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52] the liver, the lungs, the spleen, and the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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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수송차 경비 업체 포르티코에 취직한 H(제이슨 스테이섬 분). H는 출근 첫날부터 어딘지 모르게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를 풍긴다. 드디어 첫 수송, 동행하게 된 데이브(조시 하트넷 분)는 늘 위험이 도사리는 임무를 신참과 하게 됐다며 툴툴댄다.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인지 이들은 현금 수송차 습격을 당하고 돈을 모두 빼앗기기 직전. 강도들은 H의 얼굴을 보자마자 기겁하며 돈을 내려놓고 허겁지겁 철수한다. 가이 리치 감독의 누아르 영화 ‘캐시트럭(Wrath of Man∙2021)’의 한 장면이다.
포르티코에서 일약 스타가 된 H. 하지만 그의 얼굴은 그리 밝지 않다. H의 정체는 범죄 조직의 보스로, 아들을 죽인 범인을 찾아 회사에 잠입한 것이다. H의 아들은 현금 수송차 강도에 휘말려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고 H도 저지하는 과정에서 중상을 입었다. 데이브는 “우린 포식자가 아니라 먹잇감이야(We ain’t the predators, we’re the prey)”라고 말하지만 포식자와 결탁한 내부인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 H는 스스로 먹잇감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을 차례대로 신문하고 범인에게 접근한다.
한편, 명령을 받고 범인을 추적 중인 H의 조직 부하들은 “땅 전체를 불로 지졌습니다(we’ve scorched the earth)”라고 할 정도로 암흑가를 들쑤시고 다니며 범인 색출에 총력을 쏟는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범인을 찾지 못했다는 말로는 아들을 잃은 H를 납득시킬 수 없다.
H와 부하들은 선을 넘는 방법까지 동원하며 결국은 범인에게 도달한다. H의 예상대로 범인에겐 포르티코 내부의 조력자가 있었다. H는 범인을 죽이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이 영화의 원제는 ‘남자의 분노(Wrath of Man)’, 죽을 고비를 넘기며 드디어 범인에게 총구를 겨눈 H는 범인에게 네 발을 쏘며 말한다. “간, 폐, 비장 그리고 심장.” 아들의 몸에 박혔던 총알을 그대로 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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