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지옥철 탄 윤석열 "수도권 GTX 3개 노선 신설"

김민서 기자 2022. 1. 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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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갈등 끝내고 정책 공약 가속도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7일 아침 지하철을 타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로 출근했다. 이른바 ‘지옥철’이라 불리는 혼잡한 출근길 지하철 체험을 한 윤 후보는 “수도권과 서울 도심 30분 출퇴근 시대를 열겠다”며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 연장 공약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윤 후보가 설 연휴 전까지 생활 밀착형 공약을 ‘1일 1건’ 수준으로 속도감 있게 발표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날 이준석 당 대표와의 갈등을 풀며 당 내분을 봉합한 윤 후보가 ‘정책 공약 보따리’를 본격적으로 풀면서 중도층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내걸고 민생 공약 발표를 이어가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본격적인 정책 경쟁에 나서겠다는 뜻도 있다.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7일 서울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에서 한 시민과 인사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김포골드라인 지하철을 타고 김포공항역에서 9호선 급행열차로, 당산역에서 일반 열차로 갈아탄 뒤 국회의사당역으로 출근했다. /이덕훈 기자

윤 후보는 이날 아침 7시 45분 경기 김포 도시철도 풍무역에서 출근길 인사를 마치고 열차에 올랐다. 윤 후보는 시민 불편을 고려해 서일준 비서실장과 단둘이 움직였다. 윤 후보는 김포공항역에서 서울 지하철 9호선으로 환승해 8시 50분쯤 국회의사당역에 도착했다. 윤 후보는 개찰구에서 나와 기자들에게 “경전철이 2량밖에 없어서 장기, 풍무, 김포로 들어오는 교통이 아주 불편하겠더라”며 “젊은 세대가 많이 타는 지역인데 출퇴근하는 데 굉장히 힘들겠다”고 말했다.

지하철역에서 걸어서 당사로 출근한 윤 후보는 곧이어 관련 공약 발표에 나섰다. 윤 후보는 이날 1기 수도권 GTX 노선을 연장하고, 2기 GTX 3개 노선을 추가 건설하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했다. 국민의힘에선 “윤 후보가 실무형 선대본부를 꾸린 뒤 일정과 메시지를 결합한 공약 발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윤 후보는 2019년 착공한 GTX A·B·C 노선에 대해 “수도권 전체를 아우르기엔 역부족”이라며 1기 GTX 노선을 확장하겠다고 했다. 현재 운정~동탄 구간인 A 노선은 평택까지, B 노선은 인천 송도~마석에서 춘천까지, C노선은 덕정~수원에서 동두천까지 각각 연장하는 안이다. 윤 후보는 GTX 노선 연장·신설 재원을 총 17조6440억원으로 추산하고 “3조~4조원은 국비 보조, 나머지는 민간 자본 투자와 역세권 콤팩트시티 개발 수익으로 충당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단상에 ‘수도권 GTX 구상도’를 펼쳐놓고 지시봉으로 세부 구간을 짚어 가며 직접 공약을 설명했다. 윤 후보는 전날 원희룡 정책본부장과 1시간여 동안 GTX 공약을 검토했다고 한다. 이준석 대표도 이날 원 본부장과 만나 “공약이 시민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색다른 방식을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자기가 운전하고 윤 후보가 배달하는 식으로 배달 라이더 실태를 체험하는 일정도 계획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소주 등 주류 가격에 포함되는 주세(酒稅)를 음주운전 예방 및 음주운전 사고 피해자 지원에 활용하겠다고 공약했다. 윤 후보는 주세 수입의 10%에 해당하는 약 3000억원을 음주운전 시동 잠금 장치 설치 지원 등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엔 대장동 개발 피해 주민들을 만나 부패 척결을 약속했다. 민생 관련 공약이었지만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후보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라는 두 줄짜리 메시지도 이 후보를 겨냥한 것이라고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했다. 이 후보는 자신이 변론했던 조카의 살인 사건을 놓고 ‘데이트 폭력 중범죄’라고 표현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전날 경기도 평택 공사장 화재 진화 작업 중 순직한 소방관들 빈소를 찾아 조문한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더 이상 소방 안전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책본부의 한 인사는 “선거 대책 기구가 슬림해지면서 윤 후보에게 직접 공약을 보고하는 시스템이 갖춰졌다”며 “설 연휴 전까지 약 25개 공약이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그간 이 대표 등과의 갈등으로 윤 후보가 발표 일정을 잡지 못한 공약도 꽤 있다고 한다. 선대본부 한 관계자는 “공약 아이디어가 약 500개 쌓여 있는데 그간 선대위 의사 결정 체계가 복잡해 병목 현상이 빚어진 측면이 있었다”며 “실무형 선대본부 체제로 개편한 만큼 공약 발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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