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안전규정위반에 '원전 가동정지'급 과징금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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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이 원자력 안전규정 위반으로 14개 가동 원전과 가동을 앞둔 2개 원전에 대해 가동·건설 정지에 해당하는 역대 최대 과징금 처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7일 열린 제151차 회의에서 한수원의 원자력안전법 위반행위 27건에 대해 277억원의 기본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발전용 원자로 설치 운영자에 대한 행정처분안'을 심의한 뒤 다음 회의에 재상정해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원자력안전법상 과징금은 일반 사업장의 영업취소나 영업정지에 해당하는 행정처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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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 원전과 가동 앞둔 신한울 1·2호서도 위반
기본 과징금만 기존 최대 4배 넘는 277억 부과될 듯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자력 안전규정 위반으로 14개 가동 원전과 가동을 앞둔 2개 원전에 대해 가동·건설 정지에 해당하는 역대 최대 과징금 처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7일 열린 제151차 회의에서 한수원의 원자력안전법 위반행위 27건에 대해 277억원의 기본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발전용 원자로 설치 운영자에 대한 행정처분안’을 심의한 뒤 다음 회의에 재상정해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원안위원들이 의결을 미룬 것은 최대 138억원의 과징금 감경 폭과 최대 42억5천만원의 과징금 가중 폭에 대해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기본 과징금에 감경 폭만 최대로 반영하더라도 한수원에 대한 최종 과징금 부과액은 130억원이 넘게 된다. 원안위가 2018년 6월 한수원에 부과한 기존 과징금 최고액 58억5천만원의 2배가 넘는 금액이다.
원자력안전법상 과징금은 일반 사업장의 영업취소나 영업정지에 해당하는 행정처분이다. 똑같은 방식으로 원전 운영허가 취소나 운영 정지를 내리긴 어려운 데 따른 조처다. 원안법은 “행정처분이 해당 사업의 이용자 등에게 심한 불편을 주거나 공익을 해칠 염려가 있을 때 그 처분에 갈음해 50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전력 수급을 고려할 때 원전사업자에 대한 처분으로 원전 운영을 정지시키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다는 얘기다.
원안위 사무처가 이날 회의에 보고한 내용을 보면 가동 중인 원전 가운데 과징금 처분 대상으로 분류된 원전은 고리3·4호기, 신고리 2호기, 한빛 1·2·3·5·6호기, 한울 1·2·3·4·5·6호기 등 14개다. 한수원은 이들 원전에 원안위에 제출한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 기재 내용과 다른 설비를 무허가로 설치해 원안법을 위반했다. 나머지 과징금 처분 대상 2개 원전은 가동을 앞둔 신한울 1·2호기다. 한수원은 두 원전 격납건물 방사선 감시기를 원안위 허가 없이 예비안전성분석보고서에 기재되지 않은 모델로 임의 설치했다.
한수원은 특히 2009년 6월과 2008년 12월 고리 3호기와 4호기에 필수 조명용 변압기를 설치하면서 규정에 따른 내진·내환경 검증도 수행하지 않았다. 2007년 2월과 2006년 6월 한울 3호기와 4호기 원자로 건물 안에는 실제 환경조건에서 내환경 검증을 거치지 않은 전송기 설비를 설치했다. 이 4건의 위반 행위는 원전의 안전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과징금을 가중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 원안위 사무처의 판단이다. 사무처는 또 한수원이 한울 1·2·5·6호기와 한빛 5·6호기에서 원안위에 제출한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 기재 내용과 다른 모델로 무허가로 교체하는 행위를 반복한 것도 과징금 가중 사유로 판단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다른 업무 일정을 이유로 원안위원들의 거듭된 출석 요청에 불응하고 있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이병령 원안위원은 “공기업에 대한 과징금 처분은 결국 국민 세금으로 회계 처리만 하면 되는 것이어서 처벌로써 큰 의미가 없다”며 정 사장의 위원회 출석 필요성을 강조했다. 진상현 원안위원도 “정 사장이 위원회에 출석해 안전 관리에 대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철 원안위원은 “우리나라에 원자력을 공급하는 유일한 독점 공기업으로서 국민 안전을 책임지고 가겠다고 하는 데서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 10년 가까이 무시된 채로 이어져 오는 것에 구조적 문제는 없는지, 관행화된 문제는 없는지 밝혀져야 된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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