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체조·친구 이름 외우기로..치매 예방하세요 [의술인술]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 2022. 1. 7.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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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치매는 정상적으로 발달한 뇌가 후천적으로 다양한 원인에 의하여 손상되거나 파괴되어 기억장애, 판단력장애, 언어장애, 성격변화 등이 나타나 사회활동이나 타인과의 관계 등에 심한 장애를 초래할 정도로 뇌기능 저하가 일어나는 상태를 말한다. 치매의 가장 흔한 유형으로 알츠하이머형 치매가 있다. 건강하던 뇌세포들이 죽어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감소되어 기억력, 언어기능, 판단력이 상실되고 성격이 변화되어 결국에는 스스로 돌볼 수 있는 능력이 상실되는 질환이다. 또 하나의 유형인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질환에 의해 뇌손상이 누적되어 나타나는 치매이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병, 흡연, 음주, 비만을 가진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이외에도 호르몬 불균형, 뇌종양, 알코올 중독, 파킨슨병 등으로 인한 치매도 있다.

치매의 주요 위험요인은 높은 연령, 가족력, 독성물질의 노출, 흡연, 알코올·약물 중독 등이 꼽힌다. 스트레스를 쉽게 받는 성격, 신경을 많이 쓰는 성격, 꼼꼼한 성격, 성질이 급한 성격, 고집이 센 성격 등에서 치매가 잘 걸린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발생하면 치매를 의심해볼 수 있다. 우선 기억력의 문제다. 사람 이름과 전화번호 등을 기억하기 힘들다, 얼마 전 들었던 이야기를 잊어버려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어떤 일을 해놓고도 잊어버려 똑같은 일을 반복한다, 물건을 자주 분실한다 등이다.

말을 하거나 글을 읽기가 힘들어진 경우도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 말이나 표현이 금방 떠오르지 않고 물건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고 글을 읽을 때도 문장을 여러 번 반복해야 이해가 된다. 방향에 대한 감각이 저하돼도 치매를 의심할 수 있다. 길을 잃거나 헤매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특히 많이 가던 곳을 헤매기도 한다. 그리고 계산하기가 힘들어진다. 물건을 사고 거스름돈을 받아오는 데 실수가 생기고 계산능력 저하로 인하여 돈 관리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외에 외출하기 싫어지고 집에만 있으려 하고, 생각이 단순해지고, 어린아이 같아지는 경향이 생긴다.

치매가 심해지면 이유 없이 때리거나 욕설을 하는 공격적 행동을 보이고, 목적지 없이 집 밖을 배회하며, 밤에 수면을 잘 취하지 못한다. 또한 누군가가 자신의 물건을 훔쳐갔다고 생각하는 등 주변인을 의심하는 망상에 사로잡힌다. 감정의 기복이 심해져 기분이 좋았다가 금세 나빠지기도 한다. 옷을 입었다 벗었다 하거나 장롱에 넣었다 꺼냈다를 반복한다. 밥 먹은 사실을 잊어버려 계속 밥을 먹으려고 한다. 대변과 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목욕이나 세수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걷기, 산책, 스트레칭, 건강체조, 손가락운동 등을 꾸준히 하면 치매 예방과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장기, 바둑, 독서, 가계부 작성, 일기 쓰기, 산이나 친구 이름 100개 외우기와 같은 두뇌활동을 해야 한다. 비타민, 식물성 기름, 섬유질 음식, 등푸른 생선, 유제품, 뼈째먹는 식품, 충분한 수분 섭취 등도 중요하다.

치매는 조기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우면 병원에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검진에 힘쓰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을 치료·예방하고 과음 및 흡연을 삼간다. 기억장애, 언어장애 발생 즉시 검사받고 난청과 시력장애가 나타나면 조기치료를 해야 한다. 봉사활동이나 종교생활, 취미 즐기기, 친구들과 만나기, 가족과의 대화, 스트레스·불안 해소 등 활발하고 밝은 생활을 통해 치매 예방에 힘쓰기를 권한다.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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