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갈라치기? "野가 박근혜 석방 반대" vs "새빨간 거짓말"

김주영 2022. 1. 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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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인터뷰 논란에 황교안·나경원 정면 반박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대선 정국의 변수 중 하나로 꼽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과 관련, 2019년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 지도부에서 박 전 대통령의 석방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는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당시 한국당 지도부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정면반박에 나서면서 진실공방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와 관련, 노 전 실장의 주장에 ‘야권 갈라치기’를 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 아니냔 해석도 나온다.

노 전 실장은 7일 공개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19년 9월 박 전 대통령이 어깨수술을 받자 정치권에서 박 전 대통령 석방론이 일었는데, 당시 한국당 지도부가 오히려 박 전 대통령 석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할 뜻이 있어서 (야당의) 의견을 청취한 것은 아니었다. 야당 지도부와 여러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반대 뜻을 전달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노 전 실장은 그 야당 지도부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노 전 실장은 “비서실장 재직 때 매주 박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를 내가 직접 보고받아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노 전 실장은 “사실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한 건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때로, 당시 정부는 허리가 안 좋아 책상과 의자를 넣어달라는 박 전 대통령 측의 요청을 거부했다”며 “문 대통령 취임 뒤 (박 전 대통령의 수감실에) 책상과 의자가 배치됐는데, 이는 문 대통령의 뜻이었다”고도 덧붙였다.

해당 인터뷰가 보도된 뒤 당시 한국당 지도부였던 황교안 전 대표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즉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 반박했다. 황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노 실장은 책임질 각오부터 하라”고 경고했다. 황 전 대표는 “그의 돌출발언은 국가적 대사인 대선을 앞두고 또 다른 정치공작을 획책하는 것”이라며 “국민을 갈라치기하는 이간계의 전형이며, 제 버릇을 버리지 못 하는 (더불어)민주당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전 실장이 야권 갈라치기를 하려 했다는 주장이다.

이어 황 전 대표는 “문 대통령도 (자신의) 복심인 노 실장의 거짓말에 같은 생각인지 밝히라”며 “왜 당시 (반대 뜻을 전달한) 야당 지도부의 실명을 말하지 못하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진실을 말씀드린다. 정확히 2019년 7월18일, 청와대 5당 대표 초청 간담회 직후 저는 별도로 문 대통령을 만나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청했다. 그 외에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수십 번 박 전 대통령의 석방과 사면을 요구했다”고 부연했다. 황 전 대표는 “익명의 야비한 웃음을 거두고, 당당하게 당시 연락한 지도부의 실명을 밝히라”고 거듭 촉구했다.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뉴스1
나 전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노 전 실장 인터뷰를 보면서 황당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전혀 사실무근이다. 들어본 적도, 논의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나 전 원내대표는 “황 전 대표가 2019년 7월 문 대통령에게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요청한 것이 저를 포함한 당시 우리 당 지도부의 일관된 입장이었다”고 거들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국힘당(한국당) 누가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반대했는지, 인간의 탈을 쓴 악마가 연상된다. 나쁜 놈들”이라고 분개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0시를 기해 특별사면됐다. 박 전 대통령은 현재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당분간 별다른 정치 활동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면에 맞춰 출간된 옥중 서간집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 서문에 “언젠가 될지 모르지만, 국민 여러분을 다시 뵐 날이 올 것”이라고 적어 활동 재개를 암시하면서 대선 정국에 미칠 파장에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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