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서 마스크 벗을 일 없네.. '정맥 패스' 깜짝 특수
지난 4일 오후 2시, 김포공항 3층 출발장 한편엔 20여 명이 기계 4대 앞에 줄을 서고 있었다. 이들은 자기 손바닥 속 ‘정맥 모양’을 등록하려는 사람들. 정맥 모양을 등록하면 이를 탑승장에서 인식해 빠르게 통과할 수 있다. 이른바 ‘정맥 패스’다. 류광수(58)씨는 “일전에 친구가 손바닥을 인식기에 댄 뒤 보안 요원 앞에서 마스크도 내리지 않고 바로 탑승장 안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이번에 등록을 했다”고 말했다.
자기 고유 손바닥 안 정맥 모양을 인식시켜 탑승장 입구를 빠르게 통과할 수 있게 하는 ‘정맥 패스’가 코로나로 인해 뜻 밖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인천공항을 제외한 국내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코로나 발생 전인 2018년 탑승객 신원 확인을 더 정확하고 쉽게 하기 위한 목적에서 ‘정맥 패스’를 김포공항 등 14개 공항에 도입했다. 그해 등록자 수는 16만5919명. 예상한 만큼 호응이 뜨겁진 않았다.
그러다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 등록자 수가 42만5290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11월까지만 94만7125명이 ‘정맥 패스’ 등록을 마쳤다. 3년 만에 6배가량으로 급증했다. 현재 이용자 수는 총 188만명이다. 코로나라는 돌발 변수가 빚어낸 깜짝 인기인 셈이다. ‘생체 정보 사전 등록대’에서 안내에 따라 신분증과 휴대전화 번호를 제시하고 손바닥을 센서에 올리면 4~5분 만에 등록이 끝난다. 한국공항공사 담당자는 “정맥 패스가 가진 비대면적 특성이 코로나 이후 각광을 받게 되면서 등록·이용객 수가 폭증한 것 같다”고 했다.
‘정맥 패스’를 이용하면 얼굴 확인을 위해 마스크를 벗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일반 수속을 통해 탑승장으로 들어가려면 게이트 앞에서 보안 요원에게 신분증을 주고, 신분증 사진과 실물 비교를 위해 마스크를 내려야 한다.
게다가 ‘정맥 패스’는 전용 게이트로 빠르게 통과하기 때문에 수많은 인파가 탑승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다닥다닥 붙어 줄을 서는 일도 없다. 이날 ‘정맥 패스’ 등록을 한 김은혜(34)씨는 “코로나가 계속되는데, 수백명과 섞여서 공항에서 줄을 서는 건 찜찜한 일”이라고 했다. 또 손바닥을 센서 부근에만 가져가면 정맥 인식이 되기 때문에 사람은 물론, 물건과도 접촉하지 않고 탑승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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