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상권 또다시 보릿고개 "위드코로나 재미도 못봤는데.."

심영석 기자 2022. 1.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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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방역강화 캠퍼스 내 학생 자취 감춰..계절학기도 온라인
곳곳 텅 빈 원룸·상가..현 상황 지속하면 3월 신학기도 '암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7일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2.1.7/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심영석 기자 = 대전지역 대학가 자영업자들이 ‘위드코로나’의 달콤함을 음미하지도 못하고 또다시 차갑고 황량한 겨울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조금만 견디면 끝나겠지’라는 희망감으로 버텨온 지 어느덧 만 2년이 지났지만, 대학가 상권에는 끝을 알 수 없는 ‘보릿고개’가 계속되고 있다.

대전의 대학들이 지난달 중순부터 일제히 방학에 들어간 데다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계절학기 강의도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학생들은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대학가 주변 원·투룸 임대인 및 상인들은 “끝이 안 보인다. 3월 신학기까지도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우리는 어떻게 살란 말이냐”라며 절박함을 호소하고 있다.

8일 대전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충남대·한남대·한밭대 등 대전지역 주요 대학들은 지난달 중순 기말고사 일정을 마치고 겨울방학에 돌입했다.

게다가 같은 무렵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조치가 시행되면서 대학가 주변은 순식간에 텅 비었다.

자격증 취득과 취업 준비에 몰두하는 학생들로 넘쳐났던 대학도서관 풍경은 썰렁한 분위기로 변했다.

충남대 2학년 재학생 A씨(21·여)는 “방학중이라 그런지 학생들이 별로 없다”라며 “도서관 안에서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있어야 하는 데다 구내식당 등 가는 곳마다 방역패스 인증 등 불편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지난 2년 동안 거의 온라인으로만 강의가 이뤄져 취업 등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라며 “이런 상황이 졸업 때까지 계속되면 어떡하나”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실제, 충남대 인근 궁동 로데오거리에는 분식집, 닭갈빗집, 패스트푸드점 등 대학생들이 즐겨 찾는 업소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평일 낮 시간임에도 대부분의 업소들은 한산하기만 했다.

이곳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51·여)는 “지난해 11월 반짝 매출이 오르고 다시 제자리로 왔다. 학생들이 아예 보이지 않으니 답답하다”라며 “아홉시면 문을 닫아야 하니 밤에 2~3명씩 술을 마시러 나오던 단골 학생들도 아예 발길을 끊었다”며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외지 학생들이 방학을 맞아 일제히 빠져나간 배재대 주변 상권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다.

이곳에서 소주방을 운영하는 C씨(42)는 “예전에는 방학을 해도 학교에 남아 있는 학생들이 많아 평소의 매출을 유지했다”라며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방학 계절학기도 온라인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이러니 장사가 되겠냐”라고 항변했다.

시 외곽에 있는 한밭대 인근 상권의 사정도 비슷한 모양새다.

빼곡히 들어찬 원룸 건물마다 ‘임대’를 알리는 안내장이 붙어있었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닭갈빗집 등 식당들에도 한 집 건너 하나씩 ‘임대’ 안내장이 걸려있을 정도로 초토화된 상권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 지역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주로 온라인으로 강의가 진행되면서 학생들이 굳이 비싼 월세 내고 이곳에 머물 이유가 없다. 비어있는 원룸들이 수두룩하다”라며 “음식점 등 상가들도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거나 빈곳도 많다”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신입생 입학을 앞둔 다음 달이다”라며 “현재의 거리두기가 계속된다면 원룸 임대인 및 상인들이 버틸 재간이 없을 것”이라며 대학가 주변의 심각성을 전했다.

이 외에도 한남대와 목원대 등 대전지역 주요 대학가 인근 상권들도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빈 상가들이 눈에 띄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1년 3분기 상업용 부동산 동향’을 보면 대전의 상가 공실률은 16.6%을 기록했다.

또 대전세종연구원이 발표한 ‘코로나19 팬더믹 이후 상가업소 변화’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전지역 상가업소는 1만9700여개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월 8만 6600여개였던 상가업소가 지난해 6월말 기준 6만 6900여개로 22.7%(1만9700여개)나 감소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5개 점포 중 1개 꼴로 폐업한 셈이다.

이와 관련 대전소상공·자영업연합회 안부용 회장은 “도대체 언제까지 자영업자들이 고통과 희생을 감내해야 하나”라며 “제대로 된 손실보상과 치료제 도입 등으로 이 상황을 속히 벗어날 수 있도록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m503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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