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 태동기 이끈 한국 산업선교 선구자 [책과 삶]
[경향신문]
조지송 평전
서덕석 지음
서해문집 | 432쪽 | 1만8000원
1970~1980년대 도시산업선교회는 노동자들의 보금자리이자 치열했던 노동운동이 태동한 현장이었다. ‘노동자들의 아버지’라 불린 한국 산업선교의 선구자 조지송 목사(1933~2019)의 삶을 다룬 평전이 출간됐다.
조지송 목사는 한국 교회 최초의 산업전도 목사다.
1961년 장신대를 졸업하고 강원도 탄광을 시작으로 산업전도 훈련을 받은 뒤 1963년 최초의 산업전도 목사로 안수를 받았다. 1964년 영등포산업선교회 초대 총무를 맡아 약 20년간 노동운동의 한복판에서 노동자들과 함께했다.
초기 산업전도는 ‘공장 목회’라 불린 일종의 교세 확장 운동이었지만, 조 목사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목도하고 방향을 ‘산업선교’로 전환했다. ‘진정한 복음’은 단순히 한 사람을 개신교 신자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변혁해 자유와 평등, 인간화, 노동해방에 이르고 영혼을 구원하는 것이 그 본질이라는 것이다. 그는 2012년 “노동자들에게는 성경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부상 치료비가 더 중요하고, 제때에 받지 못한 체불임금, 퇴직금, 해고, 구타 등이 당면한 문제라는 사실이 가슴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의 교회”라고 여겼고, 박정희 정권의 탄압 속에서도 노동자들과 함께하며 한국 노동운동의 초석을 다졌다.
조지송 목사는 생전에 자신보다 고난의 시기를 함께한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자신의 이야기가 출판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3주기를 앞두고 평전이 나왔다. 영등포산업선교회가 기획했고, 노동자 교회인 ‘열린 교회’ 목사이자 시인인 서덕석이 집필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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