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믹스도 7년반 만에 값 오른다..동서식품 평균 7.3% 인상

옥기원 2022. 1. 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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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업계 1위 스타벅스·동서식품 '총대'
"팬데믹 여파로 원두값·물류비 상승" 이유
커피 프랜차이즈들 '도미노 인상' 전망
스타벅스가 커피 음료 46종 가격을 오는 13일부터 인상하겠다고 밝힌 7일 서울 중구 스타벅스 프레스센터점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국내 1위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스타벅스와 1위 커피믹스 제조사 동서식품이 새해 초부터 커피 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렸다. 통상 선두 업체가 가격을 올린 뒤 경쟁 업체들이 뒤따르는 전례로 볼 때 커피·믹스 가격 도미노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시판 중인 음료 53종 가운데 46종 가격을 13일부터 최대 400원 인상한다고 7일 밝혔다. 평균 인상율은 5.7%다. 대표 메뉴 아메리카노(톨사이즈)는 4100원에서 4500원으로 오른다. 메뉴별로 보면 카페라떼·카푸치노 등 23종 가격은 각각 400원씩, 카라멜마키아또·돌체라떼·더블샷 등 15종은 300원씩, 프라푸치노 등 7종은 200원씩이 인상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2014년 7월 가격 인상 후 8년 가까이 가격 인상 요인들을 내부적으로 흡수해왔지만, 지난해 말 원두 가격 급등과 물류비 상승 등 요인이 겹쳐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인스턴트 커피 제조업체 동서식품도 오는 14일부터 커피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7.3% 인상한다고 이날 밝혔다. 제품별로는 맥심 오리지날 170g 리필 제품은 5680원에서 6090원으로, 맥심 카누 아메리카노 90g은 1만4650원에서 1만5720원으로,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 1.2㎏은 1만1310원에서 1만2140원으로 각각 오른다. 동서식품도 스타벅스와 비슷한 시기인 2014년 8월부터 제품 가격을 평균 4.9% 인상한 뒤 7년 5개월만에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동서식품이 오는 14일부터 맥심·카누 등 커피믹스 제품 가격을 평균 7.3% 인상한다. 연합뉴스

두 회사는 가격 인상 이유로 “원두 가격 상승과 물류비 부담 증가”를 앞세웠다. 지난해 4월부터 오르기 시작한 국제 커피 원두 가격과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급등한 물류비용 등으로 생산 원가 부담이 가중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커피 원두 최대 생산지 브라질에서는 지난해 가뭄과 한파가 겹치면서 원두 생산량이 전년 대비 22%가량 줄었고, 2위 생산지 베트남에서도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물류 마비로 원두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가격이 뛰었다. 에티오피아에서도 지난해 내전 확산으로 원두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 그 결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 아라비카 원두 선물 가격이 지난해 초 파운드(약 454g)당 1.1달러에서 지난해 말에는 2.3달러로 2배 이상 급등했다.

스타벅스는 그동안 미국 본사가 전 세계 주요 커피 농장과 직접 장기 계약을 맺고 원두를 공급받아 산지 원두 가격 급등 영향을 덜 받았다. 동서식품은 원두 국제 시세가 낮을 때 물량을 미리 확보하는 방법으로 가격 상승 압박을 견뎌왔다고 한다. 하지만 원두 가격 상승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산지 수급 상황 악화로 올해도 원두 가격이 안정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자 가격 인상 카드를 꺼냈다고 업체들은 설명한다. 이상 기후로 커피나무가 말라죽은 자리에 묘목이 심겨져 다시 열매를 맺을 때까지 최소 3~5년가량 걸리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원두 가격 안정화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많은 소비자가 애용하는 제품 가격을 올리기까지 다방면의 검토와 고민이 있었다”면서 “원두값뿐만 아니라 커피믹스 원료로 사용하는 야자유와 설탕 가격도 지난해 각각 54%와 16% 올랐고, 전 세계적으로 물류 대란이 겹치면서 원재료 물류 부담도 커졌다”고 말했다. 식품산업통계정보를 보면, 매출액 기준 동서식품의 국내 인스턴트 커피 시장점유율은 80%대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선 ‘아메리카노 5천원 시대’가 멀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치킨·피자 등이 6% 넘는 가격 상승률을 보인 것과 달리 커피는 가격 인상이 없던 품목이었다. 하지만 업계 선두 스타벅스와 동서식품의 5~7%대 가격인상에 이어 경쟁업체들도 뒤따라 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지난 몇 년 사이 업계 경쟁이 심해지면서 가격을 올리고 싶어도 가격 경쟁력에 대한 부담 때문에 먼저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원두값과 인건비, 임대료, 광고비용 상승 등을 고려하면 조만간 아메리카노에 5천원 가격표가 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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