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나게 일 못하는 직원, 다 부장님 탓이라고요? [Books]
이런 거짓말 같은 일은 실제 직장에서 다반사로 일어난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교수이자 리더십 분야 세계적 석학인 장 프랑수아 만초니와 장 루이 바르수의 저서 '필패 신드롬(The Set-Up-To-Fail Syndrome)'은 유능한 직원도 실패하게 만드는 리더십을 파헤친 책이다. 두 저자는 상사와 부하의 관계만 놓고 15년 동안 연구를 진행하며 흥미로운 패턴을 발견했다. 아무리 일 잘하는 직원이라도 상사로부터 일을 잘 못한다는 의심을 받는 순간 실제로 무능해진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를 '필패 신드롬'으로 명명했다.
필패 신드롬의 원인은 확증 편향 때문이다. 즉 대부분의 상사는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인지적 편견을 갖고 있는데, 이런 편견을 걸러내지 못하고 그대로 표출하면 순식간에 유능한 직원을 무능한 직원으로 전락시킨다는 것이다.
특히 '꼬리표'를 붙이는 시간이 짧을수록 필패 신드롬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관리자 입장에서 보면 꼬리표 붙이기는 불확실한 정보가 넘쳐나는 환경에서 효율적이고 빠른 의사결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저자들이 인터뷰한 관리자들은 '사람을 평가하는 데 얼마의 시간이 걸리느냐'는 질문에 짧게는 10분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걸리는 것으로 답했다. 꼬리표 붙이는 속도가 빠른 관리자들 밑에는 유독 평균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는 직원이 많았고 부서 성과도 좋지 않았다. 리더의 섣부른 확신이 조직 전체를 무기력에 빠뜨리는 것이다.
해법은 어렵지 않다. 섣부른 확신, 성급한 결론을 피하고 시간을 두고 격려하고 칭찬하며 직원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내는 것이다. 인사 평가나 해고는 천천히 해도 늦지 않다. 필패 신드롬은 회사뿐만 아니라 학교나 가정 등 우리 일상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당신의 냉소적인 말 한마디, 차가운 눈빛이 자녀와 학생들의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것이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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