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로 서울 도는 이재명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김경화 기자 2022. 1. 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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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지하철·도보로 2박3일간 집중 유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매타버스 시즌2, 걸어서 민심속으로' 일환으로 지하철을 타고 숙대입구역에서 총신대 역까지 이동한 후 역사를 나서며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2.1.7/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7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서울 공략에 들어갔다. 이 후보는 이날 일정을 시작하면서 “서울에서 이기지 않고 대선에서 이기는 경우는 없었다”고 했다. 이 후보는 특히 부동산 문제에 예민한 서울 유권자를 상대로 지지를 호소할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가 끝까지 풀지 않은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선대위 박찬대 대변인은 이날 재건축 문제를 “가장 큰 민생 이슈”라고 표현했다. 민간 주도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집값 급등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강하게 규제했던 문재인 정부와 달리 이 후보 측은 이를 민생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가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할 경우 목동과 잠실, 여의도, 노원 등 서울 부동산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이 후보는 이날 대중교통을 이용한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시즌2’ 일정을 재개했다. 당 관계자는 “수행 인원을 최소화한 채 BMW(Bus·Metro·Walk) 유세를 할 예정”이라며 “하이라이트는 ‘재건축 현장’ 방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8일 노원구 상계동의 재건축 조합과 타운홀미팅을 갖는다.

이 후보는 전날 방송 토론에서 “재개발·재건축에서 용적률과 층수 규제 완화는 진보 정권에서는 금기나 마찬가지이지만 저는 해야 한다고 본다”며 “일부는 공공주택으로 환수하면 된다”고 했다.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달 중순쯤 부동산 공급 정책을 발표할 예정인데, 재건축 안전 진단 문제 등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안전 진단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으로 건물 노후화에 따른 위험을 평가하는 항목인 ‘구조 안전성’의 비중을 줄이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선대위 관계자는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 막아놨던 재개발·재건축 문제를 풀지 않는 한 서울에서 획기적인 공급 정책을 내기 어렵다”며 “그간 민주당이 외면해왔던 재건축 이슈를 듣고 전향적인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부동산 공급 대책에는 신규 공급을 위한 택지 조성도 포함돼 있다. 현재 태릉 육군사관학교 부지를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웃한 태릉골프장이 이미 공공 택지로 포함됐고, 이 후보는 경기지사 시절 육사를 최전방을 낀 경기도로 이전하고 서울 도심의 육사 부지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앞서 용산공원 일부를 고밀도로 개발해 청년주택 등으로 활용하고, 성남공항·김포공항 등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도심 내 고속도로와 지상철 지하화 등을 통한 부지 확보 역시 공약에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이날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실손보험 청구 체계를 간소화하겠다는 공약도 내왔다. 개인이 증빙 서류와 청구서를 준비해 실손보험을 청구해야 하는 방식을 바꿔, 병원에 보험금 청구를 위임하면 병원이 대신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 후보가 이날 소수자 인권과 젠더 이슈, 기후 위기 등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에 출연한 것을 두고 2030 남녀 지지층 사이에서 갈등이 다시 촉발하는 조짐이다. 이 후보는 이날 매타버스 시즌2를 시작하며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는데, 채팅창에 ‘닷페이스 출연을 반대한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이 후보는 앞서 2030 남성 가입자가 많은 디시인사이드, 에펨코리아(펨코)에 글을 올리거나 관련 게시물을 공유해 ‘반페미니즘 기류에 편승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이 후보는 “제가 출연한 미디어에 대한 우려와 논란 잘 알고 있다”면서도 “갈등의 한복판에 뛰어들어서라도 서로 다른 입장과 의견을 듣는 것이 정치인의 할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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