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 골든글로브 시상식..'오징어게임' 외국작품 홀대 관행 깰까
'인종차별 비판' 속 한국인 배우 수상 가능성도..배타적 골든글로브 바뀌나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오는 10일(한국시간) 열리는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수상 여부가 판가름 난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해 12월 한국 드라마 최초로 미국 양대 영화 시상식인 골든글로브 TV 드라마 부문 후보에 지명됐다.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이정재), 남우조연상(오영수) 등 3개 부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8일 드라마 업계의 관심은 이틀 뒤 열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온통 쏠려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돌풍을 일으킨 작품인 만큼 수상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함께 작품상 후보에 오른 '더 모닝쇼'(애플TV+), '포즈'(FX), '뤼팽'(넷플릭스), '석세션'(HBO/HBO MAX)과 비교해도 화제성에 있어 단연 압도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작품상이 인기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상의 영예로 이어질 거라고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골든글로브가 비영어권 작품을 배척해 온 점을 감안하면 한국 드라마인 '오징어 게임'이 이런 장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제로 골든글로브는 2020년 시상식에서 칸영화제와 아카데미 등 유수 영화제를 석권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작품상이 아닌 '외국어 영화상'에 선정해 빈축을 산 바 있다. 지난해 미국 이민자들의 삶을 조명해 화제가 됐던 미국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도 예외가 아니었다.
당시 골든글로브는 대사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닌 경우 외국어 영화로 분류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었다. 비난이 거세지자 "언어는 더 이상 장벽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관련 규정을 재정비한다고 밝혔다.
골든글로브 TV 시리즈도 역대 작품상 수상작을 보면 '더 크라운', '석세션', '홈랜드', '매드 맨', '그레이 아나토미', '로스트' 등 영어권 작품 일색이었다. 영화와 달리 후보에 오른 작품 대부분이 영미권 작품이었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오징어 게임'의 작품상 후보 지명은 상징적 사건이라 할 만하다. 콘텐츠 소비 행태가 기존 TV 채널에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라는 플랫폼으로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전 세계에 동시 제공되는 OTT에 특화된 자막 서비스가 언어 장벽을 허물어 버렸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오징어 게임'이 후보로 지명된 데는 콘텐츠 유통의 변화와 함께 넷플릭스 영향력도 무시 못 할 부분"이라며 "기본적으로 한국 콘텐츠의 저력도 있지만 넷플릭스가 기존에 아카데미, 골든글로브를 뚫고 들어간 측면이 있기 때문에 (넷플릭스에서) 최고 성적을 거둔 '오징어 게임'이 후보가 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은 작품의 국적이 큰 의미가 없게 됐다"며 "K콘텐츠가 잘 나가는 것도 사실이지만, 콘텐츠가 좋다면 언어와 상관없이 세계 곳곳의 작품을 찾아보는 상황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작품상뿐 아니라 연기상에 한국인 배우 2명이 이름을 올린 것도 이례적이다. '오징어 게임'이 탈북민, 노인,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점 또한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 골든글로브에서 한국인 배우가 수상한 적은 없다. 한국계 배우가 수상한 사례도 2005년 여우조연상(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과 2020년 여우주연상(드라마 '킬링이브')을 탄 샌드라 오, 2020년 영화 '더 페어웰'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아콰피나뿐이다.
지난해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미나리'의 윤여정은 골든글로브에서는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골든글로브는 인종차별, 성차별적인 관행들로 비판을 받아왔는데, 한국인 배우가 수상할 경우 이런 부분에 대한 쇄신 의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할리우드가 골든글로브의 변혁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이번 시상식의 의미는 어느 때보다도 크다"고 말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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