다.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사람들은 간헐적으로 산소부족이 발생하므로 중추 신경계가 과도하게 자극되어 호흡을 증가시키고 혈압이 올라가게 된다. 코골이는 종종 심각한 건강 문제로 생각하지 않지만 수면 무호흡증이 하룻밤에 수백 번 일어날 수 있으니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수면의학회에 따르면 성인 남성의 40%, 여성의 24%가 규칙적으로 코를 고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골이는 중년에 더 흔하지만 70세 이상이 되면 줄어든다고 한다. 수면무호흡이 있는 사람들은 아침에 두통이 자주 발생하고, 낮에 졸리며, 짜증을 많이 낸다고 하니 이런 증상이 있는 분들은 한번쯤 수면 전문 의사에게 진료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좋은 잠에 투자하는 것은 인생의 1/3에 투자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나머지 2/3도 잠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많은 유명한 소설가들도 꿈을 통해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었고, 프로이트는 꿈을 해석해 정신분석학을 완성하였다. 건강한 수면이 좋은 꿈을 만들며, 꿈꾸는 시간인 REM 수면 때 우리의 정보는 기억으로 저장된다. 잠이 오지 않을 때 눈을 감고 누워있는 것만으로도 어느정도 수면과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고 하니 잠을 자기 위해 어떤 노력이든 하는 것이 좋다.

‘잠이 보약이다’라는 말처럼 지친 하루에 나에게 주는 휴식인 잠은 참 중요하다. 잠을 잘 때 일어나는 뇌의 작동의 원리를 이해하고 수면 전략을 잘 짜는 것만으로도 활기찬 내일을 맞이 할 수 있을 것이다.

노희준 (gurazi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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