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소방관의 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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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11테러로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건물이 붕괴됐을 때 현장에 투입된 뉴욕시 소방관 343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6월 경기도 이천시 쿠팡물류센터 화재 이후 반년 만에 또다시 소방관이 희생된 것이다.
반복되는 소방관 순직을 막으려면 화재 안전 감시체계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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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소방관의 처지도 다르지 않다. 소방관이 화재 현장에서 화마와 싸우다 순직하는 일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밤 경기도 평택시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자 건물 내부에 진입한 송탄소방서 소속 소방관 3명이 재확산한 불길에 고립돼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해 6월 경기도 이천시 쿠팡물류센터 화재 이후 반년 만에 또다시 소방관이 희생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순직하신 세 분의 소식에 가슴이 멘다”고 했다. 오늘 평택시 이충문화체육관에서 합동영결식이 경기도청장(葬)으로 치러진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이 소방관 시절에 쓴 ‘어느 소방관의 기도’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마땅히 준비되어야 할 것들이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국민의 생명을 지킨다는 자부심 하나로 땀 흘려 일했다. 하지만 여전히, 달라진 것은 없었다. … 사람들도 세상도 당장 보이지 않는 것은 너무나 빨리 잊어버린다.” 작가 김훈은 이 책 서문에서 “이 젊은 소방관의 말을 귀담아듣고, 우리 사회가 재난구조의 현장에 몸과 마음을 바친 수많은 소방관들의 희생과 노고를 정당하게 보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반복되는 소방관 순직을 막으려면 화재 안전 감시체계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형화재 발생 위험이 큰 공사장의 경우 소방 관련 법령이 아닌 산업안전보건법의 적용을 받아 화재 안전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제라도 낙후된 소방 장비, 화재 진압 매뉴얼, 소방관 근무환경 등 소방과 화재예방 관련 시스템을 뜯어고쳐야 할 것이다.
박완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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