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율리 "'궁녀즈' 위해 바느질 연습까지..사극하면 '옷소매'죠" [인터뷰 종합]
[OSEN=연휘선 기자] '왕의 남자'를 보고 배우의 꿈을 키우던 소녀가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 속 '궁녀즈'로 눈도장을 찍은 신인 배우 하율리를 만나봤다.
하율리는 1일 종영한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극본 정해리, 연출 정지인, 약칭 '옷소매')에서 궁녀 덕임(이세영 분)의 절친한 동무인 궁녀 배경희 역으로 열연했다. '옷소매'는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 기록을 그린 드라마로, 정조 이산(이준호 분)과 후궁 의빈 성씨 덕임의 애절한 로맨스로 호평받았다. 17회(마지막 회)에서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7.4%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리에 종영했을 정도.
이 가운데 하율리 또한 훗날 제조상궁까지 오르면서도 절친 덕임의 추억을 간직한 배경희로 사랑받았다. 특히 그는 김복연 역의 이민지, 손영희 역의 이은샘과 함께 '궁녀즈'로 통하며 애청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하율리는 실제 촬영장에서도 '궁녀즈'는 물론 덕임 역의 이세영까지 급속도로 친해져 '옷소매' 종영 후에 네 사람이 따로 동호회를 만들 정도로 돈독하다며 웃었다.
'궁녀즈'의 존재가 큰 위로와 응원으로 다가올 만큼 '옷소매'는 하율리에게 만만치 않은 작품이었다. 처음으로 길게 참여한 드라마였기 때문. 하율리는 "한 호흡으로 길게 촬영할 수 있던 게 이번이 처음이었다"라며 "그러다 보니 더 뜻깊고 애틋한 작품이었다"라고 했다. 그는 "너무 운 좋게 좋은 선배님들이 다 도와주시고 '궁녀즈'와도 잘 지내서 감사하다. 방송 보면서는 저희가 신마다 따로 촬영을 해서 어떻게 종합돼 나올지 궁금했는데 그런 부분이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아름답게 색감이 나와서 좋았다. 대본보다 확실히 시각적으로 볼 수 있는 게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오디션을 통해 '옷소매'에 참여하게 된 하율리는 원작 소설을 몇 번이고 읽으며 캐릭터 해석에 집중했다. "제 추측으로는 감독님께서 원작을 읽고 제 눈썹이 진하고 눈매 같은 게 원작 속 배경희와 잘 맞아서 선택하신 것 같다"라고 말한 하율리는 "감독님이 '궁녀즈'는 서사가 깊은 게 도움이 되니 원작을 읽어보라고 하셔서 봤는데 술술 읽혀서 대본 분석할 때도 참고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궁녀들이 어떤 직급이 있고 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봤다"라며 "혹시 몰라 배경희가 침방나인이라 바느질 종류를 연습하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실제로 바느질을 잘 하진 못한다. '옷소매'에서 바느질하는 장면에서는 바늘에 실을 묶지 않고 걸어만 둔 채 바느질을 해서 나중에 실을 다 뽑을 수 있도록 했다. 그 정도로 바느질 실력이 엉성하다"라며 웃었다.
하율리는 당차고 궁녀로서 자부심 넘치는 배경희와의 싱크로율에 대해 "저는 경희처럼 할 말 다하지 못한다. 오히려 다 들어주고 위로해주는 편이라 '궁녀즈' 중에 영희(이은샘 분)와 비슷하다"라며 "그래서 처음에는 '경희가 이런 표현까지 해야 하나요?'라고 질문하며 고민도 많이 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런 하율리가 배경희를 위해 가장 신경 쓴 점은 "경희만의 우정"이라고. 하율리는 "감독님이랑 가장 첫 번째 리딩을 하고 나서 제일 집중해서 이야기한 게 '경희가 이 친구들과 함께 할 만한 지점이 있다'는 거였다. 그렇기에 내 안에 있는 속정을 어떻게 전달해야 얘가 사람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구나 라는 걸 알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라고 했다.
그는 "경희가 생각보다 다채롭게 그려졌다고 생각했다. 감정선에 있어서 복연이한테 화도 냈다가 출궁했다가 돌아오니까 울고 덕임이를 위해 싸우고 제조상궁이 돼서는 카리스마 있게 보이고. 그런 점에서 감독님과 작가님이 경희를 다채롭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했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하율리는 '왕은 궁녀를 사랑했다. 궁녀는 왕을 사랑했을까?'라는 작품의 캐치프레이즈와 관련해 "궁녀 경희의 입장으로서 그 지점을 바라볼 때는 왕을 사랑은 하지만 연애의 사랑이 아닌 누군가 모셔야 하고 내 직업의 긍지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랑의 결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한 사람을 사랑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경희도 그렇게 똑같이 사랑했을 거다. 왕을 사랑하는 척을 해야지 진심으로 사랑할 필요 없다고. 일하는 것에만 사랑이 묻어나면 된다고 생각한 거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며 경희를 준비했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하율리를 비롯해 출연진과 제작진의 고민들이 더해져 '옷소매'는 완성도 높은 결과물로 시청률 15%의 고지를 넘었다. 하율리는 "사실 성적이 믿기지 않았다. '15%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간절히 기도는 했지만 끝까지 사랑해주실 줄은 몰랐다. 그러다 보니 작품이 끝나도 경희를 보내기 힘들다. 계속 감사한 마음 뿐이다. 나중에 더 좋은 작품이 생기면 그때도 지켜봐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그런 하율리에게 '옷소매'는 "꿈같으면서 배우로서 한 발자국 움직일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드라마"로 남았다. 그는 시간이 지난 뒤에도 "사극하면 '옷소매'"라는 말을 듣고 싶다며 작품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영화 '왕의 남자'(감독 이준익),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감독 팀 버튼) 등을 인생작으로 삼고 배우의 꿈을 소중하게 간직한 하율리이기에 출연 작품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에 수긍할 수 있었다. 롤모델 이영애를 그리며 언젠가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 혹은 배우 이준기 등과 함께 호흡할 순간을 꿈꾸는 하율리의 '옷소매' 이후 행보에 기대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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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타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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