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 윤석열‧이준석의 불안한 동거..안철수‧청년‧공천권 뇌관 주목

CBS노컷뉴스 이정주 기자 2022. 1. 8.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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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당 대표 탄핵' 위기서 극적 화해 윤석열‧이준석…불안 요소 여전
15% 뚫은 안철수 단일화 변수…선대위 내부에선 검토‧이준석은 반대
청년표심 전략 급선회…재보궐 5곳 공천권 도마 올라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극적 화해로 원팀을 선언했지만 당내에선 불안한 동거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남은 분위기다. 범야권 후보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 문제와 청년표심 확보 전략, 재보궐선거 공천권 등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마의 15% 돌파한 안철수…당내 이견, 후보 단일화 '암초'

 

전날 극적인 막판 타협에 성공한 윤 후보와 이 대표는 7일 각각 현장 행보와 언론 인터뷰 등 일정을 소화했다. 이 대표가 윤 후보의 승리를 위해 사실상 선대위 활동을 재개하겠다고 밝히면서 젠더 이슈 등을 다루는 기구 구성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이 내부 전열을 하는 동안 윤 후보와 함께 범야권 후보로 꼽히는 안 후보의 약진이 돋보였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결과(지난 4~6일,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안 후보는 15%를 기록하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36%), 국민의힘 윤 후보(26%)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5일 발표한 결과(머니투데이 의뢰, 지난 3~4일)에서 안 후보는 2.1%포인트 상승했다. 호감도 조사에서는 안 후보가 38%를 기록, 이 후보(36%)와 윤 후보(25%)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통상 정치권에서 '지지율 15%'는 의미가 남다르다. 선거법상 전체의 10% 이상을 득표하면 선거비용의 절반을, 15% 이상일 경우엔 전액을 보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윤 후보가 주춤하는 사이 안 후보가 급상승하면서 범야권 단일화 방정식이 더 복잡해졌다는 점이다. 당초 윤 후보 측은 압도적 지지율을 바탕으로 사실상 안 후보를 흡수하는 단일화를 구상했지만,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면서 양측 모두 협상 전략을 원점에서 검토하는 분위기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7일 오전 동물보호단체 위액트 남양주 대피소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같은 상황에서 안 후보와 구원(舊怨)이 있는 이 대표는 단일화 협상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향후 2~3주 내에 여론이 후보 단일화 논의에 불을 지필 건데 단일화에서 꼭 이겨야 한다"며 "청년층이 이탈한 상황에서 안 후보는 당의 존립에 큰 위협"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안 후보 측에) 단일화를 제안할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안 후보도 표면적으론 대선 완주를 강조하며 후보 단일화에 거리를 두고 있지만, 지지율 상승세와 함께 최근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안 후보는 전날 KBS 인터뷰에서 윤 후보가 단일화 문제로 회동을 요청할 경우 수락 여부에 대해 "협의를 하느냐 안 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라며 "만나서 밥만 먹고 헤어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현 상황에서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를 실시할 경우 안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에 안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는 정치인이 만나자는 요청이 오면 누구라도 못 만날 이유는 없다는 원론적인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윤 후보 측을 비롯한 국민의힘 내부에선 의견이 엇갈린다. 한 초선의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윤 후보의 리더십이 이제야 시작됐다는 느낌"이라며 "앞으로 2주가 굉장히 중요한데 우리가 잘 수습하면 중도층 표심이 다시 넘어올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선대위 내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제는 현실적으로 안 후보로 단일화가 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임해야 할 상황"이라며 "지금 추세로 여론조사 단일화를 실시하면 윤 후보가 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청년층 잡기 나선 윤석열…재보선 공천권 두고 물밑 신경전



2030세대 표심 확보도 관건이다. 청년층을 대표하는 이 대표와 손을 잡긴 했지만 윤 후보에 대한 2030층의 반감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전날 열린 청년 보좌역 간담회는 '윤석열 성토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청년들의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이른바 '폰석열' 사태를 계기로 청년 보좌역 사퇴 의사를 밝혔던 곽승용씨는 "회의에 누구나 들어와 발언할 수 있게 해야지, 특정인들 얘기만 듣겠다는 건 쇼"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청년 보좌역은 "아직도 유승민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을 지지했던 청년층이 위장 당원들이고, 그들의 선택이 역선택이라고 생각하냐"고 윤 후보를 몰아붙였다.

이대남(20대 남성층) 표심을 고려하지 못한 부분을 반성하는 듯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뜬금없이 '여성가족부 폐지'라고 적었다. 지난해 10월 윤 후보는 여성가족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고 관련 업무와 예산을 재조정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부처 개편' 수준에서 '폐지'로 수위를 높이면서 20대 남성층 표심 확보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선을 불과 두 달 앞두고 급작스런 노선 변경으로 공약 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내년 3월 대선과 함께 치르는 서울 종로, 서초갑 등 재보궐선거 공천 문제도 뇌관 중 하나로 꼽힌다. 당헌‧당규상 당 대표가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주도하는 만큼, 이 대표 측은 이미 공관위원장 물색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 측은 대선후보의 당무우선권을 근거로 사실상 공천권을 윤 후보가 행사해야 한다고 맞서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공천 과정에서 양측의 갈등이 재차 불거질 우려가 있다는 관측이다. 선대위 내 관계자는 "대선과 함께 치르는 재보선은 당연히 대선후보의 전리품이나 마찬가지"라며 "이 부분을 침해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 대표 측 관계자는 "대선후보가 재보선까지 관여한다는 거 자체가 구태 정치의 답습"이라며 "당헌‧당규와 원칙에 입각해서 처리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CBS노컷뉴스 이정주 기자 sagamor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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