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비상] 외화 예금·ETF 주목.. 유학생은 '자동 환전 서비스' 활용해야

유진우 기자 2022. 1. 8.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의 달러화. /연합뉴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으로 불리는 1200원을 넘어서면서 국내 수입기업들은 한숨을 쉬고 있지만, 외화 투자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모처럼 찾아온 기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에는 외환 투자 경험이 없는 초보들도 격변기에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면서 환율 변동에 따른 차익까지 거둘 수 있는 상품이 여럿 생겼다는 점을 강조하며 일단 외화를 사서 직접 보유하는 경험에서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 상승기에는 외화 예금부터... 레버리지·인버스 ETF도 다양

초보자가 달러에 투자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외화 예금이다. 은행에 찾아가 달러를 산 후 외화 예금 통장을 개설해 넣으면 된다. 환율이 떨어졌다 싶을 때 달러를 사뒀다가, 지금처럼 달러가 올랐을 때 뽑아 쓰면 환차익을 거둘 수 있다.

우리은행 ‘환율CARE 외화적립예금’처럼 거의 모든 시중은행이 관련 상품을 취급한다. 최근에는 따로 외환 전용 계좌를 트지 않아도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으로 달러를 환전하거나, 본인이 쓰던 주거래 계좌에 보관해두는 서비스도 나왔다. 국민은행 ‘KB외화머니박스’, 하나은행 ‘환전지갑’, 우리은행 ‘환전주머니’가 대표적이다.

다만 이렇게 외화를 직접 사서 쟁여두는 방법은 오로지 달러가 앞으로 더 오를 것 같을 때만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지금처럼 이미 달러 환율이 올라버린 상황에서는 자칫 생각보다 이득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외화 예금은 달러로 찾든 원화로 찾든 무조건 원금의 1.5~2%를 환전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애지중지 모아놓은 1만달러를 외화예금 계좌에서 달러 현찰로 찾는다면 이 돈의 1.5%에 해당하는 150달러(약 18만원)를 내야 한다. 1인당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되지만, 이자가 거의 붙지 않는다는 것도 단점이다.

장 시작 직후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선 7일 오전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그래서 외환 투자 ‘선수’들은 실물로 달러를 사서 통장에 넣어두기 보다, 간접 투자를 선호한다. 외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면 어떤 금융 상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러 가치 상승에도 베팅할 수 있고, 달러 가치 하락에도 베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KOSEF달러선물은 원화에 대비해 달러 가치가 오를수록 수익이 커지고, KOSEF달러인버스선물은 달러 가치가 떨어질수록 수익이 커진다. 이 상품들은 달러 현물을 직접 사지 않아도 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어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방식처럼 더 공격적인 투자도 할 수 있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되는 달러 ETF 12개 가운데 4개 상품을 제외하면 나머지 8개는 TIGER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삼성KODEX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같은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들이다. 이들 ETF에는 외화 예금과 달리 환전 수수료가 붙지 않는다. 다만 연 0.2~0.4% 정도 운용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차익을 거뒀을 경우, 15.4%는 배당소득세로 거둬간다.

어떻게든 외화에 투자하고 싶은데 단기 운용 자금뿐인 투자자들은 달러 RP(환매조건부채권) 상품을 고려해볼 만하다. 달러 RP는 증권사가 보유한 달러 표시 채권을 투자자에게 팔았다가 일정 기간 후 약정 가격으로 증권사가 다시 사들이는 채권이다. 이자율이 1% 수준으로 낮지만, 대부분 증권사가 우대환율을 100%까지 적용해주고 달러 투자 상품 가운데 가장 안정적으로 이득을 거둘 수 있다. 달러 RP에도 이자 수익에 15.4%가 세금으로 붙는다.

KB국민은행 외환마케팅부 관계자는 “환율이 최고 1250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당분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환율은 보통 계단식으로 움직인다는 점을 감안해 외화를 나눠서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 해외 송금은 예약 서비스로... 핀테크 앱이 수수료 저렴

해외로 가족을 보낸 기러기 아빠들이나, 유학이나 어학연수로 자녀가 해외에 나가 있는 부모들이라면 이른 시일 내에 분할 매수 방식으로 달러를 사들여야 한다.

유학생 연간 학비에 해당하는 5만~6만달러를 환전한다고 가정하면 시점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 원화로 들어가는 돈이 크게 차이가 난다. 지난해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연중 최저치였던 1092원으로 환전하는 것과 비교해 7일 기준 환율인 1204원으로 환전을 하면 10% 넘게 금액이 불어난다.

그러나 어지간한 외환 전문가라도 환율 전망을 정확히 하는 것은 어렵다. 이럴 경우 시중은행 대부분이 시행하는 ‘자동 예약 환전 서비스’를 이용하면 환율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 은행에서 여행객들이 환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동 예약 환전 서비스는 금융 소비자가 생각하는 적정 환율을 예약한 뒤, 지정 환율이 되면 자동으로 환전을 해주는 서비스다. 은행이 소비자를 대신해 환율 움직임을 체크해 예약 환율과 은행 고시 환율이 일치하는 시점에 자동으로 원화 계좌에서 외화 계좌로 이체해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요즘 같은 환율 상승기에는 감당할 수 있을 수준까지 환율 마지노선을 정한 다음 자동 예약을 걸어 두는 것이 가장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환리스크 헤지 방법”이라며 “외환 거래는 매매 타이밍이 중요한 데 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은행이 알아서 거래를 해줘 신경을 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 투자 전문가들은 매번 해외에 송금해야만 하는 실수요자들은 환율 우대, 송금 수수료 할인 같은 혜택이 포함된 상품을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송금 규모가 5만달러(약 6000만원) 이하라면 시중은행 대신 소액해외송금 사업자를 이용하는 것도 수수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한패스나 모인 같은 핀테크 기업을 이용하면 시중은행에서 500만원을 보낼 때 최대 10만원 가까이 내야 하는 수수료를 2000원으로 줄일 수 있다.

정부가 2017년 외국환거래법 개정에 따라 요건을 충족한 민간 기업에도 해외송금업 라이선스를 발급하면서 이런 기업들은 현재 27곳이 운영 중이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이달 내내 1200원을 두고 오르내리다가 올해 1분기 안에 고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며 “환율이 최고 1230원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는 생각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