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지옥철 탄 윤석열 "수도권 GTX 3개 노선 신설"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7일 아침 지하철을 타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로 출근했다. 이른바 ‘지옥철’이라 불리는 혼잡한 출근길 지하철 체험을 한 윤 후보는 “수도권과 서울 도심 30분 출퇴근 시대를 열겠다”며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 연장 공약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윤 후보가 설 연휴 전까지 생활 밀착형 공약을 ‘1일 1건’ 수준으로 속도감 있게 발표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날 이준석 당 대표와의 갈등을 풀며 당 내분을 봉합한 윤 후보가 ‘정책 공약 보따리’를 본격적으로 풀면서 중도층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내걸고 민생 공약 발표를 이어가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본격적인 정책 경쟁에 나서겠다는 뜻도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아침 7시 45분 경기 김포 도시철도 풍무역에서 출근길 인사를 마치고 열차에 올랐다. 윤 후보는 시민 불편을 고려해 서일준 비서실장과 단둘이 움직였다. 윤 후보는 김포공항역에서 서울 지하철 9호선으로 환승해 8시 50분쯤 국회의사당역에 도착했다. 윤 후보는 개찰구에서 나와 기자들에게 “경전철이 2량밖에 없어서 장기, 풍무, 김포로 들어오는 교통이 아주 불편하겠더라”며 “젊은 세대가 많이 타는 지역인데 출퇴근하는 데 굉장히 힘들겠다”고 말했다.
지하철역에서 걸어서 당사로 출근한 윤 후보는 곧이어 관련 공약 발표에 나섰다. 윤 후보는 이날 1기 수도권 GTX 노선을 연장하고, 2기 GTX 3개 노선을 추가 건설하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했다. 국민의힘에선 “윤 후보가 실무형 선대본부를 꾸린 뒤 일정과 메시지를 결합한 공약 발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윤 후보는 2019년 착공한 GTX A·B·C 노선에 대해 “수도권 전체를 아우르기엔 역부족”이라며 1기 GTX 노선을 확장하겠다고 했다. 현재 운정~동탄 구간인 A 노선은 평택까지, B 노선은 인천 송도~마석에서 춘천까지, C노선은 덕정~수원에서 동두천까지 각각 연장하는 안이다. 윤 후보는 GTX 노선 연장·신설 재원을 총 17조6440억원으로 추산하고 “3조~4조원은 국비 보조, 나머지는 민간 자본 투자와 역세권 콤팩트시티 개발 수익으로 충당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단상에 ‘수도권 GTX 구상도’를 펼쳐놓고 지시봉으로 세부 구간을 짚어 가며 직접 공약을 설명했다. 윤 후보는 전날 원희룡 정책본부장과 1시간여 동안 GTX 공약을 검토했다고 한다. 이준석 대표도 이날 원 본부장과 만나 “공약이 시민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색다른 방식을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자기가 운전하고 윤 후보가 배달하는 식으로 배달 라이더 실태를 체험하는 일정도 계획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소주 등 주류 가격에 포함되는 주세(酒稅)를 음주운전 예방 및 음주운전 사고 피해자 지원에 활용하겠다고 공약했다. 윤 후보는 주세 수입의 10%에 해당하는 약 3000억원을 음주운전 시동 잠금 장치 설치 지원 등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엔 대장동 개발 피해 주민들을 만나 부패 척결을 약속했다. 민생 관련 공약이었지만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후보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라는 두 줄짜리 메시지도 이 후보를 겨냥한 것이라고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했다. 이 후보는 자신이 변론했던 조카의 살인 사건을 놓고 ‘데이트 폭력 중범죄’라고 표현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전날 경기도 평택 공사장 화재 진화 작업 중 순직한 소방관들 빈소를 찾아 조문한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더 이상 소방 안전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책본부의 한 인사는 “선거 대책 기구가 슬림해지면서 윤 후보에게 직접 공약을 보고하는 시스템이 갖춰졌다”며 “설 연휴 전까지 약 25개 공약이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그간 이 대표 등과의 갈등으로 윤 후보가 발표 일정을 잡지 못한 공약도 꽤 있다고 한다. 선대본부 한 관계자는 “공약 아이디어가 약 500개 쌓여 있는데 그간 선대위 의사 결정 체계가 복잡해 병목 현상이 빚어진 측면이 있었다”며 “실무형 선대본부 체제로 개편한 만큼 공약 발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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